2006년 문고판 (1,2권 분책)
2007년 황매 (우리말본)
[1권]
-카자리와 요코 (블랙 유머?)
쌍둥이 자매이면서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한 카자리, 그에 비해 엄마에게 학대당하면서 언젠가는 살해당할지 모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요코. 요코는 어느날 잃어버린 개를 주인에게 찾아주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깨닫는데....
학대받는 주인공 소녀 요코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간단한 소개를 보면 우울한 분위기라고 느끼기 쉬운데 실제 읽어보면 천진한 요코의 대사 몇 마디로 분위기 확 코믹하게 살아난다. 마지막에 기지를 발휘해 엄마의 마수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을 향하는 요코 앞에는 과연 어떤 길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세븐스 룸 (공포?)
눈을 떠보니 누나와 나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방안에 갇혀 있다. 작은 몸을 이용해 나는 방을 가로지르는 배수구를 통해 탈출을 시도하지만 나와 누나가 있던 방과 같은 구조의 룸이 6개가 더 있었다. 그곳에는 마찬가지로 영문도 모른채 잡혀온 여성들이 1명씩 있다. 제일 밑의 일곱 번째 방안의 중년 여성은 겁에 질려있었다. 그녀는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배수구로 향하는 곳을 통해 사람의 잘려진 시체가 토막토막 나서 흘러 내려간다고 한다. 나는 다른 이들에게 물어보지만 그런 걸 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대체......나와 누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대뜸 생각나는 건 역시 '큐브'라는 영화. 큐브를 본 사람들이라면 극적 재미가 약간 떨어지수도 있겠다. 하지만 혹시 탈출하게 되면 자신의 부모님께 전해달라며 목걸이며, 수첩에 '죄송합니다'를 적어 주는 여성들의 죽음에 대한 체념을 보고 있으면 역시 전혀 다른 작품이다.
-소 파
엄마가 죽었다. 그래서 난 아빠와 둘이서 산다. 하지만 아빠가 죽었다. 그래서 난 엄마와 같이 산다. 소파 가운데에 앉은 나. 그 옆에 엄마와 아빠가 있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서로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만 보인다. 판타지한 분위기로 가더니 막판에 자그만 반전까지 준비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단편이다. 역시 오츠 이치.
-양지의 시 (감동계?)
눈을 뜨자 내 앞에 서 있는 남성. 그는 나를 만든 주인이다........
감동계열 쪽에 가까운 내용이다. <너밖에 들리지 않아-CALLING YOU> <미래예보>등에서 보이는 안타까움과는 약간 거리가 있긴 하지만 잔잔한 맛과 군데 군데 유머스런 대사나 장면등은 이쪽이 한 수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주인공이 토끼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쫓아다니는 모습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 ZOO (미스터리)
아침마다 집 앞 우체통에는 시체 사진이 들어있다. 시체의 부패는 서서히 진행중. 대체 누가 이런 짓을!!!!!! 게다가 시체는 바로 내가 사랑한 그녀!였다. 빌어먹을 범인!! 반드시 잡아주마!!
상 당히 뒷통수를 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바로 초반에 화자인 나의 정체에 대해 나오지만 여기서는 말하지 않겠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주인공의 모습이 눈물겹다고 해야할지 웃겨서 뒤집어진다고 해야할지....역시 종잡을 수 없는 작품이다. 표제작으로서는 합격점 줄만 하다.
[2권]
-혈액을 찾아라! (블랙 유머+미스터리)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빨갛다. 손에 묻은 피! 대체 내 몸에 무슨 일이!! 아들을 불러 바로 확인해보니 내 몸에 박혀있는 건 식칼이었다. 피는 계속 빠져나가고 구급차가 올려면 시간이 걸리고 나는 죽어야만 하는건가. 이런 나를 앞에 두고 나이 어린 새 부인과 장남은 유산 얘기나 하고 있고..미치겠다. 살고싶다!
이렇게 웃길 수가 있을까. ZOO의 전체적인 느낌이 바로 이런 점이다. 은근히 웃기다. 상황으로는 심각하고 피가 튀기고 모골이 송연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 웃긴다. 그점이 'ZOO'라는 단편집의 최대 매력이 아닐까 싶다.
-차가운 숲의 하얀 집 (성인동화?)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 같은 느낌의 내용이다. 시체를 쌓아 올려 만든 집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다.
-Closet (본격 미스터리)
전체적으로 보자면 미스테리 풍의 단편들이 많긴 한데 그중에 이 작품은 본격에 가깝다. <>에서 즐겨 쓰던 서술트릭을 이번 단편에서 멋지게 발휘했다.
-신의 말
소파와 더불어 이런 단편을 대체 무슨장으로 넣어야 할지..그냥 '판타지'라고 해야할지 참 애매하다. 분류하기 곤란하니 그래서 탄생한게 <오츠 이치 월드> 라는 말일려나. 일본에서는 그런식으로 부르는 듯 하다. 아무튼 역시 막판에 살짝 반전 비슷한게 있다.
-추락하는 비행기 속에서
너무 웃다가 배가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 카자리와 요코 -> ZOO -> 혈액을 찾아라!에서 떨어지는 비행기 속에서로 이어지는 유머감각이 너무 졀묘하다. 점점 유머의 강도가 세지며 매우 만족스럽다. <너 밖에 들리지 않아> <쓸쓸함의 주파수>때는 다분히 라이트 노벨적 성격으로 그냥 재밌는 이야기다 라고 생각했던 오츠 이치라는 작가.
평점 8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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