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5일 토요일

바보의 엔딩롤 - 요네자와 호노부


2002년 가도카와 문고

통칭 <고전부(古典部)>시리즈 2번째작품입니다.

전작 <빙과>로데뷔한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자 시리즈 속편이란 사실에, 솔직히 기대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약간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작의 완성도를 가볍게뛰어넘는 양질의 소설입니다. 하지만, 순수한 미스터리 창작물로서는 약간의 감정을줄 수밖에 없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앤서니 버클리 콕스의<독 초콜릿 살인사건>을 읽어본 독자도 계실 겁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동서미스터리북스에서 출판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독 초콜릿 살인사건>은 배달된 초콜릿을 먹고 죽은 사람이 생기는데, 이걸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각자 추리 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입니다. 유니크한 설정에 비하자면 실제로 읽으면서 그렇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나름 괜찮은 미스터리입니다. 또 하나 아비코 다케마루의 <탐정영화>라는 미스터리가 있는데, 내용은 영화를 놓고 벌이는 추리 대결입니다. 왜 이런 얘기를 했냐면 <바보의 엔딩롤>은 <독 초콜릿 살인사건>과 <탐정영화> 두가지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구성을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미야마 고교 축제 준비로 2학년 F반은, 따로 부활동을 하지 않는 아이들끼리 모여서 ‘미스터리 영화’를 찍기로 합니다. 미스터리의 ‘미’ 자도 모르는 여학생이 각본을 담당하고, 영화의 ‘영’ 자도 모르는 애들이 연기하고, 그걸 촬영하는, 그런‘아마추어’ 영화죠. 단지 영화 배경이 광산 개발로 한 때 부흥했던 곳이지만 현재는 ‘폐촌’이 된 그런 곳이란 점이 약간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랄까요. 어쨌든 영화 촬영을 하지만 각본을 맡은 여학생이 해결편을 집필하지 못하고 ‘신경성 위염’으로 입원하고 맙니다. 결국, 사건 수습을 맡은 ‘이리스 후유미’는 고전부의 부장 ‘치탄다 에루’에게 부탁합니다. 후유미의 꼬심에 넘어간 에루 덕분에 고전부원 전원은 ‘문제편만 존재하는 영화 시사회’에 초대됩니다.

영화 내용은 이중 밀실안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리스 후유미는 고전부부원에게 문제편을 보고 해결편의 내용이 어떤 식으로전개될지 추리하는 걸 도와달라고 하는데.......과연.............

기존 영화촬영을 하는데 일익을 담당한 인원 3명과 고전부 회원들 각자의 추리를 비교하면서 ‘원래 각본을담당했던 여학생이 생각한 해결편’을 추리하는 내용입니다. 작가 후기에서도 밝혔지만 그런 구성을 <독초콜릿 살인사건>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전작보다는 확실히 미스터리다운 추리 소설입니다. 셜록 홈스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뜻밖(?)의 내용도 있으니 기대를 해도 좋습니다. 단서의 배분, 복선을 짧은 분량 안에서 공정하게 제시하고 있고, 호타로가 깨달은 결말과 마지막의 반전까지 산뜻하게 포장되어있습니다.

작가의 다른 대표작 <소시민 시리즈>(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여름철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에서도느낀 사항인데요, <봄철….>보다<여름철….>의완성도가 2배 이상좋았던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바보의 엔딩롤>도 전작<빙과>에비해 완성도가 눈에 뛰게 올라갔더군요.
독창적인 내용은 아니었지만 다른 추리소설의 장점을 잘 버무려 만든 ‘라이트 노벨 미스터리’이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후 작품은 더 이상은‘가도카와 스니커 문고’ 상표로 나오지 않았더군요. (표지 사진을 봐서 알겠지만 라이트 노벨 미스터리라고 한때 일본에서 너도나도 출판사에서 저런 상표를 만들어서 책을 찍어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오래 못 버티고 중단했지만요. 뭐 망한거죠^^) 다행히 시리즈 3번째와 4번째(4번째는단편)는 일반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가격을 보자면 다행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요.

(여담)

책 표지의 '영문 제목'은 애XX 크XXX의 유명한 그 책 제목의 패러디(?)입니다.
영문 제목과 실제 본서의 내용과의 연관성은...........???


평점 6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