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8일 토요일

춤추는 기계장치 - 아와사카 쓰마오

1977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2003년 창원추리문고 (사진)

먼저 제목 얘기부터 해보죠. 원제목은 <미다레 카라쿠리>해서 '어지러운 기계창치' 정도로 직역 가능합니다. 영문 제목은 dancing gimmicks으로 춤추는 기믹(장치,트릭)입니다. 우리말 제목은 제가 임의로 합쳤으니 양해 바랍니다.

일본 미스터리에 관심이 많은 미스터리 팬이라면, 작가 '아와사카 쓰마오'의 부고 소식을 얼마전에 들으셨을 겁니다. 1933년 출생으로 기술사(마술사)였던 아와사카 쓰마오는 1976년 'DL2호기 사건'(단편)으로 환영성을 통해 작가 데뷔를 합니다. 같은해 <11장>라는 장편 미스터리를 발표하는데, 작가의 마술 경험을 살린 독특한 미스터리입니다. 그리고 이듬해 <춤추는 기계장치>를 발표하고, 이 작품은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합니다. 이 작품도 첫 장편처럼 다양한 GIMMICK이 등장하고, 미스터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완구회사 부장인 '마와리 도모히로'는 부인 '마사오'와 함께 해외출장을 위해 공항으로 가던 도중 떨어지는 운석에 맞아 사망합니다. 마사오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지만 남편 도모히로 장례식 도중 두살배기 아들 도이치가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합니다. 그리고 마와리 가문의 사람이 하나 둘 차례차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빠지죠. 하지만.....

주인공은 우다이 경제연구회 사장인 '우다이 마이코' (아줌마입니다. 뚱뚱한....^^)와 그녀의 조수 '가츠 도시오'입니다. 말이 경제연구회 어쩌구지 사실상 탐정사무소와 비스무리한 곳이고, 직원도 사장인 마이코와 소설 초반에 신규채용된 조수 도시오 단 둘 뿐이죠. 마이코와 도시오는 마와리 도모히로의 부탁을 받고 마사오의 뒤를 쫓다가 운석추락 사건을 만나게 되죠. (참고로 운석은.......)

아무튼 이번작도 아와사카식 미스터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트릭키한 작품입니다. 살인사건이 많이 나오다보니 작가의 '미스 디렉션'에 독자나 등장인물도 이리저리 휘둘려 다니게 됩니다. 하지만 제목부터해서 처음부터 계속 작가는 암시(힌트)를 줍니다. 처음에는 단서가 중구난방인 듯 하지만 뒷페이지로 갈수록 일정한 패턴을 감지할 수 있고, 그걸 통해서 사건의 얼개와 세부적인 내용까지 전부 추리할 수 있는 페어한 미스터리입니다. 비록 독자에게 보내는 도전장은 없지만, 들어갔어도 무리없는 구성이라 할 만하죠. 어쨌든 아기자기한 물리트릭이 등장하는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딱 좋은 선물이 될 내용입니다. (비록 실상은 귀여운 맛이 없다고 해도 말이죠.그리고 막판의 미스 디렉션이 너무 뻔한게 흠이긴 합니다만.....)

22년전 소설이지만, 특별히 시대가 뒤떨어진(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 재밌는 미스터리입니다. 중간에 저택에서 등장하는 미로 정원도 좋았고, 사건마다 쓰인 트릭도 좋습니다. 첫 장편인 <11장>도 재밌게 읽긴 했지만 저는 <춤추는 기계장치>가 더 마음에 들더군요. 몸무게 약간(?) 나가는 우다이 마이코 양(?)의 거침없는 말투가 마음에 쏙 들어서 그런 건 결코(?) 아닙니다. ^^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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