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패미통 문고
우리말 출간중
모티브 :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노무라 미즈키 하면 패미통 문고로 <천사의 베이스볼> <배드 대디>등 주로 러브 코메디 부류의 라이트노벨을 집필하던 작가입니다. 그런 작가가 최신작 <문학소녀 시리즈>에서는 유명 소설의 플롯을 차용해서 메타 구조를 미스터리 플롯으로 잡은 라이트노벨을 선보이죠. 그런 시리즈 첫 작이 <'문학소녀'와 죽고 싶은 광대>입니다. 표지 뒷면의 작품 소개글을 보면 미스터리어스한 학원 코메디라는 문구고 보이는데, 지금 보면 이게 참 우스운 소개글입니다. 현재 8권으로 완결된 이 시리즈는 코미디 보다는 '암울한' 내용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1권은 14살 중학생 나이에 얼떨결에 응모한 문학상을 수상하고 응모한 이름때문에 오해를 사 '최연소 천재미소녀 작가 탄생'이란 수식어를 달아야했던 작중화자=나=이노우에 코노하(남자)의 시점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사건으로 수상후 제1작 소설은 집필하지 않은채 평범하게 고등학교에 진학해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은 문예부 부장인 선배 여학생 '아마노 토오코'를 만납니다. 토오코는 읽은 소설의 종이를 '먹는' 주인공 왈 '요괴소녀'입니다. 하지만 토오코 본인은 "난 베이커 거리의 명탐정도 아니고, 안락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박식한 할머니도 아니야. 단순한 '문학소녀'야" 라고 주장합니다.
두 콤비(?)가 처음으로 겪는 사건은 한 여학생의 짝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주인공 코노하가 러브레터를 대필해주는 일로 시작합다. 궁도부에 소속된 한 남학생을 좋아한다는 여학생의 부탁을 받아 러브레터를 대신 써주는 코노하. 하지만 궁도부에는 그런 남학생은 없죠. 갈수록 의심스런 구석이 늘어나자 코노하는 조사를 시작하는데, 알고보니 그 남학생은 10년전 학교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했더군요. 그리고 도서관에 비치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책에 꼽혀있던 자살한 남학생의 숨겨진 유서는...사건을 더욱 알 수 없게 만드는데........
이야기를 다루는 이야기. 문학소녀 1번째 이야기는 일본에서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중요한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소설을 좋아하는 독서광들에게는 이보다 매력적인 설정도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대신 이런 설정은 잘못 건드리면 참 재미없는 졸작이 될 가능성이 높은 양날의 검이죠.
문학소녀 시리즈는 이미 잘 알려진 유명작품의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인 상태에서 플롯을 비꼬아 놓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비틀어버린 요소를 독자들이 얼마나 재밌게 받아들이냐가 재미의 관건입니다. 그런 면에서 문학소녀 시리즈는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만 합니다. 고등학생 시절 읽었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의 기억을 떠올려야 했던 괴로움은 둘째로 치고, 미스터리 문법을 적당히 활용한 반전과 진상이 즐겁습니다. 물론 '공정한' 미스터리로서 읽기에는 미달이지만, 순수한 '재미'로 보자면 합격입니다. 요즘은 부쩍 '정통' 미스터리보다는 '틀이 없는' 그런 미스터리를 찾게됩니다. 원래 이 시리즈는 유명한 문학작품을 모티브로 삼은 재밌는 이야기라는 아는 사람의 추천때문에 구해놓았는데, 예상 밖의 '미스터리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서 무척 즐거운 독서경험이었습니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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