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8일 수요일

'유리성' 살인사건 - 기타야마 다케쿠니

2002년 고단샤
2008년 문고판 (사진)

<시계성 살인사건>으로 데뷔한 기타야마 다케쿠니의 두 번째 장편 본격 미스터리입니다. 데뷔작에서 참신한 물리 트릭으로 신선한 재미를 줬던 작가의 두 번째 장편 소설 제목만 보자면 '성' 시리즈의 하나로 시리즈물로 연상하기 쉽지만, 사실은 전혀 별개의 작품입니다.

1989년 일본, 도서관 안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사건
1243년 프랑스, 유리성에서 사라진 여섯 명의 기사가 멀리 떨어진 호숫가 근처에서 목 없는 시체로 발견된 괴사건
1916년 독일, 1차대전 중 전쟁터 참호안에서 머리 없는 시체 네구가 사라진 미스터리.

제목만 보면 1243년의 사건이 메인인 것 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위의 3가지 미스터리가 혼재한 형태의 소설입니다. 물론 이 모든걸 아우르는 '윤회전생'이 있지요. 그리고 여기에는 '시공'을 초월한 탐정이 등장도 합니다. 전작에서는 '왜' 그런 세기말이란 설정을 차용했는지 위화감이 있었다면 <유리성 살인사건>은 '판타스틱'한 설정이 위화감 없이 잘 녹아든, 아니 꼭 필요한 설정의 내용입니다. 부디 윤회, 시공초월이네 그런 단편적인 설정에 속지 말고, 선입견 없이 읽기를 추천합니다.

소설은 총 마지막 종장을 제외하고는 3장으로 이우러졌고, 각 장 안에는 위의 세가지 사건이 병행해서 등장합니다. 1989->1243->1916년 순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사건은 전부 '물리' 트릭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또한 각 사건의 힌트는 다른 사건에서 얻을 수도 있죠. 그런식으로 맞물리면서 마지막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이죠.

단지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전생을 거듭하는 주인공 레인과 마리, 두 남녀의 사랑에 관해 좀 의문이 간다는 점입니다. 약 300페이지 정도의 적은 분량에 3가지 트릭을 넣어놓았고 - 각각의 트릭은 장편용으로 따로 이용해도 좋을 법한 재밌는 트릭입니다. - 모든 설명은 시공(?)탐정이 해결을 해줍니다. 그래서 그 부분 분량이 많이 늘어서 정작 전생을 거듭한다는 설정의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부족합니다. 페이지 수를 더 늘려서라도 캐릭터간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렸더라면 하는 점이 단점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 문제를 제외하면 재밌는 미스터리 한 편이 되겠습니다. ( 온다 리쿠의 <라이온 하트>와 비교해서 보면 꽤 재밌을지도 모릅니다. 호호) 원래 5점을 줬던 작품인데 타이핑 하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5점은 너무 짜다 싶어서 플러스 1점 했습니다.

본격 미스터리 월드 2008 대담에서 작가 기타야마 다케쿠니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도가 지나치면 말도 안되는,
너무 적당하면 재미 없는,
그게 바로 물리 트릭입니다.

같은 시기에 데뷔한 니시오 이신(헛소리 시리즈, 신본격 마법소녀 시리즈 등), 사토 유야(카카미 사가 시리즈 등)과는 확고하게 차별된 미스터리관으로 대표격인 '城'시리즈는 현재 4작품이 나왔고, 최신작이 금년 안에 나올예정이라고 하네요.

1. 시계(클록)성 살인사건
2. 유리성 살인사건
3. 앨리스 미러 성 살인사건
4. 길로틴성 살인사건
5. 석구(石球)성 살인사건 (예정)

여담) 마지막 결말을 보고 제목을 다시 보면 'WHY?' '유리'성 살인사건이어야 했는지 독자들도 납득을 할 겁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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