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30일 화요일

미얄의 추천 5 - 오트슨

2008년 시드노벨

4권에서 일단락이 된 듯한 분위기였던 <미얄의 추천>은 실제로 5권이 1부 끝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소녀를 구하러'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 민오. 사라진 민오를 찾아 초록과 허수는 1-4권을 한데 어우르는 모험을 하게 된다. 그렇다. 1-4권은 5권을 위한 안배였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 안배가 얼마나 면밀하게 해놓았냐는 문제는 뒤로 제치더라도)

그래서 4권을 읽고 느꼈던, 5권부터 2부 정도가 되려나? 였던 생각이 바뀌었다. 실제 5권이 1부 완결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5권은 상,하로 나뉘어서 각각의 사건을 좀 더 치밀하게 그렸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별개의 사건이 하나로 합쳐 지고 그건 다시 1-4권의 내용과 오버랩 되면서 마지막에 정밀하게 한 곳으로 모이는 그런 구성으로 말이다. 여러 사건이 급하게 일어나고 해결되는 바람에 깊이를 느끼기에 좀 부족했다. 아쉬운 대목.

앞으로 어떤 전개를 들고 나올지 (설마 예상한 뻔한 내용은 아니길 빌지만) 아무튼 계속해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매력을 여전히 지니고 있는 <미얄의 추천>.

평점 5 / 10

관용소녀 1 - 가와하라 유미코

소노라마 코믹 문고
우리말 출간

92년부터 95년 <잠들지 못하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일본어 약어로 네무키)에 연재됐던 분량을 문고판 1권에 담았다. 총11개 단편을 수록. 팬이라면 재구매할 가치가 있는 문고판이다.

<觀用少女>는 제목대로의 의미다. '보는 용도'의 소녀 인형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고 이에 얽힌 인간의 喜怒愛樂을 그린 단편집이다. '살아있는' 여자 인형이란 설정은 다분히 '남성'을 겨냥한 듯한 느낌이라, '남성의 性취미를 만족시키기 위한 만화가 아닌가?'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 내용을 드려다 본다면 그런 고정관념은 사라질 것이다.

<관용소녀>는 <내 지구를 지켜줘> <백귀야행>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만화(순정만화 스타일)중 하나다.

평점 6 / 10

단장의 그림~재투성이 - 고다 가쿠토


2006년 전격문고
우리말 출간

시리즈로 인기를 끈 고다 가쿠토의 신 시리즈다. 제목의 '그림'은 그림(畵)이 아니라 '그림 동화'의 '그림'이다. 모토는 잔혹한 동화(메르헨). 1권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첫 권의 모티브는 '신데렐라'다. 그걸 모티브로 선혈이 '약간' 낭자하고, 여운이 남는 그런 스토리를 보여준다.

주인공 시라노 아오이(男)는 평범함을 좋아하는 고등학생이다. 우연히 같은 반 친구 집에 유인물을 나눠주러 갔다가 도키츠키 유키노를 만나면서 시라노의 일상은 점점 무너져가고 마는데.....

신의 악몽에 농락당하는 인간과 살아남은 인간이 벌이는 약간은 '호러'스런 내용. 동화틱한 내용과 애잔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단 주인공의 급성장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분량을 좀 더 늘리는 한이 있더라도 주인공의 심경변화를 좀 더 면밀하게 묘사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평점 5 / 10

2008년 12월 8일 월요일

아기를 찾아라 - 아오이 나쓰미

2001년 도쿄소겐샤
2003년 문고판

이번에 소개하는 소설은 <스타디움 무지개 사건수첩> 자비출판으로 데뷔한 아오이 나쓰미의 메이저 데뷔작 미스터리 단편집 <아기를 찾아라>입니다.

<스타디움~>은 전에 소개한 적이 있으니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고, 야구와 미스터리를 결합한 안락의자탐정 단편집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소재가 바뀌어 출산과 미스터리 요소를 결합한 안락의자 탐정물입니다. 주인공 여성 두 명은 조산사입니다. 조산사는 간호사 자격을 취득한 자가 조산사 수련기관에서 1년이상 수습기관을 거친 후에 조산사 국가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해당 자격증을 얻으면 정식 조산사가 됩니다. 그래서 조산사는 간호사 자격도 같이 갖게 되는 좀 특이하다면 특이한 케이스죠. 하는 일은 출산을 돕는 것입니다. (자격 취득 과정은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거의 같더군요.)

<아기를 찾아라>는 두 명의 조산사 사토코와 히나가 자가(自家)출산을 원하는 산모의 집에 출장을 나가고 거기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단편 3개가 실려있습니다. 1화는 '엄마를 찾아라', 2화는 '아빠를 찾아라' 3화는 표제작인 '아기를 찾아라'입니다. 미스터리 포인트는 단편 제목과 그대로 일치합니다. 1화에서는 남1 여3(산모) 중에 진짜 엄마를 찾는 내용이고, 2화는 여1 남3 중에 진짜 아빠를 찾는 내용입니다. 이런 수수께끼를 맞닥트린 사토코와 히나는 '전설의 카리스마 조산사' 아키라 선생에게 상담을 하죠. 아키라 선생은 70이 넘은 고령임에도 유머와 딴죽걸기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안락의자탐정입니다.

전반적으로 유머스런 일상 미스터리 계열입니다. 일상이라고 해도 좀 독특한 '일상'임에는 분명하지만 '사람이 죽지 않는' '살인이 없는' 미스터리 계열을 전부 일상 계열로 넣는다고 한다면 <아기를 찾아라>는 거기에 딱 맞는 미스터리입니다. 사토코, 히나, 아키라 세 명의 입담도 재미의 한 축입니다. 성실하고 고지식한 면도 있는 30대 여성 사토코, 발랄하며 귀여운 20대 여성 히나, 그리고 능구렁이 같으면서 연륜이 있는 70대 아키라. 사토코와 히나는 정보전달을 하는 와트슨, 아키라는 정보를 수집해서 결론을 내는 탐정역이죠.

이런 부담없는 미스터리 요소때문인지 NHK에서는 드라마로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문고판이 꽤 빨리 나왔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미 과거 이야기겠지만 말이죠.)

평점 6 / 10

2008년 12월 6일 토요일

뉴암스테르담

2008년

전 8 화로 아무리 봐도 '조기종영'당했다고 생각되는 미국산 판타지 미스터리 드라마.

제목이 왜 NEW암스테르담인지는 NEW욕 역사를 조사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400년이상을 살고 있는 주인공은 불사체. 운명의 그녀를 만나면 주인공도 정상인처럼 나이를 먹고 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를 찾기위해 여기저기 육봉을 쑤시고 다니면서 자식새끼도 까놓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정말 그녀를 찾은 것 같다.  살인사건 용의자 추적 하던 도중 지하철 역사에서 심장정지로 응급실에 실려가서 '사망' 판정까지 받은 것이다. 그래서 운명의 그녀를 찾아 휘젓고 다니기는 개뿔, 8화까지 보고나면 너무 허무해서 시망이란 말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그렇다고 시즌2가 나온 것도 아니고. 하긴 인기 끌기는 글렀다. 드라마 내용 자체가 그렇다. 뉴욕의 변화를 보여주는 무슨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인공이 강력반 형사다보니 겪는 살인사건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미스터리도 아니고, 주인공한테 낚인 여자들 보고서를 보는 것도 아니고,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그런 드라마다. 그냥 시도와 분위기만 좋았지 정작 내용이 함량미달이라서 8화로 끝나버린 게 아닌가 싶다.

평점 3 / 10

2008년 12월 4일 목요일

LIAR-GAME V,VI - 가이타니 시노부

2007년 슈에이샤

4권에서 시작한 3회전 라이어게임은 '밀수 게임'이었습니다. 5권과 6권은 4권에서 어이지는 내용으로 6권에서 밀수 게임이 끝납니다. 팀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 그전까지는 개인전이었습니다. - 그래서 분량이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밀수에 성공해서 승리를 거머쥐면 된다고 생각했던 아키야마와 나오 쪽 팀은 밀수 게임의 진정한 '승리 형태'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아키야마가 계책을 세워보지만, 상대팀에게 보기좋게 당하고 말죠.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밀수 게임의 승리를 위해 아키야마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계책을 세웁니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 상대팀에게 간파당하고, 그대로 게임은 끝납니다. 과연 마지막 진정한 승리자는 어느 팀일까요?

3권에 걸쳐 보여준 게임인질, 게임 자체 완성도는 좋습니다. 구성도 마지막에는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설명'을 하는 것 처럼 긴장감을 그대로 유지한채 게임 종료. 종료후 반전을 설명하는 부분으로 마무리. 게임 미스터리에 걸맞는 구성이었습니다. 1~3권까지는 한 권당 하나의 사건이라서 적당히 스피디한 전개와 무난한 내용이었다면 이번에는 꽤 세세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앞으로도 이 정도 퀄리티의 게임이 등장한다면 <라이어 게임>은 꽤 괜찮은 게임 미스터리 만화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캐릭터를 보면, 처음 1권에서 찌질거리던 여주인공 나오가 장족의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6권에서는 상대방을 '도발'하는 당찬 모습마저 보여주네요. 4~6권 내용은 나오의 성장이 제일 눈에 띄었습니다. 단지 '요코야'라는 캐릭터가 좀 문제네요. 이 캐릭터의 등장이 앞으로도 재미를 유지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인지, 아니면 그저그런 대결구도로 인한 매니러즘으로 귀착하고 말 것인지 말이죠.

평점 6 / 10

현재 일본에서는 7권까지 나왔습니다.

LIAR-GAME IV - 가이타니 시노부

2007년 슈에이사

전편에서 부활한 참가자들과 아키야마 신이치와 간자키 나오. 3회전은 지금까지 게임과는 달리 '팀 VS 팀'이다.

게임 내용은 '밀수'

남 과 북으로 나뉘어 어쩌구 하는 설정을 보고 있자니 - 이거 우리나라 이야기잖아! 썩을! - 기분이 썩 편한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게임의 내용은 상대방 영역에 위치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한 후 가방에 담아서 상대팀의 조사를 받고 자기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가방에 들어가는 최대 액수는 1억엔.
조사의 경우 상대방의 가방안에 돈이 들었을 경우, 조사관은 '얼마' 들었다고 가방을 열어보라고 선언할 수 있다. 선언한 액수 이하이면 조사관의 승리. 선언 액수의 초과 금액이면 밀수자의 승리로, 조사관은 자신이 선언한 액수의 반액을 패널티로 밀수자에게 지불. 뭐 그런 내용의 게임이다.


게임이 시작되고 전력탐색을 위해 '나오'가 먼저 밀수자로 나선다, 가방을 비운채. 하지만 상대팀 조사관은 보란듯이 '통과'를 외쳐버린다. 차례는 바뀌어 상대팀이 밀수가 시작되고 '나오'팀의 조사관은 '패스'를 외치지만, 상대팀 밀수자 가방안에는 '1억엔'이 들어있었다. 상대팀의 페이스에 휘말린 팀을 구한 것은 역시 아키야마 신이치. 하지만 상대팀 조사관에는 '투시능력'을 갖고 있다는 자칭 초능력자가 있는데...........

전편까지는 1권당 1게임이었는데, 이번에는 그 규칙이 깨졌다. 4권의 게임인 '밀수'는 6권에서 끝난다. 멍청하기만 했던 여주인공은 조금씩 성장도 하고 있고, 앞으로는 어떤 게임 내용이 나올지 기대도 된다. 괜찮은 만화다.

LIAR-GAME III - 가이타니 시노부

2006년 슈에이사

2권에서 '소수결' 게임의 승자가 된 아키야마 신이치는 게임포기를 하지 않고 3회전에 진출하기로 결심한다. 그런 그를 보는 나오는 신이치에게 약간의 도움이나마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패자부활전] 안내엽서가 도착한다.

3권의 내용은 '패자부활전'.
2회전에서 탈락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승리를 하면 3회전 진출기회를 부여받는 것이다.

우리의 바보 여주인공 나오는 (예상대로) 패자부활전에 참가하고, 그 멤버 속에서는 2권에서의 그 인물 X도 있었다.

게임의 내용은 '구조조정'이다. L용지라는 투표용지에는 총 5 칸의 이름을 쓰는 곳이 있다. 여기에 3회전에 진출했으면 싶은 사람의 이름을 적는다. 물롬 본인이 본인의 이름을 적으면 무효처리되고 패널티로 1억엔의 부채를 진다. 한 사람을 전부 써도 괜찮고 따로 따로 써도 상관없다. 투표는 1시간마다 총 10번에 걸쳐 진행된다. 이름 하나당 투표수 1로 인정하고 최종결과 득표수가 제일 낮은 사람이 '패자'가 되고 나머지는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참가자에게는 M용지라는 것을 받는데, 이건 게임장소 내에서 어떤 것이든 - 마약, 기타 그런 불법이외의 - M용지로 서로간에 거래가 가능하다고 한다. 계약위반시 위반자는 패널티로 1억엔의 부채를 진다.

한편 나오는 인물X의 계략에 말려들어 득표수 0 의 행진을 계속한다. 하지만 그런 나오를 걱정하던 아키야마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게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M 용지 (MONEY의 M)와 1시간이라는 간격이 본 게임의 포인트다. 역시 게임이 갈수록 재밌어진다. 마지막 패자의 선정과 그리고 생각외의 반전. 거짓말 게임이 진실 게임이 되는 순간 새로운 문이 열린다!! (무슨 사이비 교주 같지만..) 멍청하다고 속으로 욕하던 나오라는 캐릭터의 존재의의를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패자부활전'이 아니었나 싶다.

평점 6 / 10

2008년 12월 3일 수요일

LIAR-GAME II - 가이타니 시노부

2006년 슈에이샤

전작에서 멍청하게 뺏긴 1억엔을 되찾고, 덤(?)으로 상대방 1억엔까지 뺏어온 간자키 나오와 아키야마 신이치. 하지만 나오는 상대방을 동정해서 자신의 몫인 5천엔을 주고, 신이치는 그걸 보다못해, '나오가 한 푼도 못 얻게 된다면 자신도 받을 수 없다'며 자기몫 5천엔도 줘버린다. 그리고 그런 나오 앞에는 1차전 승리자만이 참가할 수 있는 2차전 초대 엽서가 온다. 게다가 2차전 참가를 포기하기 위해서는 1차전에서 획득한 돈의 반액을 지불해야한다고 한다. 이미 이익금을 다 줘버린 나오는 어쩔줄 모르다가 변호사와 상담을 하는데......... 결국 또 다시 '사기'에 빠져서 2차전에 참가하는 나오. 그런 나오를 걱정해서 아키야마 신이치는 다른 플레이어의 네임 플레이트를 받아서 대리 참가를 한다.

2차전 참가는 전부 22명. 게임은 '소수결'. 투표까지 주어지는 시간은 6시간.
YES와 NO만으로 대답이 가능한 문제가 주어지면, 자신이 속한 그룹이 소수일 경우에, 그 소수자들이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가령 '밀실 살인 하면 닥치고 딕슨 카다!' 라고 생각하면 YES, 아니라고 생각하면 NO로 투표하는 것이다.

나오는 다시 불안에 휩싸이고 질질 짜며 '아키야마 씨, 살려주세요~~'라는 1권에서와 똑같은 대사를 날리며 신이치에게 매달리고 만다. 그러나 신이치는 침착한 표정으로 '필승법'이 있다면서 나오를 안심시킨다.

과연 필승법이란 무엇일까? 게다가 참가자 22명 중에는 패배하더라도 부담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X라는 인물이 존재한다. 바로 신이치가 대신에서 참가한 여자를 사기쳐서 뺏은 1억엔을 들고있는 미지의 인물 X. 패배하면 얻게되는 패널티는 1억엔이라는 빚. 하지만 X는 이미 1억엔 - 1차직에서 얻은 이익금 제외 - 을 갖고 있기에 2차전에서의 패널티는 제로.

예정대로 게임은 진행되지만, 투표결과는 아키야마가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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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게임의 포인트는 투표마감까지 주어지는 '6시간'이다. 하루만에 다 끝나는게 아니라, 리허설 게임을 하고, 본 게임은 그 다음날 시작한다는 점도 포인트라면 포인트다. 만약 투표시간이, 문제가 주어지고나서 1분 내에 답을 바로 제출해야한다는 설정이었다면 '담합'의 여지가 불가능에 가깝지만, 6시간이라면 충분한 시간이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라는 주최측 사회자의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 부분이다. 간단한 산수와 집합을 연상하면 독자들도 충분히 '필승법'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비슷한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경우는 긴장감 넘치는 진행이 압권이었다. 그만큼 하나의 게임을 다루는데 1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여러권을 이용해서 세세하게 - 나중에 가면 질질 끌 정도로 - 묘사해서 독자들이 몰입하기에 더 좋았다. 하지만 <라이어 게임>은 일단 2권까지는 1권에 하나의 게임을 그리고 있다. 1권에서는 간단한 사기. 2권에서는 소수결 게임. 3권과 4권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예상대로라면 각권 마다 하나의 게임을 다루리라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연재가 아니라 단행본으로 보는 독자들은 이렇게 단권으로 게임 하나가 끝나는 게 이상적이다. 하지만 한정된 페이지 수에서 묘사하기에는 만화책 1권은 사실 부족하다. (일반적인 만화책 1권은 170-180페이지 정도) 그래서 극의 진행은 빠르지만, 우러난 국물 맛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권수를 늘리면 이건 이것대로 긴장이 늘어져기 때문에, 스토리와 분량 조절은 사실 꽤 어려운 작업이다. (이건 만화만이 아니라 소설, 영화 등에도 적용되는 공식이긴 하다)

1권에 비해서는 게임의 내용이 업그레이드 되었지만, 아직은 부족한 면이 보인다. 과연 다음 권에서는 어떤 게임이 나올지 기대가 되는 한편,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 극중에 X를 찾을 수 있는 단서, 그리고 막판 반전까지 전부 공정하게 단서가 제시된다. 한정된 지면이지만, 보여줄 건 다 보여준다. 비주얼 매체 특성상 그림을 유심히 보거나, 대사를 유심히 읽다보면 감이 빠른 사람은 어느정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평점 6 / 10

LIAR-GAME I - 가이타니 시노부

2005년 슈에이샤

간자키 나오(直), 이름 그대로 곧고 순박한 여대생이다. 어느날 수수께끼의 소포를 받아 뜯어보는 나오. 그 안에는 '라이어 게임 사무국'이란 곳에서 보낸 '1억엔' 현금이 들어있었다. 소포를 뜯는 순간 게임 참가로 간주한다는 말에 나오는 불안에 휩싸인다. 게다가 30일 이후에 사무국에서 돈을 회수하러 오는데 - 지폐 일련번호를 조사한다고 한다 - 그때까지 자신이 갖고 있는 현금을 잃어버린 만큼을 '빚'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30일 동안 참가에 동의한 상대방 게이머와 '어떤 수단'을 써서든 상대방의 돈을 뺏어오면 뺏어온 만큼 전부 자신의 돈이 된다는 내용에, 나오는 한층 불안에 휩싸인다. 친구나, 아버지, 변호사까지 찾아다니면서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던 중 상대방 게이머를 알리는 엽서가 도착한다. 그 게이머의 이름을 보는 순간 나오는 안도에 휩싸인다. 바로 그 사람은 나오의 중학교 시절 담임 선생이었다..............

100 엔 짜리 동전을 주어도 '파출소'에 갖고 가서 주인을 찾아달라는 여주인공(나오)을 보고 있으면, 사기가 난무 하는 세상에 참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설정이 있어야 주인공이 고난에 빠지고 거기서 헤쳐나오는 스토리가 이루어질테니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아무튼 예상대로 여주인공은 믿었던 선생한테 배신을 당하고 만다. 그리고 찾아가는 이는......희대의 천재 사기꾼으로 출소한지 얼마 안된 '아키야마 신이치'였다.

이렇게 첫 프롤로그를 끊은 만화는 제목 그대로의 만화였다.
라이어 게임.
거짓말 게임.

두 콤비가 사기당한 1억엔을 그대로, 아니 상대방의 1억엔까지 고스란히 수중에 넣는 것이 1권의 내용이다.

사기치기 사전 작업=심리적 압박이, 클라이맥스에서 보여주는 사기로 이어지는 흐름이 납득갈 정도로 개연성있다. 물론 마지막 엑기스에 대한 예상은 어지간한 독자라면 전부 예측가능하겠지만, 주인공이 행한 사전작업에 대한 모든 설명까지 할 수 없다면, 그건 그냥 찍기일 뿐이다. 예상한 거의 그대로 진행이 되는 걸 보면서 - 나도 쁘띠 사기꾼 기질이 있나? 라고 쓴웃음을 지어봤지만 - 어차피 만화는 만화일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림체와 내용이 잘 일치되는 많지 않은 만화다. 별다른 내용도 없이 흔해빠진 미소녀들이 나와서 붕가붕가(?) 하는 그런 만화 들은 물론 아예 논외다. 이와 비슷한 구성으로는 <도박묵시록 카이지>가 있다. 읽어본 분들도 있겠지만, 그림만 보고 바로 벽에다 집어 던졌을 분도 있을지 모른다. 후자의 독자라면 참으로 안타깝다. 독특한(?) 그림체만 극복하면 손에 땀을 쥐는 스릴 넘치는 '죽느냐 사느냐 가위바위보' 게임을 볼 수 있는데 말이다. 아직 미독인 분들은 대여점에 가든지, 아는 사람에게 빌리든지, 초반 가위바위보 게임이 완결되는 곳까지만이라도 참고 보길 바란다.

소설 쪽에서는 어느날 깨어보니 밀실이고, 그 안에서는 추리게임이 벌어진다는 <극한추리 콜로세움>이 있다. 이쪽은 나중에 TV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 <라이어 게임>도 드라마화 되었다 - 설정의 재미에 비해 결말이 후줄근한 전형적 용두사미 식 게임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본서 <라이어 게임>의 경우, 일단 1권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흥분에 겨워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재밌는, 그런 만화는 아니지만 후속권이 신경쓰이는, 더 읽어보고 싶은 그런 만화다.

하지만 아직은 진행중인 만화다. 대략 10권 정도로 끝맺음을 잘 하면 좋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인기 있으면 연장에 연장이 되는건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다보니 - 어른들의 사정이다 - 과연 결말까지 페이스를 잘 이끌어갈지, 아니면 잘 가가다 샛길로 빠져서 허우적 댈지 아직은 지켜두고 볼 일이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기대되는 만화 하나를 건진 느낌에 기분이 좋다.

평점 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