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4일 일요일

[영화] 날씨의 아이

소년, 소녀를 만나다.

그리고 일어나는 이야기.

너의 이름이 워낙 히트쳐서 날씨의 아이데 대한 평도 많이 갈린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호에 한 표 던진다.

일단 플롯이 많이 깔끔해졌다.
전작에서는 반전요소 때문에 개연성 쪽에서 문제가 있었던 반면
날씨는 딱히 반전이 없고 디테일을 살리는 위주로 진행된다.

스토리는 굵직하게 진행되고 세부적인 것은 그냥 관객들이 유추할 수 있게 만들었다.
초반 소년이 반창고를 붙이고 가출한 장면. 집으로 돌아가는 걸 극도로 혐오하는 장면.
초반 소녀의 능숙한 요리 솜씨와 집안 관리해놓은 장면. 특히 이 부분은 나중에 소녀가 속이고 있던 부분이 밝혀지면서 더 놀랍게 다가오기도 한다.

아무튼 지나가듯 보이는 장면들의 세세한 디테일 묘사 대부분이 이유가 있다고 보면 된다.
아마 다회차 관객들에게 동기부여를 위해 어느 정도 이런 구조를 취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만큼 한번만 봐서는 놓치는 부분이 꽤 많다.

작화는 여전히 탑급.
보는 내내 감탄이 날 정도로 눈이 즐겁다.
비 오는 장면이 특히 많아서 더욱 비주얼이 두드러진다.
언어의 정원에서 완전 업그레이드 된 현란한 화면이다.

결말도 깔끔하다.
예전 신카이 마코토 였다면 이렇게 끝나지 않았을 텐데
너의 이름은 흥행이 대단히간 했나 보다. 이때만 해도 낚시질로 마지막까지 관객을 들었다 놨다 (감독이 전작들을 아는 사람에 한해서) 했지만 이번 날씨는 그냥 깔끔하게 종결.

이제는 대를 위해 희생하는 것 보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는다.
소년, 소녀를 만나서 각자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추후 블루레이 구매예정.

2019년 11월 23일 토요일

[영화] 겨울왕국2

자막, 2D

1편보다 못하다.

스토리는 그야말로  게임 DLC 추가파트 정도의 볼륨이다.
본편에서 잘 끝난 이야기를 이것 저것 덧붙여놓은 수준.
그마저도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다.
큰줄기는 단순한데 곁가지들이 난잡하다.

메인 캐릭터가 너무 많다.
주요 등장인물은 1편과 같은데 2편이 난잡해 보이는 이유는 별 거 없다.
처음부터 중심을 이루는 구성원들이 함께 등장해서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야기 진행이 궤도에 오르고 나서야 인물들 간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이때부터 보는 맛이 생긴다. 문제는 한참 늦은 시기에 이루어진다는 것.


그래서 도입부에서 잡아먹은 시간과 노래가 아깝다.
노래 자체는 좋아서 더욱 아쉽다.


속편이 갖는 딜레마 중 하나인 캐릭터가 변했다? 가 이번에도 유용하다.

모험 초반부 안나와 크리스토프 만담을 보고 있으면 안나가 원래 이런 캐릭터였나? 싶을 정도로 무슨 발암 캐릭터가 되어 있다.
랄프2에서 보여준 랄프의 캐릭터 붕괴가 재현되는 건 아닌가 보는내내 긴장해야했다.
다행히 후반부 안나의 모습은 1편에서 보여준 당찬 모습을 다시 보여준다. 

올라프는 개그담당인데 중반봐 쿠키에서 설명?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고 그외에는 별 느낌이 안 든다.  감초캐릭터 답게 자기 할일은 잘 했다고 본다.

크리스토프는 아쉽게도 올라프보다 못한 수준이다. 다행히도 90년대 뮤직비디오 같은 솔로곡 덕분에 살아났지 그마저도 없었다면 관짝에 들어가야할 캐릭터가 될 뻔했다. 아무튼 솔로곡은  노래도 그렇고 작정하고 패러디 처럼 만들어서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웃었던 부분이다.

이번 엘사는 그냥 단독주연이나 마찬가지다.
1편은 엘사보다는 안나와 일당들의 좌충우돌 모험담에 가까웠다.
하지만 2편은 처음부터 모든 시선이 엘사에 맞추어져 진행된다.

1편에서 환상적이었던 렛잇고 장면과 유사한 것이 2편에도 등장한다.
엘사인지 라푼젤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아무튼 노래와 함께 성공적으로 클래스 체인지를 달성하는 순간은 분명 인상적이다.
이번 2편은 스토리가 실망스럽지만 엘사 보는 재미 하나만으로 모든 단점을 날릴 수 있다.

음악 역시 1편처럼 귀에 쏙 들어오는 곡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퀄리티는 괜찮은 편.
개인적으로 귀에 확 꽂힌 곡은 크리스토퍼곡이었다. 

2D로 감상했지만 엘사 초반과 후반 장면 빼고는 딱히 3D가 기대되지 않는다.
더빙으로 한 번 더 감상할 예정. 

1편보다 못한 속편.
하지만 1편을 재밌게 봤다면 볼 수 밖에 없다.
3편은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나온다고 해도 TV판이나 비디오판으로 적당히 나오다 말 듯?

2019년 11월 10일 일요일

[콘서트] 아이유 2019 콘서트 Love, Poem 인천

18:00 시작
22:20 종료
2층에서 관람


게스트 무대, 앙코르 준비, 영상 상영 등등 제외하면
약 3시간 30~40분 정도가 정도가 순수 러닝타임 될 듯.

일반적으로 걸그룹 콘서트 3시간 전후가 기본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혜자 콘서트임.
걸그룹은 특히 멤버가 많아서 토크 한 번만 해도 시간히 훅훅 가버리고, 특히 마무리 인사말은 멤버별로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 비중이 크다. 반면 아이유는 솔로임. 여기서 게임은 끝난다.

게다가 요즘은 앙코르가 앙코르가 아닌 그냥 세트리스트에 포함된 것 중에 하나에 불과해서 진짜 앙코르 원해서 애타게 부르는 그런 게 아니다.

그런데 아이유는 진짜? 앙코르를 한다. 물론 이것도 소문이 나버려서 앙코르가 앙코르가 아니게 되어버린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어쨌든 콘서트에서 진짜 즉석에서 흥에 맞추어서 결정나는 그런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은 정말 드물다. 그런 면에서 아이유 콘서트는 최소 1번 정도는 (도저히 취향이 안 맞아서갈 수 없다는 어쩔 수 없지만) 관람해보는 거 추천.

일단 이하는 인천콘 한정 이야기임.
걸그룹 마냥 엄청나게 열기띤 응원은 아니다.
다만 후반부 '너랑나'는 정말 열띤 응원이었다.
그 전에 '너의 의미'도 좋은 의미로 놀랐지만 (특히 아이유가 언급했듯이 3층이 의외로 돋보였다) 너랑나는 정말 대단한 무대였다.

티저가 공개되고 환호성이 터지면서 아이유의 너랑나가 시작되는 순간 놀란 건
시작부터 음이 너무 높았다는 거다.
처음부터 저렇게 해버리면 클라이막스가서 어떻게 하려고 저러지? 싶었는데 그걸 목이 헐크로 변해가면서 커버해버리는 아이유. 여기에 응원과 함성이 걸그룹 저리가라 싶을 정도로 좋았다. 진짜 다들 인천콘 온 사람들은 너랑나 무대 하나 보려고 온 것 같은 열정적인 응원이었다.

음향은 아이유가 처음 공연한 인천 남동체육관인 것 치고는 꽤 만족스럽다.
지금까지 적잖은 걸그룹 콘서트 다녀봤지만 아이유 인천콘이 음향은 최고였다.
그런데 아이유 멘트 들어보면 공연장 특성상 피드백 문제로 불안했다고 하는데 어리둥절할 뿐이다. 발라드에서 아이유 목소리를 그대로 만끽할 수 있었던 부분만 뽑아도 정말 대만족 콘서트다. 너렁나 무대같이 음량이 커지면서 섞이는 부분에서도 뭉개지는 부분이 적다. 진짜 여러번 공연한 곳에서의 음향세팅은 더더욱 확실할 테니 기회가 닿기만 바란다.

플로어는 단차없이 그냥 의자만 나열해놓은 구조.
아마 플로어 뒤쪽은 무대가 잘 안 보였을 가능성이 컸을 듯.
2층의 경우 거리는 멀지만 무대 전체가 한 눈에 보였다.

다만 돌출무대가 없었던 게 흠.

플로어 가장자리 사람들은 제대로 계 탔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입장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가까운 거리에서 아이유를 볼 수 있었다.

아이유 콘서트 최대 단점은 콘서트 직관 아니면 이 무대를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따로 물리매체로 발매를 안 하는 관계로 오로지 그 무대는 실시간으로 즐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예매를 할 수 있냐 없느냐라는 더 큰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