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0일 토요일

판도라 (2016) 간략 소감

대한민국에서 원전 사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는 그동안 현실세계에서 일어났던 부정부패를 바탕으로 있을 법하게 그 과정을 묘사한다. 영화 보다보면 진짜 저럴 것 같아서 분노가 마구 솟구친다.

등장인물도 괜찮다. 현실적으로 잘 배치된 인물구도를 보인다. 탈조선을 꿈꾸지만 결국 친구따라 강남가는 주인공 캐릭터나 그 주변 인물들 됨됨이가 실제 현실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이 좋은 소재와 인물들을 비벼서 나온 영화는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를 가면 끊임없이눈물팔이만 일삼는다.영화 뒤에 가서는 이게 재난영화인지 재난을 빙자한 전국민 눈물쇼인지 분간이 안갈 지경이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정말 기묘하게 리얼한 영화라는 걸 새삼 느꼈다.
영화속 사고를 유발한 (지진은 자연재해이니 가해자에서 제외하자) 부패한 기업과 정치인들에 대한 뒷이야기는 일절 없다! 정경유착으로 아주 단단하게 얽힌 원전 마피아 수준인 건 호가실한데 영화속에서 법적으로 처벌을 받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냥 아무 말 없이 영화는 희생자들을 보여주며 끝난다.

나는 이걸 보면서 오히려 참 리얼했다고 느꼈다. 경제사범을 경제를 살리자는 명목으로 풀어주는 게 현실세계다. 하물며 허구 속  이야기는 더 말 해서 뭐하랴.

아무튼
주인공이 하청업체 직원이란 걸 더 강조했더라면 좋았겠다.

영화속 대통령은 개념을 탑재했다만 현실 기반으로 무뇌아 수준으로 그렸더라면 훨씬 리얼한 암유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신파는 양념으로만 사용하자. 이게 메인이 되면 죽도 밥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