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1일 일요일

사대명포 (2012)

온서안 원작의 무협영화.
원작은 특이한 주인공 사인방의 수사물과 무협을 결합한 나름 개성있는 소설인데 2012년도판 영화버전은 '아, 씨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수준의 괴랄한 완성도를 뽐낸다. 캐릭터 이름과 설정 몇 개만 빌려다가 완전 새롭게 만든 괴작이다. 원작을 아는 사람 중에 영화버전을 기대학 본다면 쓰디 쓴 실망감만 밀려 올테니 아예 보지 말거나, 보고자 한다면 큰 각오를 요한다. 정말이다. 추리무협(원작도 추리라고 단정짓기는 좀 그렇긴 하다만)이 이능배틀물로 바뀌었다고 보면 되니까 말이다.

평점 1 / 10

2013년 7월 20일 토요일

육화의 용사 - 야마가타 이시오

2013년 학산문화사

<싸우는 사서 시리즈>로 데뷔한 야마가타 이시오의 차기작이다.
데뷔작이 워낙 개성있고 완성도가 높아서 차기작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들었는데 <육화의 용사> 1권을 읽고 나니 그런 것들은 전부 기우였다.  <사서 시리즈>에서 느꼈던, 작가는 분명 미스터리 작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 이번에 확신으로 바뀌었다. <육화의 용사>는 완전한(?) 미스터리이기 때문이다.

부활한 마신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여섯 명의 용사가 필요한데 이를 일컬어 육화의 용사라 칭한다. 그리고 마신 부활 징조와 함께 세계 각지에는 여섯 장 꽃잎이 새겨진 용사들이 나타나고 예정대로 집결지에 모인다. 그러나 마수들의 간계의 의해 용사들은 결계안에 갖힌다. 그리고 나타나는 충격적인 사실. 여섯 명이어야할 용사가 일곱 명이 모여있다. 일곱 명 중에 한 명은 분명히 불청객(첩자)일텐데, 과연 누가 '범인'일까?

배경만 판타지이지 내용은 클로즈드 서클을 다룬 전형적인 미스터리다. 그리고 실제 내용도 범인을 찾기 위한 것이 전부. 복선도 적절히 넣고 있고 마지막에는 탐정역 캐릭터의 해설과 반전까지 준비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판타지의 탈을 쓴 미스터리다.

평점 6 / 10

퇴마록 외전~그들이 살아가는 법 - 이우혁

2013년 엘릭시르

PC통신 하이텔 시절 퇴마록을 실시간으로 보던 세대로서 이번 외전 출간은 뭐랄까 감개무량하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반갑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뭐 그런 기분이 짠하게 들었다. 수록된 단편은 다섯 편. 이 중에 세 편은 박신부, 현암, 준후 이야기고, 한 편이 승희, 마지막에 수록된 단편에서 주기선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외전답게 내용은 퇴마 내용보다는 주인공 캐릭터들의 뒷이야기가 메인이라 팬들한테나 통할 스토리다. 다만 마지막 단편 '생령살인'(제목은 미스터리인데 내용은 액션물이다) 만 유독 튀는(?) 내용인데 주기선생이 주인공이라 그런 것 같다. 외전에서 가장재밌게 읽은 단편을 꼽으라면 생령살인을 꼽고 싶을 정도로 주기선생의 거칠 것 없는 행보가 쾌활하게 그려졌다.

평점 5.5 / 10

2013년 7월 14일 일요일

고양이 변호사 - 오야마 준코

2013년 우리말(북폴리오)

 드라마 원작 모집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소설을 1시간 30분짜리 모나지 않게 간간히 웃을 수 있는 편한 드라마 감상한 느낌이다. 이건 이것대로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편하게 볼 수 있지만 그만큼 깊이는 떨어지기 때문.

 도난당한 영구차(시체)라는 미스터리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기둥이기는 한데 결말에 가서는 나름 수습을 하긴 하는데, 그렇게 우연의 우연을 거듭할 수 있을까? 개연성부터 따져보고 싶어진다. 이렇게 한데 묶어도 그저 적당히 읽기 좋으면 땡인 건가? 뭐 그런 생각도 들고 말이다.

 까놓고 미스터리는 빵점이고, 그냥 읽기 쉽고 뭔가 한 권 읽었다! 라는 성취감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괜찮겠다. 아님 드라마도 있다니까 그냥 드라마로 보는 게 더 낫지 싶다.

평점 2 / 10

2013년 7월 6일 토요일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2 - 미카미 엔

일본에서는 이게 라이트노벨 문고본 판형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국판 사이즈 정도의 대형 크기로 발간됐다. 그러다보니 페이지 수를 늘이기 위해 한 페이지 당 활자 수가 대단히 적다. 동화책 보다 좀 많은 수준이다. 그렇게 늘려도 페이지 수가 적어보이니 종이자체를 두툼한 걸 사용해서 책장에 꼽아놓으면 적당한 두께를 가진 소설로 착각하기 쉽게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비싸다. 싼맛에 사기 좋은 문고판 가격이 우리나라로 건너와서는 12,000원(정가)이라니 원서를 사 보는 게 훨씬 싸게 먹힌다.

내용이야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만 검색하면 다 나오는 것이라 통과하고 미스터리 이야기나 잠깐 해볼까 한다. 책에 얽힌 이야기를 미스터리 장치를 활용해서 풀어가는 내용이라면 딱 <문학소녀 시리즈>가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와 어울린다. 다만 전자는 인물들의 질퍽한 내면 묘사와 라이트노벨에 집중한 캐릭터성이 돋보인다면 후자는 일반 소설의 탈을 쓴 듯한 차분한 내용과 전개가 눈에 띈다. 그래서 <비블리아 시리즈>는 일반 미스터리라고 생각하고 집어들면 가볍고, 라이트노벨이라고 여기면 일반 소설 같은 중간에 위치한 소설이다. 그래서 단점도 딱 그 중간 위치 때문에 생기는 것들이다.

반대로 사는 게 힘들고 바쁘고 책은 뭔가 읽고 싶고 그렇다고 전문서적은 귀찮고 일반소설도 두껍고 무거운 내용은 짜증나고 그런 사람들한테 <비블리아 시리즈>의 중간자적 위치는 실로 절묘하다. 그만큼 가볍게 읽기에 아주 좋다.

평점 5.5 / 10

철수맨이 나타났다! - 김민서

표지만 보면 만화책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소설이다.
중간에 만화 삽화까지 있으니 판형만 작게 나왔으면 라이트노벨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데, 내용도 부담없이 보기 좋을 10대 청소년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예전 어른들 사이에서 유명하던, 정의의 아군 '철수맨'이 재등장한다.
그리고 그 장면을 직접 목격한 여주인공은 철수맨이 자기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는 걸 알고 또래 친구와 함께 철수맨이 누구인지 뒤를 캔다는 스토리다.

기본 노선은 하드보일드 풍이라고 봐야할까?
범인(?) 후보를 선정하고 하나 하나 미행을 하면서 철수맨의 정체는 압축되가는 듯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힌트는 이 책은 .....가 아니라는 것.

 경쾌한 소설이다. 라이트노벨 같이 유치한 듯 보이지만 문장은 통통 튀고 캐릭터도 짧은 페이지 안에 제법 잘 구겨넣었을 정도로 개성도 유지하고 있다. 거기에 미스터리 장치를 적당하게 활용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면도 좋다. 다만 마지막에는 청소년 성장기 소설 대부분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결말이라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겠다. (다들 질풍노도의 시기에 고민하다가 단체로 자살했음! 으로 이런 벙찌는 결말이라면 이건 이것대로 보기 좋지는 않지만.....)

평점 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