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인디고의 밤~화이트 크로우 - 가토 미아키


2008년 동경창원사
2010년 문고판

호스트 탐정단 시리즈 세번째 이야기. 국내에는 2편까지 소개되었다. 하지만 인기가 없었는지, 아니면 드라마화 되면서 판권료가 올라갔나? 아무튼 어른들의 사정으로 3편은 출간되지 않았다.

3편은 기존 이야기와 노선이 약간 달라졌다. 매장 리모델링 때문에 클럽 인디고가 다른 곳에 임시둥지를 틀고 있는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가 총 네 편으로 실려있다. 게다가 전편까지는 클럽의 실질 오너인 아키라 사장의 시점에서 호스트들이 동분서주하는 모험담이었다면, 이번에는 단편 3편이 호스트 '입장'에서 그려진다. 1편인 가미야마 그래피티는 '존타'가 자주 찾은 가게의 셔터에 낙서를 하는 범인을 찾는 이야기고, 2편 라스칼3은 알렉스가 다니는 킥복싱 관장이 납치되는 사건이 일어나서 구출한다는 내용이다. 여기까진 솔직히 아무리 관대하게 봐주더라도 미스터리라고 하기에 어려운 스토리였는데, 3편 신 아이스는 그나마 좀 낫다. 노숙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이누맨'이 조사를 벌이는 내용이다. 역시 미스터리라면 사람이 죽어야 한다!  이어서 일어나는 4편 화이트 크로우는 표제작이면서 앞서 이야기한 3편의 등장인물이 총출동하는 종합선물세트같은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클럽 인디고의 단골이자 매장 리모델링을 맡고 있는 회사의 어시스턴트인 쿠로짱(별명)이 사라진다. 해서 호스트 들이 일치단결해서 그녀의 행방을 쫓는다는 이야기.

드라마도 있었다. 물 건너 소식에 별 관심이 없었다보니 나온지도 몰랐다. 아니, 나왔다는걸 알았어도 보고 싶지는 않았을 거다. 상상속으로 생각하던 캐릭터가 실사가 되면 언제나 벌어질수 밖에 없는 '괴리'에 고통스런 몸부림을 쳤을 것 같으니까.나는 기본적으로 겁쟁이라서 그런 모험(?)을 하고 싶지 않다.

참, 미스터리 재미는 변함없이 '꽝'이다. 귀여운 호스트 보는 재미지 그 이상을 기대하지는 말자.ㅠ.ㅠ

평점 3 / 10

소녀들의 나침반 - 미즈키 히로미

2011년 우리말 (폴라북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신인 작가.  무슨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런 류 상은 뭐 일본에도 많아서 그냥 그런가 보다했다가 심사위원이 '시마다 소지'라고 한다. 흠, 이러면 관심도가 최소한도로 올라가기는 하겠군. 하는 심정으로 집어든 책인데, 결론부터 가자면

미묘~


인기여배우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재의 '나'. 하지만 나는 7년전 여고생 극단 나침반의 멤버 중 한명을 죽인 '살인자'다. 그런 내 상황을 쪽집게 마냥 꼬집은 신작 영화 시나리오에 나는 동요한다, 과연 누가 과거의 나를 알고 있는 걸까? 해서 소설은 현재와 과거의 교차진행을 취하고 있다. 결국 미스터리의 포인트는 '나'의 정체가 되겠는데, 이러기 위해서는 현재와 과거의 균형감각일진데, 소설은 어째선지 과거에 더 많은 할애를 하고 있다. 분량문제 때문일까? 현재의 내가 느끼는 심리적 동요와 불안을 더 묘사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마지막 범인의 트릭과 여고생들의 연극 이야기가 잘 섞이지 않는다. 트릭 부분만 붕 떠있는 느낌. 두루뭉술하더라도 트릭 부분은 아예 없애는 게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사족) 이 소설도 결국 궁극적으로는 거시기 트릭인데, 거시기 덕분에 충분히 영상화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듯.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보고 싶다.

평점 5.5 / 10

2011년 12월 6일 화요일

수상한 라트비아인 - 조르주 심농

2011년 우리말(열린책들)

매그레 시리즈 01
매그레 반장 시리즈야 소문만 많이 들었지(<명탐정 코난>을 통해 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까......) 실제 소설을 읽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번에 출간되는 메그레 시리즈는 완역 예정이라니까, 참 대단한 행보가 아닌가. 그 첫 테이프를 끊은 <수상한 라트비아인>의 첫 인상은,  책 장정은 아담해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느낌이 안정감을 준다. 두툼한 종이질은 책을 읽으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손맛을 잘 살려준다. 그리고 양장본(소프트) 이면서 비교적 저렴하다고 할 수 있는 가격까지. 외관상으로는 백 점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내면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내면이란 추리소설로서 갖는 재미다.

수상한 라트비아인에 관한 전보를 받은 메그레 반장. 하지만 용의자가 열차칸 안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용의자와 빼닮은 사람과 관계된 인물을 추척하는데.......내용은 시종일관 추적이다. 정말 단순무식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솔직담백한(비꼬는 의미도 담겨있긴 하다.) 미스터리다. 그 외에는 뭐라 더 말할 구석이 생각나질 않는다. 해서 이거 읽고 나서 '우와 엄청나게 끝내주게 재밌는 추리소설이야!' 라고는 로또 1등짜리 복권 안겨준다면 말할 수 있겠다.

뭐 그렇다고 이 시리즈를 한쪽만 보고 깎아내리고 싶지는 않다.  비록 추리 재미는 꽝이지만 인물, 대사, 배경을 묘사하는 필력이 좋기 때문이다(번역도 한몫했다). 자극적인 맛으로 무장한 현대 미스터리에 질린 사람들한테 추천하고 싶다. 가끔가다 기름기 쏙 뺀 담백한 미스터리도 읽어야 정신 건강에 좋을테니까 말이다.  

평점 5 / 10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 - 돈 윈슬로

1991년 A Cool Breeze On The Underground
2011년 우리말 (황금가지)

<개의 힘> 때문에 기억하고 있던 작가 돈 윈슬로의 대표작 닐 캐리 시리즈 첫 권이다. 이야기는 소매치기 출신 대학원생 탐정 닐 캐리가 상원의원의 골칫거리 딸의 가출사건을 맡으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초반에 닐이 지금의 '아빠'를 만난 과정과 자라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넣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사건은 2부 부터 시작된다.

사건 자체는 단순무식하다. 하드보일드 방식을 따르고는 있고 뭔가 숨겨진 것이 있을 것 같지만 그것이라고 해봐야 별 볼일 없는 앙상한 나뭇가지 같은 한 조각의 진실일 뿐이다. 대단한 걸 기대했다면 배신감에 치를 떨지도 모를 일. 소설 속 닐 캐리가 말하는 '비밀 수사에 배신은 따라붙는 것' (이와 비슷한 뉘앙스다) 처럼 '추리소설에 기대와 실망은 한끝 차이라는 것'.

닐 캐리라는 캐릭터와 그의 입담이 소설의 재미를 이끄는 힘이다. 사건 자체는 그저 옆에서 살짝 거들 뿐. 캐릭터물로서는 추천작이지만 순수한 미스터리로서는 비추천한다.

여담) 25장과 26장 제본이 뒤죽박죽이라서 점수를 박하게 준 건 결코 아니다!! (.......)

평점 5 / 10

혼진 살인사건 - 요코미조 세이시

2011년 우리말 (시공사)

시공사 판이 나오기 전까지는 동서문화사 판본이 우리말로 읽을 수 있는 유일한 녀석이었다. 동서문화사판 이야기는 하자면 한도 끝도 없기도 해서 그냥 여기서는 두루뭉술 넘어가자. 아무튼 시공사판은 기존판과 차별화를 꿰하기 위해서 단편과 중편 각각 하나씩 추가했다. (똥서판에서는 나비부인 사건이 들어갔다.)

표제작이야 뭐 미스터리 팬이라면 익히 알만한 녀석이니 여기서는 넘어가기로 하고, 새롭게 수록된 녀석들 읽고 느낀 점이나 간단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도르래 우물은 왜 삐걱거리나
서두 연대기식으로 가문 이야기가 지루하게 이어지는데 이게 스무 페이지나 잡아 먹고 있다. 이부분만 넘어간다면 그 다음부터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다. 특히 소녀가 오빠에게 보내는 서간문 형식으로 인물들의 심리와 환경이 변해가는 과정이 단편치고는 꽤 재밌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단편보다는 장편 쪽이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면서도 한켠에서는 장편이었다면 지루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참고로 1인 2역을 소재로 하고 있다.

-흑묘정 사건
얼굴 없는 시체를 소재로한 변주 미스터리. 처음부터 대놓고 독자에게 도전장을 보내는 형식과 다름없어서 호기롭게 읽을 수 있는 녀석이다. 물론 너무 정직하게 도전하면 작가의 속임수(?)에 당할 수 있으니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긴 하다. 소재도 그렇고 그 소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사건 자체도 심플한 편이다.

혼진 살인사건이 아니라 새로 수록된 두 녀석 때문에라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평점 6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