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9일 일요일

[콘서트] 아이즈원 eyes on me in seoul

토요일 두번째 공연 관람
잠실실내체육관 10구역

의자가 마음에 든다. 어차피 경기장 좌석이라서 협소한 건 마찬가지인데 좌석이 핸드볼경기장, 체조경기장에 비해 월등히 좋다.착좌감은 약하지만 쿠션도 있어서 장시간 앉아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무대 자체는 소극장 처럼 작은 느낌.
돌출무대도 있지만 딱히 크게 활용하진 않고 그냥 나와서 왔다 갔다 하는 용도가 전부였다.

무대 연출도 특출난 건 없다. 리프팅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몇 번 하는 장면 있었지만 사실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 없다.

사이드 무대지만 무대와의 거리는 가까운 편. 다만 동선때문에 멤버들 옆모습을 주로 보게 되는 것과 정면 모습을 보려면 스크린을 봐야 하는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정면 모습은 나중에 발매될(아마도) 블루레이로 천천히 보면 되겠고 전체적인 모습과 동선을 보는데 집중했다.

VCR에서 자연스레 민주의 피아노 연주로 이어지는 장면등 이런 연출이 단순하면서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피아노 자체를 좋아해서 더 좋게 봤을 것이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무대는 백미였다.음원으로만 듣는 것과 무대공연으로 보는 것의 차이가 극명했다.

2시간 50분 정도(앙코르 마지막 곡까지) 였는데 멘트와 VCR빼면 2시간 정도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사실 아이즈원 이름으로 발매된 음반이라고 해봤자 미니 앨범 2개가 전부인데 콘서트를 한다? 해서 걱정도 됐는데 실제로는 자기들 노래와 프듀48에서 보여줬던 것, 그리고 유닛으로 나뉜 신곡을 포함해서 완전하게 자기만의 콘서트를 보여줬다. 사실 여기서 멤버가 12명으로 많다보니 2-3인씩 소유닛으로 나뉘어서 각자 무대 보여주기만 해도 공연시간은 더 늘어났을 것이다. 한 발 더 나가서 하루에 4명씩 개인무대 보여줬어도 좋았을 것이고 말이다. 물론 멤버 전원 개인무대 보려면 3일 개근해야하는 상술은 당연한거고. 첫 콘서트라 너무 힘 주지 않은 것 같지만 어쨌든 만족스런 공연이었다.

사운드가 의외로 평타이상이었다.
반해버리잖아(일본 번안곡) 때만 소음수준으로 소리들이 뒤죽박죽 개판정도였고 나머지 곡들은 괜찮았던 편이다. 멘트 칠 때 멤버들 숨소리가 많이 들렸다. 에어플레인 공연 팬들이 추임새 넣을때도 숨소리 같은 이상한 부분이 몇 번 반복되곤 했는데 아무튼 저음이 과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고음이 너무 귀를 찌르거나 하진 않았다. 이 정도만 되도 평타는 한다.

가족이 온 멤버들이 몇명 있었다. 마지막 소감 읊을 때 눈물보들이 터졌다.
사쿠라, 나코는 특별히 일본어 멘트까지 했다. 특히 나코가 미숙한 딸이지만 잘 부탁한다고 했나, 아무튼 그런 내용이었다.  더불어 히토미는 끝까지 씩씩했다.
 


2019년 6월 2일 일요일

[책] 델피니아 전기 2 - 특장판

480페이지 정도로 얇아졌다.
하지만 가격은 그대로 5,800엔 (8% 소비세 별도)

동봉된 특장판의 특전이랍시고 들어간 코랄 통신 vol.2는 여전히 상술의 극치다.

주요 내용은 델피니아연극에서 쓰인 무대설정 사진들이다.
무대에 관심 없다면 딱히 유용할 것도 없고, 도움될 정도로 자세히 나온 것도 아니다.
그냥 맛배기 수준이다.

등장인물들 만담 역시 그냥 예전 이야기 재탕수준이나 마찬가지.
그냥 대륙판 (델피니아 전기의 원안. 국내에도 변역되어 출간됐다.) 이야기 좀 나온다.

25/20주년기념으로 응모권 첨부해서 보내는 게 있는데, 아직도 손으로 글씨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야하는 전근대적인 방식이다. 역시 일본스럽다고 해야할까.

노벨즈판 5,6,7권을 한데 담았고 막판에 짤막한 신작 단편 하나 실렸다.


[영화] 기생충 (스포무.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뒤로가기)

당초 기생충이란 말과 글자 디자인만 보고 이토 준지가 연상됐다.
괴물의 뒤를 잇는 호러풍의 영화가 나오려나? 싶었는데
결과물은 이미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기대를 철저하게 벗어난, 어떤 의미에서는 좋은 의미로 기대를 부수는 영화였다.


스토리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이야기이긴 한데, 이게 참 뭐라해야하나,
블랙유머와 미스터리를 뒤섞은 비빔밥 같은 내용이다.
웃긴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을 빗댄 장면과 설정이 쏟아진다.

가족사기단으로 시작해서 좌충우돌 그러다 막판의 스릴러를 지나 우화스런 결말까지
확실히 대중들에게 두루 먹힐 소재는 아니다. 아마 초반 황금종려상 수상 호기심으로 들어온 관객수가 빠지고 나면 흥행은 딱 거기서 멈출 듯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송강호(기택)의 내면의 변화를 배경음악을 통해 보여주던 몇몇 장면들이다. 이건 동시에 복선역할도 하고 있기에 후반부 장면이 꽤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나중에 안 거지만 동기(?) 부분에서 납득이 안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어떤 행위에 대한 동기는 그 당사자만 아는 것이고 때에 따라서는 그 당사자 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기생충 영화는 그런 동기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배경음악과 배우들의 연기와 각본으로 서서히 물들이듯 보여주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이럼에도 납득할 수 없다면 그건 영화의 문제도 아니고 관객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이 동기 관련은 추리소설 장르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이견들이 존재한다. 치정과 돈, 복수등이 동기로 자주 등장하는데 이게 그나마 다수의 대중을 설득하기 편한 코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모든 이를 납득시키는 게 힘들다. 뭐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수준의 일들도 많다보니 예전만큼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출연 배우들은 뜻하지 않게? 역대급 커리어를 쌓은 형국이 됐다.
개인적으로 조여정이 이 영화를 계기로 좀 더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다혜역의 정지소는 비록 조역이었지만 역시 역대급 커리어를 젊은 나이에 쌓았다. 배우의 지분은 크지 않았지만 앞으로 어떤 영화에 나올지 기대중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추천작.

(추신)
반지하 생활팁.
제습기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