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일 일요일

[영화] 기생충 (스포무.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뒤로가기)

당초 기생충이란 말과 글자 디자인만 보고 이토 준지가 연상됐다.
괴물의 뒤를 잇는 호러풍의 영화가 나오려나? 싶었는데
결과물은 이미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기대를 철저하게 벗어난, 어떤 의미에서는 좋은 의미로 기대를 부수는 영화였다.


스토리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이야기이긴 한데, 이게 참 뭐라해야하나,
블랙유머와 미스터리를 뒤섞은 비빔밥 같은 내용이다.
웃긴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을 빗댄 장면과 설정이 쏟아진다.

가족사기단으로 시작해서 좌충우돌 그러다 막판의 스릴러를 지나 우화스런 결말까지
확실히 대중들에게 두루 먹힐 소재는 아니다. 아마 초반 황금종려상 수상 호기심으로 들어온 관객수가 빠지고 나면 흥행은 딱 거기서 멈출 듯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송강호(기택)의 내면의 변화를 배경음악을 통해 보여주던 몇몇 장면들이다. 이건 동시에 복선역할도 하고 있기에 후반부 장면이 꽤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나중에 안 거지만 동기(?) 부분에서 납득이 안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어떤 행위에 대한 동기는 그 당사자만 아는 것이고 때에 따라서는 그 당사자 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기생충 영화는 그런 동기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배경음악과 배우들의 연기와 각본으로 서서히 물들이듯 보여주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이럼에도 납득할 수 없다면 그건 영화의 문제도 아니고 관객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이 동기 관련은 추리소설 장르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이견들이 존재한다. 치정과 돈, 복수등이 동기로 자주 등장하는데 이게 그나마 다수의 대중을 설득하기 편한 코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모든 이를 납득시키는 게 힘들다. 뭐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수준의 일들도 많다보니 예전만큼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출연 배우들은 뜻하지 않게? 역대급 커리어를 쌓은 형국이 됐다.
개인적으로 조여정이 이 영화를 계기로 좀 더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다혜역의 정지소는 비록 조역이었지만 역시 역대급 커리어를 젊은 나이에 쌓았다. 배우의 지분은 크지 않았지만 앞으로 어떤 영화에 나올지 기대중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추천작.

(추신)
반지하 생활팁.
제습기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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