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일 목요일

사사라 사야 - 가노 도모코

2001년 겐토샤
2004년 문고판 (사진)

장르는 물론 미스터리입니다만 영화 <사랑과 영혼(Ghost)>에 미스터리 요소를 살짝 가미했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겁니다. 국내서도 당시에 꽤 히트를 쳤던 영화라서, 본인과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이라면 설마 모를 분들은 없을 거라 믿습니다. (영화 원제목은 고스트인데, 원제목대로 국내 개봉명이 정해졌다면 <고스트 버스터즈> 같은 영화라고 착각했을지도 모른겠네요.)

결혼한 지 얼마 안된 여주인공 '사야'는 임신을 하고 아기를 무사히 출산한다. 하지만 생후 몇 개월 되지 않은 시점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맙니다. 망연자실한채 남편의 장례식을 치루는 도중에, 남편의 고등학교 친구인 스님이 이상한 말을 합니다.
'바보 사야, 언제까지 그렇게 울고 있을거야? 걱정이 되서 내가 성불할 수 없잖아~'


일상의 생활+홀로된 젊은 엄마의 육아일기+성장물+잔잔한 감동+유머+미스터리
이 모든게 한 소설 안에 들어있습니다. 많이도 들었죠. 한 쪽 장르만 파고 들어도 어려울텐데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이도 저도 아닌, 그런 소설이 아닌가>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사라 사야>를 직접 읽고나면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고 느낄 거에요. 여러가지 장르를 한데 합쳤지만 그 비율이 너무나 적절해서 위화감 없이 쉽게 빨려들어갑니다. 게다가 충분히 일상 미스터리 분위기를 잘 살렸기에 미스터리 팬 뿐만 아니라, 미스터리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애들이 좋아하는 적절한 감동 코드까지 들어있으니 뭐 두말하면 잔소리죠.

하지만 하드코어 미스터 팬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미스터리 퀄리티는 그리 좋지는 않아요. 표지 그림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런 밝은(?) 분위기에서 연쇄살인마가 활개치고, 클로즈드 서클이 등장하고, 경찰이 나와서 탐문수사를 하는 등등 그렇다면 오히려 소설 분위기를 망치는 거죠. 그런 미스터리적 기대를 하시면 곤란합니다. 대신에 소설 마지막에서 사야가 남편과 작별인사를 주고 받는 장면에서 한가지 반전이 등장합니다. 독자가 쉽게 떠올릴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인데 알고보면 단서는 너무나 쉽게 제시하고 있어서 '공정한 진행'이라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죠. 하지만 그 전까지의 에피소드가 워낙 쉽게 다가와서 독자들은 역으로 당할지도 모를 '트랩'이기도 합니다. 2차방적식도 손으로 적어가면서 인수분해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아무튼 입가에 슬며시 미소를 짓게 만들면서 가슴 한켠으로는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소설입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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