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5일 수요일

GOTH~리스트컷 사건 - 오츠 이치

2002년 가도카와쇼텐
2005년 문고판 (요루의 장, 나의 장)
2008년 학산문화사 (우리말)

길었습니다. 판권 계약은 진즉에 끝났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이제서야 정식 우리말로 등장했습니다. 만세~~ 한 번 외치고 우리말로 다듬어진 를 읽었습니다. 4번째 읽는 겁니다만 역시 변함없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시체 찾아 소풍 떠나는 모리노와 주인공 나의 모습을 다시 보니 당시 느꼈던 강렬함이 되살아납니다. 이 뭐병~~ 이러면서 읽기 시작한 지만 페이지가 거듭될 수록 소설 속에 푹 빠져버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GOTH 빠순이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자에 따라 반응은 고양이와 쥐처럼 갈릴 소지가 많습니다.

1. 를 처음으로 오츠 이치의 소설을 접하는 독자
2. <너밖에 들리지 않아> 또는 <쓸쓸함의 주파수>를 처음으로 오츠 이치 소설을 접한 독자
3. 를 처음으로 오츠 이치를 알게된 독자
4.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암흑동화> 등등 현재까지 출판된 오츠 이치 소설을 전부 읽은 독자

일단 문제될 반응을 보일 독자군은 1번과 2번입니다.
특히 2번의 반응이 극단적으로 갈릴 소지가 다분합니다. 2번 군에서 보여준 안타까우면서 애절하지만 담담하기까지한 그런 아련한 느낌을 무척 마음에 들어한 독자라면 더욱 반응이 냉담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발간 후에 오츠 이치 욕을 한 독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런 소설일 줄은 몰랐다!! 속았다!! 라거나.....

하지만 의 매력은 무색무취에 있습니다. 잔인하지만 잔인하지 않고, 섬뜩하지만 섬뜩하지 않고, 애절하지만 애절하지 않은 그런 소설입니다. 결말의 두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더 들겁니다. 개인적으로 의 결말은 정말 맘에 쏙 드는 그런 결말 중 하나입니다.

띠지 광고 문구 중 하나인 '제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이란 것에 대해 사족을 붙이자면, 일본의 추리작가 그 중에서도 본격 미스터리 클럽이란 곳에 속한 작가들이 매년 모여서 괜찮은 몇 작품을 꼽고 중복되는 점수에 따라서 대상을 가리는 상입니다. 물론 대상 소설은 클럽 이름 답게 본격 미스터리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는 좀 애매한 경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추리소설 팬들이 선호하는 정통 미스터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불가사의한 사건이 있고 명탐정 에르큘 푸와로나 제인 마플이 등장해서 사건을 추리하고 범인을 밝히는 그런 미스터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냥 이상한 두 남녀 학생의 엽기행각(?)에만 집중하면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게 됩니다. 쓰인 트릭이 전부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스토리 안에 잘 녹아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맛깔스럽습니다.

여담) 혹시 모릅니다만 늦게나마 가 19금 딱지가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사토 유야의 <에나멜을 바른 혼의 비중>이 19세 미만 구독불가 판정을 나중에 받았다고 합니다. (2008년 5월에 썼던 것인데, 2009년 현재 내 예상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나무아미타불......)

그렇게 되면 책 장정과 다자인은 '2'm'b'수준이 되버립니다!!
그러기 전에 얼른 삽시다!

평점 10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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