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일 목요일

도쿄 이야기 1 - 후쿠야마 케이코


2004년 하야카와 코믹 문고

<도쿄 이야기>는 1987년부터 1992년까지 월간 애니메이션 잡지 <애니메쥬>에 연재된 분량을 단행본 전3권으로 발행, 하지만 절판된 것을 다시 복간하면서 판형을 문고판으로 바꾼 것입니다. (잠시 <애니메쥬> 이야기를 하자면 도쿠마 서점에서 발행하는 월간 잡지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원작이 연재되기도 했던 잡지입니다. ) 아무튼 쇼와 초기시대를 배경으로 - 쇼와 하면 일본애들은 일반적으로 향수어린 시절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꼴통들이 박통 시절이 좋았네, 전대갈이 차라리 나았지 하듯이 말이죠. 그때가 좋았지? 라는 과거 미화의 바탕은 쇼와 시절 일본은 고도 성정기였기때문입니다.(쇼와가 하도 길어서 중기 이후 얘기입니다만. 아무튼 우리도 비슷하군요.) 그러나 쇼와 초기하면 1920년 중반으로 우리나라에게는 치욕의 시절이었습니다. 뭐 이 만화에는 역사적 관계는 일절 나오지 않는 관계로 상관은 없습니다만, 시대 배경은 아무튼 쇼와 초기라는 설정입니다. 아마 이런 시대 설정을 한 것은 후쿠야마 케이코의 그림체와도 관련있을 겁니다. 레트로 풍의 그림체를 연상케 하는 후쿠야먀 케이코의 작화가 과거를 배경으로 한 만화와 꽤 잘 어울렸을 겁니다. (맨 위의 그림체를 보면 느낌이 올 겁니다. 어찌보면 다카하시 루미코와 비슷한 느낌의 그림체이기도 하네요.)

문고판 1권에는 13개 단편이 실렸습니다. 이중에 12개는 본편이고 1개는 도쿄 이야기라는 제명이 확정되기 전에 실렸던 단편을 - 설정이 좀 다르죠 - 번외편으로 실었습니다.

제1화 보석의 행방
제2화 암호문의 비밀
제5화 어둠의 피에로
제8화 기한은 오후 7시
제9화 풍향계의 비밀
제11화 북쪽에서 온 청년
제12화 기계남작의 도전 (전편)

탐정(?) 역할은 문고판 1권 표지를 장식한 청년입니다. 주로 소짱이라고 불리는 한량(?)입니다. 그에 반해 와트슨 역은 출판사 편집자인 히노쿠마 헤이스케는 정의감 넘치는 호청년 스타일입니다. 두 명의 주인공이 이런 저런 사건에 얽힌 이야기가 주 내용입니다. 때로는 초능력자도 나오고, 때로는 밀실(?)도 있고, 때로는 암호문도 있고, 때로는 인간실종도 있는 등, 대충 그런 내용이 들었습니다. 처음 두 편의 단편은 미스터리 테이스트가 강했다면 갈수록 <황금가면>스런 내용으로 발전합니다. (하하) 그래서 장르는 판타지 미스터리 정도로 압축하면 되겠습니다.이런 내용조차 시대 배경 + 그림체와 잘 어울립니다. 아마 다 노림수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에도가와 란포의 어린이 대상으로 한 <소년탐정단> 시리즈를 아시는 분이라면 그걸 떠올리고 <도쿄 이야기>를 읽으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겁니다.

과거의 향수에 의존한 것은 좋지만, 그 뿐입니다. 그외에는 '특별한' 구석이 보이질 않아서 높은 점수 받기는 힘듭니다. 일본애들이라면 향수 하나만으로 평가가 좋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안타깝게도 여기는 대한민국이네요^^;;

여담)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딱 좋을 시리즈인데, 아직까지 나올 기미(?)가 보이질 않는군요. 그러고보니 작년에는 <괴도 20면상>(에도가와 란포)를 모티브로 한 <20면상의>이란 애니메이션이 나왔었습니다.

평점 4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