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일 목요일

스페이스 - 가노 도모코

2005년 동경창원사

이리에 코마코, 이리고마, 코마짱
여주인공의 이름과 별명이에요.
<스페이스>는 이리에 코마코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세번째 작품입니다.

책 표지를 들추면 '시리즈의 세번째 소설이긴 하지만, 본서만으로도 완결성을 갖고 있다'는 작가의 말이 들어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다는 말도 당연하게 들어있지만 말이죠. 하지만 <스페이스>를 다 읽고 나서 작가의 말에 저는 동의할 수 없었어요. 이건 반드시 시리즈 처음부터 읽어야지, 하다못해 두번째 작품인 <마법비행>을 읽고 난 후여야지, 안그러면 <스페이스> 막바지의 감동이 별로일 거라고 생각해서요. 이 책을 읽은치 벌써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SPACE
공간, 여백 또는 우주 등의 의미를 가진 단어죠. 요즘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읽다보면 자주 등장하는 트릭중에 '서술 트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서술트릭을 가볍게 정리하면 행과 행 사이에 숨겨진 진실을 이용한 속이기입니다. 예를 들어 워드프로세서 작업을 해본 사람은 다 아시겠지만요, 띄어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키보드의 스페이스 키를 눌러야 하죠. 작가는 소설 속에 의도적으로 스페이스 키를 누른 곳이 있고, 독자들은 그 숨은 공간 또는 여백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번째 단편 <스페이스>는 제목과 내용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단편이에요. 특히 중간에 편지 글이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트릭의 핵심은 바로 이 편지에 있더군요. 이정도까지는 말해도 나중에 읽을 독자의 기대오 재미를 해치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BACK SPACE
두번째 단편의 제목이다. 백스페이스.
이미 지나온 길을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전편 '스페이스'가 겉으로 드러난 스토리였다면, 이번편 '백스페이스'는 전편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보충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는 '숨은' 이야기에요. 하지만 단편 자체는 여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이더군요. 집에서 부터 독립, 자립 그리고 사랑 이야기가 주에요. 이번에는 작중화자가 주인공 '코마코'가 아닌 다른 사람이지만, 그렇기에 마지막에 드러난 진실이 더 애틋합니다. 특히 <일곱개 이야기>와 <마법비행>을 이미 읽은 독자라면 더 그럴겁니다. 그래서 이리에 코마코 시리즈는 순서대로 보는 편이 좋습니다.

평점 6 / 10

93년도에 시리즈 두번째 작인 <마법비행>이 출간되었고, 무려 12년 후에 시리즈 세번째 작인 <스페이스>가 나왔습니다. 내용을 봐서는 이걸로 시리즈 완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코마짱의 시점으로 본 그녀의 친구들에 관한 에피소드를 더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네요. 뭐 언젠가는 다시 후속작이 나올지도 모를일이니,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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