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4일 금요일

여름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 요네자와 호노부


2006년 창원추리문고
2007년 우리말

첫작을 읽고 뒤늦게 이 <소시민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으로 간행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책 소개 목록에도 있었는데 어째서 본인이 이런 책을 지금까지 별 신경도 쓰지 않고 무시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미스터리다.

하지만 싱겁게도 대답은 간단했다. 우리말본 표지를 보고 줄거리 소개는 보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기억속에서 Delete 키를 눌렀을 확률이 99.9999999%라고 생각한다. 뭐 우리말본은 사지도 않고 표지 갖고 이리 저리 까대는 모습은 그다지 보기 좋지 않으니 이쯤에서 그만두고, 드디어 시리즈 2번째 소설을 다 읽었다.

이번작 <여름 한정...사건>은 전작과 비슷하게 단편들이 연결되서 장편을 구성한다. 단, 전작이 단편 : 장편 비율이 6:4 정도였다면 후자는 2:8 정도로, 극의 흐름이나 마지막의 마무리 등은 후속작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상황으로 봐서는 가을, 겨울 한정 편도 나올 가능성이 짙어 보여서 이 시리즈가 어떻게 진행될지 속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2번째 소설까지 읽고 나니 이 작가 책은 믿고 사도 후회하지 않을, 아니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리라 확신한다.

이번에는 오사나이 유키의 여름방학의 장대한 계획에 이끌려 다닌는 고바토의 이야기다. 시간은 전작에서 대략 1년이상 흐른 시점의 고2 여름방학. 유키한테 휘둘려서 이리 저리 '달콤한' 것들만 파는 가게로 끌려다니는 고바토는 유키의 행동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한편 불량배 그룹에 속한 여학생을 빼내고자하는 겐고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유괴' 이야기가 스타트한다. 결말은? 직업 읽어보시길.

사실 이번에 속한 2장과 3장의 내용은 일본에서는 동경창원사에서 발행하는 잡지 <미스터리즈!>에 연재되었던 단편이다. 거기에 서장과 후속장들을 더해서 장편으로 이쁘게 꾸며서 낸 것이다. 그래서 2,3장에 속한 미스터리는 범인 입장의 은폐와 암호 해독을 각각 다루고 있어서 따로 읽어도 지장은 없다. 독립성을 갖췄으면서 그걸 다시 장편으로 재구축하는 솜씨가 역시 일품이다. 마지막의 결말을 보면, 아무래도 후속작이 나올 것이다- 제목부터 그럼 뉘앙스가 짙긴 하다 -. 혹시 이미 나왔을까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아직 출간되지는 않았다. 대신에 문예춘추에서 금년 여름에 나온 단행본 <인사이트 밀>이 눈에 띈다. 고액 알바에 혹해서 응모한 주인공이 12명과 함께 지하에 7일간 갇혀서 지낸다는 이야기다. 궁극의 살인 게임이 벌어진다는 광고문구가 보이는데, 과연 요네자와 호노부가 그린 밀실 게임은 어떨지, 궁금하다. <극한추리 콜로세움>이 떠오르는 구성이지만, 아마 <소시민 시리즈>의 구성력을 봤을때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여담이지만 요네자와 호노부는 오츠 이치와 닮은 꼴이 많다.

1. 라이트노블로 수상하면서 데뷔 (요네자와 호노부는 가도카와 쪽에서 데뷔, 오츠 이치는 슈에이사로 데뷔)
2. 라이트노블로 시작해서 메이저로 재데뷔 (전자는 동경창원사부터 신초사, 문예춘추까지 범위를 넓혔고, 오츠 이치는 그대로 슈에이사와 가도카와 쪽에서 하드커버 단행본 들이 나왔다. 영상화 등의 미디어 믹스는 오츠 이치 쪽이 아직은 앞서지만, 요네자와 쪽도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2005년 <사요나라 요정>으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20위래 랭크, 이듬해 2006년에는 <개는 어디로?>가 8위에 랭크되었다. 뭐 같은 해 아비코 다케마루의 <미륵의 손바닥>이 19위에 있는 걸 보면, 저 순위도 결코 믿을 만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선택 기준은 될 것이다. 순위와는 별개로 본서의 만족감과 최소한 같은 선상에 위치한다고 해도 본인은 대단히 만족스러워 할 것이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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