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동경창원사
2000년 문고판 (사진)
'이리게 코마코'라는 전문대 여대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데뷔작 <일곱개 이야기>는 주인공이 팬레터를 보내고 그에 대한 답장이 = 수수께끼 풀이라는 형식의 연작 단편이었고 그런 단편, 단편을 하나로 묶는 미스터리 요소가 연작 형식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후 나온 후속작이 <마법비행>입니다.
전작에서 알게된 '세오' 씨에게 자신이 겪은 경험담을 소설 형식의 편지로 보내는 코마코. 세오에게서 온 답장에는 역시 수수께끼 풀이가 들어있죠. 그리고 3개의 단편이 하나로 묶이고 마지막 단편에서 전체적인 진상이 밝혀지는 구성은, 전작과 크게 다를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작은 로망과 환상이 어우러진 미스터리라고 봐도 좋습니다. 그런 요소는 표제작 '마법비행'에서 절정에 다다르는데, UFO 마니아 남학생과, 그와는 정반대의 현실주의자 여학생 사이의 미묘한 줄다리기가 궁금증을 자아내는 요소(미스터리)와 둘 사이의 줄다리기(로맨스)가 합쳐져 묘한 여운을 던져주기 때문이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한 밤 중에 탑 꼭대기에서 손전등을 들고 이리저리 휘둘러서 남학생에게 답장을 보내는 여학생의 행동이었습니다.
첫번째 단편은 본 적도 없는 기묘한 여학생의 기묘한 행동에 관한 내용
두번째 단편은 뺑소니 사고로 죽은 아이의 유령이 나온다는 교차로에 관한 내용
세번째 단편은 위에서 언급한 '마법비행'
네번째 단편은 위의 세 단편 사이에 존재했던 미스터리들이 한데 모여서 하나의 결말을 보여주는 형식입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국내에 소개된 '와카타게 나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이란 연작 단편 미스터리 소설이 있습니다. 가노 도모코의 데뷔시기가 약간 늦긴 하지만, 두 작가의 작품은 비슷한 내음을 풍깁니다. 다만 전자는 읽고 나서 속에 숨겨졌던 진의를 깨닫는 순간 묘한 전율이 생긴다면, 후자는 숨겨진 진실이 들어나고 갈등이 해결되면서 차분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런 느낌일 정도로 양자는, 장르는 거의 비슷하지만, 지향점은 별로 비슷하지 않은 소설입니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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