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2일 일요일

幻惑密室 - 니시자와 야스히코

1998년 고단샤 노블즈
2003년 문고판 (사진)

일단 귀여운 일러스트 + 부제 '칸오미 츠기코의 초능력 사건수첩'이란 문구가 눈길을 잡아 끕니다. 작가 '니시자와 야스히코'는 본격 미스터리 그 중에서도 독특한 소재(주로 SF 설정)를 자주 다루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그런 작가가 대체 초능력과 본격 퍼즐을 어떤 식으로 융합했을까? 심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죠.

칸오미 츠기코가 등장하는 (노케 마사오, 호시나 마사오 그리고 나중에 등장할 또 다른 초능력 소녀까지) 본 시리즈는 단행본으로는 <환혹밀실>이 첫 작입니다. 물론 이 작품 전에 <염력밀실>이란 단편이 있는데 사실상 이쪽이 시리즈 출발점이지만 단행본으로 나온 걸로 따지면 본 장편이 첫 번째가 되겠습니다. 아무튼 이후로 <몽환순례> <염력밀실> <전송밀실> <인형환희> 등등 여러 장편, 단편집이 속속 출간되었습니다.

일단 이 시리즈는 처음에 선입관을 어떡게 갖느냐가 중요합니다.

소설 안에는 진짜 '초능력'이 등장하고 '초능력자'도 물론 나옵니다.

가령 <염력밀실>이란 단편을 보면 밀실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건 초능력자가 초능력으로 밀실로 만들어서 그런겁니다. 뭐냐!! 장난하는거냐!! 라고 반문할 독자들이- 특히 본격 퍼즐러를 좋아하는 - 대부분일 겁니다. 초능력이 진짜로 등장하지만 그것까지 포함한 본격 퍼즐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직접 읽어보면 어째서 이 시리즈가 본격 카테고리에 들어가는지 바로 눈치 깔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일단 간단한 스토리를 소개하는데 그걸 보면 왜 본격인지 감이 올거라 믿습니다.

시리즈 첫 장편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건강 크리에이트>라는 건강상품회사의 사장 '이나게 다카시'는 신년회를 이유로 회사 사원 4명 (여자2, 남자2)을 자기 집으로 직접 초대합니다.

여자1 : 고메치 도모미 (사장 다카시의 애인)
여자2 : 야마베 치에 (사장 다키시의 또 다른 애인)
남자1 : 오카마츠 하루오 (사장 마누라의 애인)
남자2 : 마에하라 유즈루 (사장 딸의 애인)

이렇게 4명과 사장 다카시를 포함해 총 5 명이 신년회란 명목으로 모였습니다.
뭐 당연히 사건이 발생하죠.
집안에 있던 이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안에 갇혀버립니다. (갇힌 이유는 초능력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장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범인은 저 안에 있습니다.

매우 간단하죠?

등장인물이 갇힌 이유가 초능력이란 점만 다를 뿐 일반적인 본격 미스터리에서 주로 다루는 밀실이란 점에서 약속같은 구성입니다. 여기에 여자 경감 '노케 마사오'와 미스터리 작가 호시나 마사오, 그리고 문고판 표지를 장식하고 부제에도 나오는 '간오미 츠기코' 이렇게 3명이 초능력으로 만들어진 밀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간오미 츠기코는 일반인입니다. 하지만 비밀단체(?) 초능력자 문제대책 비밀위원회란 곳에 소속되어 초능력을 악용한 사건을 조사해 그 초능력자를 적발하고 조치를 취하는 역할도 맡고 있죠. 아직 수습사원이지만요. (하하) 미스터리 작가 호시나 마사오는 <염력밀실!>이란 단편에서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밀실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용의자 취급을 받다가 스스로 추리해서 직접 사건을 해결합니다. 경시청 경감 노케 마사오(이름은 남자이름이지만 미녀 형사로 등장합니다. 미녀가 넘 많아..) 역시 <염력밀실>에서 밀실살인사건을 담당했다가 간오미 츠기코와 호시나 마사오의 도움으로 사건을 해결합니다. 그후로 그런 요상한 사건이 발생하면 노케가 자유롭게 조사할 수 있도록 상부에서 권한위임을 해줍니다. (아무래도 츠기코가 소속된 초능력대책위원회와 모종의 관계가 있겠죠. 아무튼..)

이렇게 3명이서 사건을 수사하는데, 밀실을 구성하는데 사용한 초능력에 관한 설명은 '간오미 츠기코'가 맡습니다. 사건에 사용된 초능력의 유형, 어떤 효과를 발생하고 얼마나 지속되는지 등등 자세하게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내용은 경찰인 노케 마사오가 맡습니다. 초능력+현실의 단서를 전부 얻는 호시나 마사오는 즉, 독자와 동등한 조건을 갖는거죠. 그런 후에 초능력이란 공식을 주입하여 밀실 퍼즐을 풀면 됩니다. 간단합니다. (하하)

초능력 본격 퍼즐임에는 분명하지만 역시 취향을 탈 소설입니다. 현실적인 독자라면 초능력의 超자만 나와도 그 부분에서 손사래를 치고 무시해버리겠지만,

현실조차
齧齒類가 인간의 탈을 쓰고 설치는 판국

에 소설에서 등장하는 초능력 정도야 애교에 가까운 수준이 아닐까요? 현실이 판타지인데 소설도 판타지 좀 쓴다고(설정만 판타지지 이 소설은 엄연히 '본격' 미스터리입니다.) 누가 뭐라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색다른 본격 미스터리
를 원하는 독자에게는 기분전환용으로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평점 6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