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7일 월요일

'문학소녀'와 신을 대하는 작가 (상) (하) - 노무라 미즈키


2008년 패미통문고

<문학소녀(文學少女) 시리즈> 본편의 대망의 마무리이자 시리즈 처음으로 상,하 분책되서 나온 볼륨도 풍부한 내용의 완결편입니다. 이번작의 모티브는 앙드레 지드의 유명한 소설 <좁은문>입니다. 아마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학창시절에 한번즘은 읽어봤을 법한 소설입니다. 저도 어릴적에는 그냥 '로맨스'로 읽고서는 줄리엣, 알리사, 제롬을 이해할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대가리에 피가 점점 말라갈 적에 읽어보니 '새로운' 내용으로 와닿았던 소설이기도 하죠. 그래서 문학소녀판(?) 좁은문은 과연 어떤 내용일지 읽기도 전에 두근두근, 그전부터 떡밥을 투척했던 문학소녀의 비밀이 밝혀진다는 사실로 콩닥콩닥 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역시 초점은 문학소녀 아마노 토오코에 맞춰져있습니다. 여기에 토오코의 아빠(같은 체질), 엄마인 유이, 유이가 학창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 카나코 이렇게 3명이 또 하나의 <좁은문>을 이루고 있습니다. 데뷔작으로 인해 벌어진 일로 다시는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 코노하. 여기에 토오코 누나를 구할 수 있는 건 코노하 선배 뿐이에요!라고 말하면서 사악하나 짓도 서슴지 않으면서 코노하에게 소설을 쓰라고 강요하는 류우토. 그런 류우토 옆에서 조용하게 코노하를 도와주는 다케다. 그리고 코노하와의 사이가 자꾸 삐걱하는 고토부키. 그리고 이쿠타가와부터 1편에 등장했던 인물까지 나와서 완결편다운 캐릭터 총집합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고딕체의 독백형식의 내용이 등장합니다. 토오코의 엄마 유이의 글로, 유이가 카나코를 만나서 친하게 지내고, 토오코의 아빠를 만나지만 작가의 길을 접고 결혼해서 토오코를 출산하고, 카나코가 소설로 데뷔해서 성공하는 그런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죠. 편집자인 남편이 밤낮으로 일로 바쁘고 담당 작가인 카나코와 붙어있는 시간이 많을 수록 불안해지는 유이. 그런 그녀에게 토오코는 구원의 빛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토오코가 8살 나이에 부모 두 분은 교통사고로 사망합니다. 그리고 카나코는 <배덕의 문>이란 소설을 발표하는데, 그 내용은 하루라는 남성을 두고 유이코와 한 여성의 분노와 질투 그리고 독살을 다룬 내용이죠. 이 소설 내용의 독살이 토오코 부모의 죽음과 맞물리면서 하나의 미스터리 장치를 발현합니다. 미스터리에서 흔히 보이는 '과거의 살인(?)' 같은 거죠.

아무튼 <신을 대하는 작가>는 크게 4가지 좁은문이 등장합니다. 코노하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등장하는 <좁은문>과 토오코의 부모가 주인공인 <좁은문>, 류우토의 엄마 카나코가 쓴 <좁은문> 그리고 모든 좁은문의 모티브인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 이렇게 4개의 좁은문이 됩니다.

이젠 됐어 코노하 군. 잘 있어~ 라는 말을 남기고 등을 돌리는 토오코.
다시는 소설따위 쓰지 않을거야!라고 외치는 코노하.
언제나 옆에 있을게 라는 코토부키.
코노하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토오코가 남긴 <좁은문>에 끼어진 편지.

완결편 답게 캐릭터들이 그동안 분출했던 갈등이 전부 해결되는 내용입니다. 독자와 작가라는 입장을 이용한 미스터리 요소까지 들어갔으니 호하찬란한 고급 뷔페를 맛보는 기분입니다. 뷔페면서도 따로 노는 것이 아닌 하나의 통일된 일체감까지 줍니다. 7,8권 뿐만 아니라 그 전부터 투척했던 떡밥(복선)을 전부 회수해서, 빈 공간에 하나 하나 섬세하게 장식하는 장면은 그저 감동스러울 뿐입니다.좁은문을 하나하나 분해하는 코노하의 '외침'가 맞닿아 완결편 다운 절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에필로그. 어찌보면 여기서 '으악!' 소리칠 독자들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특히 전작들을 보고 지레짐작했던 독자들에게 마지막 에필로그는 그저 뒷통수를 해머로 사정없이 내려치는 내용입니다. 특정 캐릭터 팬들이 내지를 절규가 벌써부터 눈 앞에 선합니다. 나무아미타불~! 하긴 문학소녀가 즐겨쓴 미스터리 기법이 바로 서술트릭이었으니까요. 노무라 미즈키! 낚시질이 보통 선수가 아니에요. 시리즈물이란 점을 이용한 트릭-특히 독자의 기대를 배반하면 할 수록- 재밌습니다. 본편은 이걸로 완결이지만 단편집과 번외편이 남아있습니다. 이미 단편집은 1권 나왔고, 번외편은 며칠전에 발간됐더군요.

여담) 7권의 표지는 보면 볼수록 눈물샘을 자극하는 표지입니다. ㅠ.ㅠ

여담2) 내년부터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상영한다고 합니다. 소설에서만 성립했던 요소를 어떻게 화면으로 옮길지 걱정이 많이 듭니다.

여담3) 잊지않았습니다. ㅠ.ㅠ

평점 9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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