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고단샤
1992년 문고판 (사진)
우리말 출간중
오리하라 이치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도착 시리즈>중에 하나인<도착의 론도>가 드디어 우리말로도 소개되었습니다.(<도착의 사각> <도착의 귀결>까지 일단 도착 3부작으로 알려졌는데, 후에 <도착의 오브제>란 소설이 발매됨)오리하라 이치는 '서술트릭'을 주로 사용하는 작가로 우라니라 미스터리 마니아에게도 알려진 작가인데요. <도착의 론도>는 그런 오리하라 이치의 서술트릭 스타일을 잘 보여준 작품입니다.
처음 <도착의 론도>를 읽으면 단순히 야마모토 야스오라는 청년이 자신의 작품이 도작된 걸 알고 복수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종반에 '독자의 도전장'(이라고 해석해도 되겠죠. 쓰인 트릭을 알 수 있겠냐는 독자를 약올리는(?)문구가 들어갔으니까요.)을 보고 나면, 오잉? 독자=내가 '어디서' 잘못된 해석을 했는가 고개가 갸웃거리기 시작합니다. 중간 중간 약간 이상하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 확대해석(추리 또는 상상)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갈등하가 그냥 넘어간 부분도 기억이 나는 등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한켠으로는 어떤 트릭으로 독자를 깜짝놀라게 해줄지 기대감에 두근두근하기도 하죠. 그리고 나오는 해결은...............?
아마 해결을 보고 나서도 혼란스러운 머리로 '뭐야!'라고 외칠 독자들도 있을 겁니다. 아니면 '깔끔하게' 작가의 노림수를 전부 파악한 독자들고 있겠죠. 후자에 속한 독자들은 뭐 달리 설명할 필요는 없을 거고, 전자에 속한 독자라면 제가 이해한 입장에서 힌트를 드리자면 이 작품의 제목을 곰씹어 생각해보면 해답이 보이실겁니다. 도착은 arrival이 아니라 inversion이라는 사실은 간단한 것 같지만 매우 중요한 힌트죠. 또한 론도는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는 형태에 다른 형식이 끼어드는 걸 말하는데,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는 사실이 또한 중요합니다. 도착과 론도의 뜻을 한 번더 새기고 진상을 떠올리면 작가가 어떤 목적으로 이 소설을 썼을지 짐작이 갈 겁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모든 진실이 '깔끔명료'하게 끝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아마 이 부분에서 독자들의 평이 크게 갈릴 듯 합니다. 물론 저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요. 뭐 서술트릭 자체가 호불호가 심하다보니 부정적 반응은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겠지만요.
술술 읽히는 문장과 도작자와 원작자를 넘다드는 간단한(?) 이야기 속에 어떤 트릭이 숨어있을지 기대하고 봐도 좋을 소설입니다. 하지만 압권(?)은 마지막 후기로 들어간 '도착의 나날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서비스(?) 정신이 듬뿍 살아있어서 읽고 나면 어느새 히죽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경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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