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가도카와 문고
<빙과>는 국내에는 <인사이트 밀>로 이름이 알려졌을, 요네자와 호노부의 데뷔작으로 '가도카와 학원소설 대상 - 영 미스터리&호러 부분' 장려성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호타루와 치탄다를 중심으로한, 통칭 <고전부(古典部) 시리즈> 첫작에 해당합니다.
주인공 '오레키 호타로'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 주의입니다. 단, 어쩔 수 없이 해야할 일이 있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해버리자는 주의이기도 하죠. 그런 그에게 '고전부'가 폐부 위기에 빠졌으니 유령회원이라도 좋으니 가입하라는 누나의 강요편지가 도착합니다. 호타로는 누나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고전부에 가입하게 되고,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신입부원 '치탄다 에루'라는 여학생을 만나게 되는데요.............
소설 초반에는 일상 미스터리 계열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 호타로가 고전부가 홛동하는 교실을 '열쇠'로 열고 들어가니 그 안에는 이미 한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학생이 먼저 들어왔을 때는 교실문은 잠겨 있지 않은 상태. 그리고 그녀는 교실에 들어와 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 호타로가 열쇠로 열고 들어온 건 대체 어떡게 설명을 해야할까요? 이런 식의 일상 미스터리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학교 도서실에 언제나 같은 책을 서로 다른 학생이 빌려가서 하루만에 반납하는 이상한 이야기 등이 나옵니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에 호기심이 동하면 불 물을 안가리는 치탄다 에루라는 호기심 덩어리 소녀 덕택(?)에 호타로는 어쩔 수 없이 '설명(추리)'을 하게 되고 - 소위 말하는 명탐정 역이죠 - 그런 주인공의 설명에 감복한 에루는 호타로에게 자신이 조사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고전부에서 발간한 문예지 '빙과'라는 이름의 유래?
33년전 학교에서 있었던 사건?
에루가 어릴적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은?
등등의 내용을 호타로가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빙과>의 핵심이 되겠네요.
220 페이지 정도로 분량은 얆은 편이지만(장편이라기 보다는 중편에 가깝겠네요.) 요네자와 호노부의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수작입니다. 제가 즐기는 '의외성(반전)'이란 면에서는 점수를 짜게 줄 수 밖에 없지만, 전체적인 구성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이걸 발판으로 했으리라 생각하는, 단편으로 시작해서 장편으로 엮어가는 구성은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에서 정점을 이루더군요. 주인공 이외의 조연급 캐릭터들의 묘사들도 좋았고, 읽고 나서 흥분으로 가슴이 뛰는 그런 소설은 아니지만, 차분한 재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주인공의 심리가 미묘하게 변해가는 것이 사건의 진상-당시 그 인물은 어떤 심정으로 그 사건을 받아들였을까?-과 결부되어 하나의 '성장'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네자와 호노부는 '청춘 미스터리' 작가란 말을 듣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원래는 가도카와 스니커즈 문고로 나왔던 것을 - 삽화도 있습니다 - 나중에 일반 문고판으로 재출간 됐더군요. 시리즈 세번째 부터는 하드커버판 일반 단행본으로 나왔으니 (시리즈 4가 최신작) 나름 성공한 시리즈가 아닐까 싶네요.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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