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1일 화요일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



몽키 펀치 원작 <루팡 3세> 캐릭터와 <명탐정 코난>의 코난, 란, 모리 탐정 등이 같이 나와서 펼치는 콜러보레이션 애니. 루팡 쪽 캐릭터가 워낙 개성이 강해서 과연 코난 쪽 캐릭터와 잘 어울릴까 우려가 들었지만 걱정할 정도로 양측 캐릭터가 따로 노는 면은 없고 그럭저럭 재밌게 잘 어울려 놀도록 꾸며놓았다

란과 쌍둥이 자매같이 똑닮은 밀라 공주(성우가 호리에 유이였다..)가 나와서 '예상대로' 캐릭터 체인지가 이루어지는 장면은 그냥 웃길 뿐. 드레스 차림으로 발차기를 하는 란의 액션이 나올 거라 예상했지만, 그런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내 예상이 틀리다니!)

<루팡3세 VS 명탐정 코난>에서 제일 볼만한 부분이라면 역시 마지막의 해결파트겠다. 사건 설명 파트에서 제니가타(루팡3세쪽 캐릭터. 언제나 루팡 3세를 쫓다 닭이 되는 형사)에게 마취총을 쏘지만, 순식간에 잠에서 깨는 장면, 그걸 보고 모리 코고로로 변장중인 루팡3세가 코난을 대신해서 '입' 역할을 해주다가, 코난의 설명을 들으면서 사건의 진상을 깨닫는 장면, 그래서 코난과 루팡3세 둘이서 사건을 설명(?)하는 협력 장면은 재밌게 꾸며 놓았다.

단지 문제는 허접한 시나리오. 초반 사쿠라 여왕과 왕자가 죽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저기 범인은 아무개 뻔한데........대체 무슨 내용으로 1시간 40분동안 채울 건가요?' 라는 생각이 들텐데, 아니나 다를까, 얼마전 드라마로 나왔던 <33분>(제목이 맞나?)를 연상케 할 정도로 별 거 아닌 것 갖고 이리 늘이고 저리 늘이는 고무줄 시나리오가 압권(?)이었다. 시나리오만 더 재밌게 만들었어도 만족감은 크게 늘었을텐데, 그럼에도 요즘 허접한 완성도의 극치를 자랑하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 보다는 차라리 이쪽이 더 낫다. 어차피 코난 극장판도 미스터리가 사라진지는 오래전이니 차라리 인기 만화 캐릭터들이 모여서 소동에 휘말려서 노는 내용이 낫지 않나 싶다. <김전일 VS 코난> 극장판이 나오면 꽤 볼만할 듯한데 말이다. 최소 8명은 죽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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