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일 목요일

'문학소녀'와 더렵혀진 천사 - 노무라 미즈키

2007년 패미통 문고
우리말 출간중

이번에는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크리스틴, 라울, 팬텀!
라울이 되기를 원했던 팬텀. 라울 보다는 차라리 팬텀이 되기를 원했던 라울. 그리고 그 사이에 얽힌 크리스틴.

학창 시절 가스통 루루의 <오페라의 유령>을 읽고 전율했던 기억이 지금도 한켠에 생생하네요. 그래서 더욱 이번 <문학소녀>에 거는 기대가 많았고 결론적으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재미를 보여줍니다.


실종된 '유카'는 유명한 음대부속 고등학생으로 장차 오페라 가수가 되는게 꿈입니다. 발성이 별로 안좋았던 그녀는 어느날 '천사'의 도움으로 '천상의 목소리'를 얻게 되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서 많은 것을 희생해야만 했습니다. 친한 친구인 '나나세'에게조차 다 밝히지 못한 유카의 속사정. 그리고 유카의 실종. 유카를 찾는 나나세. 거기에 가세하는 코노하. 여기에 음악선생 마리야 케이치. 나나세의 친구 유카가 다니는 학교의 선생 카가미 쇼코. 나나세와 같이 도서실위원인 오미 시로. 이런 캐릭터가 등장해서 또 '다른 <오페라의 유령>'을 연출합니다.

<문학소녀 시리즈>의 특징은 은은하게 끈적이는 암울함입니다. 하지만 그 암울함은 희망이 없는 어둠이 아니라, 언젠가는 해가 뜰 새벽녘의 어둠입니다. 그래서 시리즈 첫작부터 지금까지 소설 속에서 다루는 사건이나 전개 내용, 그리고 진실은 전부 밝은 이야기가 아닙니다만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 같은 소설에 비하자면 새발의 피겠죠.) 새벽이 지나면 곧 아침이 듯이 주인공 코노하를 비롯해 등장인물은 미래의 희망을 갖습니다.

이번에도 전작처럼 한정된 인원을 갖고 모티브인 원전을 잘 비틀어놓은 구성이 알찹니다. 모티브가 되는 <오페라의 유령>을 설사 읽어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 알고 보면 더 재밌겠지만 - <문학소녀>의 재미를 해치지는 않을 겁니다. 더불어 3번째 작에서 이어지는 전체 시리즈 복선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더군요. 아무래도 다음작이 일종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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