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5일 토요일

보틀넥 - 요네자와 호노부


2006년신초사

장르는역시 청춘 미스터리입니다. 라고는 해도 미스터리 쪽 비중은 작은 편입니다.오히려 '청춘'과 '성장'에 관련된 이야기가 더 많죠.

'스와 노조미'가 추락사고로 죽은 지 2년이 지났다. 오랫동안 식물인간이었던 형의 장례식 날에 맞춰, 그녀가 죽었던 공원 안에 있는 절벽을 찾아간 '사가노 료'.지금도 절벽 밑에서 그녀가 손짓하는 듯 하다. 갑작스런 돌풍에 순간 중심을 잃은 료는 절벽 밑으로 떨어지고 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멀리 떨어진 벤치 위였다. 집으로 돌아온 료는 집의 초인종을 누른다. 하지만 현관문을 열고 료 앞에 나타난 사람은 비슷한 또래의 소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은 '사가노 사키'라고 하는데…….대체 료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평행 월드를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 사가노 료의 세계와 사가노 사키의 세계. 양쪽 세계는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료가 살던 세계에는 사키는 없고, 사키가 살던 시계에는 료가 없다. 두 남매(?) 료와 사키가 콤비가 되어 각각의 세계의 다른점을 찾는 도중 '스와노조미'를 다시 만나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됩니다. 대강 이런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판타지 소재를 사용하고 있어서 초반에 '뭐야 이건!'이라고 '순수'한 미스터리를 원한 독자라면 실망이 클 겁니다. 초반의 뻔한 설정은 그냥 눈감아 주죠.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는 지점부터는 빨려들듯이 읽혀서 정신차려보면 마지막 페이지라는 아우토반처럼 술술 잘 읽히는 책입니다. (잘 읽힌다고 좋은 소설이란 법은 없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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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틀넥>에서 다루는 미스터리 포인트는 사가노 료가 있던 세계에서 사고로 죽었다고 생각한 '스와 노조미'의 사인이 실제로는 사고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부분에서 시작합니다. 당시 목격자나 증언이 단순해서 '범인'의 정체는 바로 맞출 수 있습니다., 초반부터 등장한 여러 가지 복선과 두 세계에서 엇갈리는 것들을 잘 접목해서 '간단한 퍼즐'이지만 하나 하나가 찰칵 찰칵 들어맞는 재미가 있죠. 범인의 정체(?)가 좀 싱거웠다고는 하지만 압권은 마지막입니다.

잠시 얘기를 돌려서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도 전형적인 청춘 소설입니다. 하루 동안의 보행제를 통해서 캐릭터 간의 갈등이 해소되는 내용인데, 읽고 나면 정말 '청춘'다운 소설을 읽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보틀넥>은 <밤의 피크닉>을 읽고 나서 느끼는 느낌과 많이 다릅니다. 같은 청춘소설이지만, 접근 방법과 진행 방법에 큰 차이가 있죠. 특히 결말이 그렇습니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보틀넥>은 청춘의 어두운 부분을 더 부각한 '슬픈'소설입니다. 결말의 마지막 한 문장을 읽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을 정도로 아연했습니다.

'
아…….이렇게 되는구나'

청춘이란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죠 .때로는 좌절도 있고, 때로는 슬픔도 있습니다. 그리고 좌절한채로 영원히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청춘도 있습니다. 헤맑게 웃고 풋풋한 것만이 청춘이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2007년도<이 미스터리가대단해!> 12를 했던데데, 아마 미스터리 완성도 보다는 본인처럼 결말에 나오는 한 문장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더 많지 않았을까 싶군요. 비슷한 콘셉트인 청춘 미스터리 <사요나라요정>보다 <보틀넥>에 점수를 더 주고 싶군요.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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