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010년 우리말(랜덤하우스)
<추적자> <탈주자>에 이은 잭 리처 시리즈 최신작이다. 단, 앞선 두 편은 시리즈 1,2번째였지만, <원 샷>은 시리즈 9번째이다. 물론 중간에 3~8번째까지 시리즈를 뭉텅 건너뛰어서 불안하기도 하지만 실제 <원 샷>을 읽어보면 , 아니 <추적자>와 <탈주자>를 앞서 읽어본 독자라면 시리즈 순서는 크게 문제될 여지가 없다는 걸 때딸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작의 첫 시작은 저격장면이다. 정체불명의 저격수가 주차건물에서 무고한 시민 다섯 명을 '학살'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범인은 곳곳에 증거물을 남겨두었고, 곧바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의해 잡히고 만다. 구속된 범인은 '엉뚱한 사람을 잡아왔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다가 마지막에 '잭 리처를 데려다주세요'라는 말을 끝으로 묵비권을 행사한다. 한편 범인의 여동생은 오빠가 그런 일을 저질렀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가 변호사 선임을 하러 다닌다. 일련의 사건을 텔레비전으로 보던 잭 리처는 곧바로 사건이 일어난 도시로 찾아든다. 범인 '제임스 바'의 변호를 맡기로한 '헬렌 로댕'은 잭 리처의 방문을 환영하지만, 리처는 오히려 변호인 측 증인이라기 보다는 검찰측 증인에 가까웠다. 이유는 리처가 과거 헌병 수사관 시절 담당했건 살인사건의 범인이 '제임스 바'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주차건물에서 4명을 저격해서 사사한 제임스 바. 하지만 정치적 문제로 유야무야 묻혀버리고 제대한지 14년이 지나서 당시와 비슷한 사건을 다시 저지른 것이다. 여기에 증거까지 완벽하지 리처도 제임스 바의 범행를 전혀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플롯 자체는 비교적 쉬운 편이다. 물론 마지막 장에 가서 진상을 완벽하게 이해했을 경우에 한해서 그렇고, 초반에는 미스 디렉션 - 그것도 비교적 정교한 - 때문에 독자 역시 다른 풀장에서 개헤엄 칠 수 밖에 없고, 주인공 잭 리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번 뒤집힌 플롯은 안착하는가 싶다가 다시 뒤집히면서 그제서야 사건의 윤곽이 제대로 드러난다. <원 샷>에서 채택한, 복잡해보이지만 알고보면 간단한 플롯은 그야말로 교과사적인 플롯이다. 여기에 단서와 추측으로 사건의 플롯을 뒤집는 것은 잭 리처이고, 여기에 액션까지도 담당하니, 그야말로 군계일학이다. <원 샷>에서 아쉬운 점을 들자면 헬렌 로댕, 앤 야니, 프랭클린 등의 활약이 결국 조역으로 밖에 끝날 수 밖에 없는 리처라는 캐릭터의 우수성이다. 양날의 검. 사건의 획책한 자는 범인이지만, 사건의 열쇠를 쥔 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잭 리처. 그 점이 <원 샷>의 단점이다. 참 미스터리 장르로 따지면 거의 순수한 '하드 보일드'에 가깝다. 뭐 사족이지만...
어쨌든 변함없이 두툼한 분량에 빼곡한 활자가 들어선 잭 리처 시리즈인데, 역시라는 탄성이 붙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감으로 몰입되는 도입부와 곧바로 이어지는 사건의 전개는 그야말로 폭풍전개를 방불케 한다. 처음에는 사건에 개입하는 것에 소극적이던 리처가 점점 적극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그 속에서 결정적인 '동기부여'가 무척이나 '리처답다'는 말에 어울리다보니 그런 맛에 이 시리즈를 읽는구나라고 새삼 느낀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하지만 '냉정하게' '냉철하게' 말이다. 움직일 때는 움직이지만 기다릴 때는 기다릴 줄 아는 사나이, 잭 리처의 매력은 <원 샷>에서도 변함없이 빛난다.
여담) 잘 수 있을 때 자라. 참 가슴에 와닿는 말이다. 그러고보니 예비군 훈련이네, 군복만 입었다 하면 그렇네, 민방위네 하면서 다들 그렇게 병든 닭 마냥 조는 이유는 무척 간단했다. 비록 오랜 시간 군복무를 했던 것은 아니지만 군인이라면 가져야할 생존본능을 다들 머리가 아닌 가슴 속 깊숙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 잘 수 있을 때 자라.ㅋㅋㅋㅋㅋ 학창시절에도 항상 졸았던 것까지는 해석이 안되긴 하지만..........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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