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5일 수요일

카레이도 스코프~만화경의 현란(絢爛) - 노마 미유키


 2001년 하쿠센샤

 만화경을 소재로한 미스터리 만화입니다.  총 4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것은 사실상 본편과는 관계없는 것이라 제외)

 신참 그래픽 다자이너 '사이토 루리'는 자신의 일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다. 스스로 디자인한 레이아웃으로 새로운 제안도 해보지만 상사는 그저 정해진 규격에 맞춰서 하면 되는 것이라는 말 뿐이다. 애인은 현재 다니는 회사 사장의 아들. 애인은 자신이 팀을 구성하면 루리를 그래픽 디자이너로 넣어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루리는 자신의 실력이 인정받고 싶을 뿐이다.
 그러던차에 아버지가 강도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따로 독립해서 자취를 하던 루리는 급하게 집으로 돌아오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차가운 주검으로 변한 아버지였다. 동시에 '가가와'라는 만화경 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성이 루리를 찾아오고, 그를 통해 알게된 만화경으로 루리는 아버지가 단순한 강도살해를 당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이렇게 1화가 시작합니다. 미스터리 포인트는 왜 아버지가 살해당해야했는지입니다. 아무튼 아버지를 살해한 진법을 잡아서 사건을 해결하고, 가업을 이어 '만화경 제작자'로 거듭나기로하는 루리의 결단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어서 2화는 '가가와'와 함께 찾아간 부부 만화경 제작자의 전시회. 거기서 한 재수없는 만화경 수집가를 만납니다. 여러가지 안좋은 소문이 무성한 수집가의 초대를 받은 루리. 하지만 약속한 시간에 찾아간 수집가는 급한 일이라면서 루리를 내쫓는다. 그후에 수집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3화는 몇년전에 자살한 한 만화경 제작자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는 내용. 밝혀지는 단서가 참 절묘한 것이, 1화와 더불어 '만화경'이란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2화는 소재와의 연관성이 낮네요.

 마지막편인 4화는 기존 노선과는 달리 루리와 가가와 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등장한 가가와의 결혼할 상대로 보이는 한 여성때문에 루리는 마음이 흔들리지만, 그 여성의 부탁대로 '인연'이라는 테마로 만화경을 만드는데......

 주인공 사이토 루리가 극중반에 결혼과 인연에 대한 자료 조사를 위해 한 보석점에 찾아가는데, 그 가게의 이름은 'ROSE'더군요. 게다가 '그(!)' 캐릭터까지 그대로 등장합니다. (주얼리 커넥션 시리즈를 읽은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팬서비스)  이런 재밌는 요소도 있지만, 정작 주인공 루리가 오해하고 있는 요소에 대한 궁금증의 정체는 누가나 예상가능한 수준의 쉬운 난이도라는 게 단점이겠네요.  너무나 뻔한 이야기가 아쉬은 단편입니다. 1, 3화가 만화경이란 소재를 잘 활용해서 제일 마음에 들었고, 2화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면 4화는 그냥 마무리를 위해 넣은 '부록'같은 내용으로 보입니다.

 <애트모스피어> 단편집에서도 느낀 거지만, <카레이도 스코프>도 소재만으로는 좀 더 시리즈로 낼 수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간략하게 끝나는 걸 보니 좀 아쉬운 마음도 드네요.

(사족) 예전에 같은 제목으로 올린 포스팅은 '문고판' 이야기.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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