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3일 월요일

퍼즐게임 하이스쿨 6 - 노마 미유키



2002년 백천사 문고판 (해설 : 다카노 유미코)

SUBJECT4 판도라의 상자
오토바이 뺑소니 장면으로 시작하는 단편으로, 카즈키와 같은 반이자 연예인 지망생인 '쿠노 요코' 기다리던 CM촬영을 고사하고, 협박까지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결국 요코가 자랑하는 긴생머리를 잘리고 마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타조 같이 멍청한 범인과 그걸 잡아내는 다이치와 카즈키 콤비가 대비된다. 뭐 여기선 타조 같다고 비웃었지만, 내가 그 상황에 처하면 이성적 판단이 마비되어 더 멍청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콧 스미스의 <심플 플랜>은 명작이다. 추천작~ 아무튼 단편 자체는 평범.

PROBLEM2 꼼꼼한 시체
신문 기자 타쿠마의 의뢰로 모 건설회사에서 주도하는 뉴타운 회사에 알바로 잠입한 카즈키와 다이치. 하지만 사장이 모델 하우스 내부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어째선지 방에 소품으로 있던 고타츠와 이불은 장롱으로 옮겨놓은 상태. 다이치와 카즈키가 조사중이던 사건이 사장 살해 사건은 연결된다는 플롯이다. 범인의 정체보다는 why 고타츠와 이불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는가 하는 '트릭'과 관련된 미스터리가 메인디쉬.

SUBJECT5 봄바람과 함께
카즈키는 우연히 육교에서 자살하려던 여자(츠카다 하나에)를 살린다. 그런데 알고보니 다쿠마의 형과 아는 사이였다. 결국 다쿠마 집에서 여자를 관찰하고, 카즈키와 다이치까지 감시(?)에 동참한다. 그러나 사건은 이미 벌어진 후였다. 하나에한테는 한 살 연하 애인이 있는데, 부패한 시체로 발견된다. 부검 결고 꽃가루로 인해 대략 7일정 사망한 걸로 조사가 끝나고, 하나에는 당시 카즈키와 다이치의 감시(?)하에 있던 관계로 부재증명 완료.

범인의 정체와 트릭 보다는 연하 남자 애인을 둔 연상 여인의 심리를 그렸다고봐야할 단편이다. 재밌는 점은 겨우 '한 살' 차이에도 다들 벌벌 떨고 있는 것이다.이 단편이 연재된 시기는 1989년. 시대상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납득은 간다. 그리고 트릭. 트릭 자체는 괜찮지만 현실성 측면에서는 고개가 좀 갸우뚱하게 된다. 부검이 그 정도로 단순한 것일까? 흠, 부검을 해보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다.

SUBJECT6 싸우는 오리온 자리들에게
내성적인 미대지망 소녀 '히로오 나미야'. 친구 고즈에게게 자살하겠다는 전화한통을 남기고  모습을 감춘다. 남은 시간은 약 3시간. 단서는 '오리온 자리가 보이는 곳' 과연 카즈키와 다이치는 나미야를 찾아서 자살을 막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빨간 수영장의 비밀'에 이어서 초기 걸작 중 하나로꼽고 싶은 단편이다. 수영장 쪽은 동기와 트릭 사건 전개 여러면에서 수작이었다면, 이번 단편은 사건의 동기 - 결국은 남녀상열지사;;; - 등은 별로 볼 것이 없는데, 단 하나. 미스터리 만화는 이래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임팩트'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에 수작으로 꼽고 싶다. 탐정이 나와서 이런 저런 말 한마디 할 필요도 없이 '그림 한 장'으로 독자에게 사건을 제대로 어필하는 힘, 이것이야말로 영상과 활자 사이에 위치한 만화만이 갖는 강점이다. 백설이불여일견..ㅋㅋ

EXCERCISE4  도주경로
다이치네 아버지가 담당한 골동품 전시회가 도난사건으로 곤란한 지경에 빠진다. 덩달아 의기소침한 다이치. 도주차량은 검문대와 뒤쫓는 경찰차로 인해 사면초가였는데, 홀연 모습을 감춘다. 사람이건 자동차건 아무튼 소실 미스터리 장르라고 보면 되겠다. 트릭 자체는 꽤 간단하고 초반에 아예 해답을 다 보여준다. 상당히 대담한 단편이다. 하지만 미스터리 보다는 아들 다이치를 믿고 사람을 모아주는 다이체네 아버지 모습이 가장 인상적인 단편이다.

PROBLEM 3 별의 집
신문기자 다쿠마의 의뢰로 점술가로 고공행진중인 점술전문 빌딩에 '점성가'로 잠입한 카즈키. 그리고 경비원으로 위장취업한 다이치. 하지만 점술 전문점 '별의 집'의 주인장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엉뚱한 사건(?)만 해결하는 카즈키. 하지만 사건의 진실은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점집이라는 소녀적 취향이 다분한 내용을 아버지와 딸이란 관계에 비추어 상당히 씁쓸하게 풀어낸 단편이다. 하지 않아서 하는 후회와 해버려서 하는 후회. 뭐 그런 내용이다. 미스터리 자체는 평범해서 특기할 만한 것은 없다.

사실 이번 6권의 특징은 미스터리 보다는 그 이면에 숨은 '고민'이다. 범죄를 숨기기 위해 다른 죄를 저지르고 마는 어리석은 범인상을 그린 첫번과 두번째 내용은 약간은 특수한 경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연하 남자 애인에 관한 고민을 그린 '봄바람과 함께'.  사춘기 시절 자신이 갖지 못한 걸 갖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상대방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를 다룬 '싸우는 오리온 자리들에게'는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던지는 화두라면, '도주경로'는 부모에게 던지는 내용이다. 아들을 믿고 사람들을 모으는 다이치의 아버지, 다이치와 친하게 지내는 카즈키를 보면서 딸의 선택을 존중해주자고 미리 말을 주고받는 카즈키네 부모의 모습은 그야말로 부모로서 자식에게 가져야할 신뢰란 이런 것이다는 레퍼런스를 보여준다. 마지막 단편도 부모와 자식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면서 곁가지로 다루는 사건은 또 사춘기 소녀들에게 던지는 내용이다보니  결국 6권은 그런식의 통일성을 갖는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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