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5일 토요일

맛있는 살인사건 - 리타 라킨

2005년 원제 : Getting Old Is Murder
2008년 우리말 (오늘도 안녕하세요? 라는 제목으로 출간)
2010년 우리말 (좋은생각) 제목 변경 재출간

<맛있는 살인사건>은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1편이자, 등장인물 평균연령 70세 이상에 대부분이 할머니(아니 美老女라고 해야하나;;;;;)인 독특한 미스터리입니다. 1인칭 주인공=글래디스 골드(통칭 글래디)이면서 책 대부분은 할머니들의 '수다'로 되어있는 어찌보면 '시트콤'같은 분위기의 가벼운 미스터리입죠. 좀 유식한척 하자면 이런 걸 두고 '코지' 미스터리라고도 합니다.나이는 먹었고, 회색 뇌세포는 장기간 휴가중이긴 해도 어쨌든 치매는 아닌 '일반?' 할머니 주인공이 경찰은 상대해 주지 않는 사건을 독자적으로 조사한다는 내용이죠. 여기에 살인사건은 나오지만 분위기는 결코 무겁지 않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유머와 가벼움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70-80 나이 먹다보면 뭐 인생에서 무서울 게 있을까요? 볼 꼴 못 볼 꼴 다 봤을텐데요. (......) 게다가 작가의 이력도 눈여겨 봐야할 듯 합니다. 주로 드라마 극본에 손 대던 사람이더군요. 그래서 책은 '묘사'보다는 철저하게 '대화' 위주이고 등장인물 들의 성격도 대화로 나타납니다. 할머니들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다에 초장부터 질려버린 독자라면이 녀석과는 상성이 좋지 않은 겁니다. 이게 시리즈 물인데 벌써부터 그러면 안돼죠, 아무튼 스토리를 간단하게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일 전날 할머니 들이 돌연 심장마비로 죽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경찰은 자연사라고 판정내리지만 주인공 글래디 골드 할머니느 뭔가 석연찮습니다. 혹시 살인이 아닐까 싶어서 경찰에 얘기해보지만당연히 상대도 해주지 않죠. 그러다 동네의 미친 노인네가 쓰레기를 입에 머금고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글래디와 일당들(....)은 확신합니다. 평범한 사건이 아니라고 말이죠.

약 440 페이지 정도로 코지 미스터리 치고는 분량이 좀 됩니다. 대신에 본격적인 사건으로 돌입하기까지 약 200페이지 정도는 잡아먹습니다. 잡아먹은 그 페이지는 전부 왁자지껄 우스개소리 같은 잡담들이죠. 거기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핑크빛 로맨스까지 있으니 이건 뭐 없는 것 빼고 다 있습니다. 이렇게 분위기는 가벼워보여도 미스 디렉션도 있고, 의외의 범인도 있는 등 작가는 나름대로 많이 준비는 해놓았습니다. 물론 미스터리 골수 팬들한테는 무척 약한 '공격'이었다고 해도 말이죠. 어차피 코지 미스터리 대부분은 여자를 주인공으로한 아마추어 탐정과 신변잡기저긴 일상이야기를 더한 음식 - 빵, 과자, 차 등등 - 이야기에 부담없이 손에 쥐고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접근성이 생명이다보니 알면서도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예의가 아닐겁니다. 그것이 장점이자 한계라고 해도 말이죠.

참고로 할머니 탐정하면 생각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제인 마플'이 등장하는 미스터리는 코지 미스터리가 아니라 '본격' 미스터리에 가깝습니다. 본격 중에서도 안락의자탐정물이죠. <맛있는 살인사건>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죠.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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