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7일 월요일
폭풍의 언덕 살인사건 - 하라 치에코
2009년 분카샤(호러M문고)
이번에 소개하는 녀석은, 1972년도에 데뷔한 하라 치에코의 2001년도 <폭풍의 언덕 살인사건~와키 다카시 사건수첩> 단행본의 문고판입니다. <나카요시>라는 잡지 (일본 순정만화 쪽에서 유명한 잡지입니다.)에서 주로 로맨스 물을 다루던 작가였는데, 나중에 호러,서스펜스,미스터리 쪽에도 손을 대곤 했는데 <폭풍의 언덕 살인사건>도 그런 와중에 태어난 녀석입니다. 350페이지 정도로 살짝 두툼한 느낌의 만화책인데 문제는 단편이 총10편이 수록되었습니다. 편당 약 35페이지 정도 분량이 되죠. 정말 멋드러진 단편 미스터리는 페이지 수에 구애를 받지 않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녀석은 페이지 수만 잡아먹는 나무파괴범입니다.
단편 초반에 범인의 심리를 짤막한 문장으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대로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의 정체는 대놓고 알려줍니다. 동기도 초반에 알려줬고요. 그리고 그냥 잡힙니다. 끝. 응? 이걸로 끝입니다. 분명 작가의 말을 보면 '추리소설과 TV드라마 서스펜스물을 좋아했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좋아하면 이런 허접한 완성도가 탄생하는 건지, 이거야말로 진정한 미스터리입니다. 그나마 표제작인 '폭풍의 언덕 살인사건'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이다가, 마지막에 수록된 '벽촌 살인사건'이 그야말로 눈물나게 반가운 '제대로된' 미스터리입니다. 앞서 수록된 것들이 워낙 허접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범인과 사건의 진상을 틀렸을 때의 놀라움! 어이 작가, 당신도 이렇게 제대로된 녀석 만들 수 있잖아!! 사건 자체는 평범한 건 같지만 독자를 상대로 미스 디렉션으로 이끄는 수법은 서술트릭과 방식과 그대로 일치하는 단편입니다. 그래서 더 화가 나는 단편이가도 합니다. 왜냐하면 끝까지 허접했더라면 점수 주기도 편했을텐데 일말의 가능성을 보이고 끝나버리니 뒷끝이 영 찜찜해서 말이죠.그래서 마지막 단편만 5점, 표제작 3점, 나머지는 전부 1점....으로 매겼습니다. (.......)
사족) 탐정역이라고 하기엔 참으로 민망한 캐릭터이지만 어쨌든 주인공 '와키 다카시'는 미스터리 작가이고, 여주인공 사토미는 담당편집자라는 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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