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일 목요일

철서의 우리 - 교고쿠 나츠히코

1996년 고단샤 노블즈(1권) (사진)
2001년 문고판 (1권)
2005년 분책문고판 (4권)
2010년 우리말 (손안의책) 상,중,하


<철서의 우리>는 통칭 <교고쿠도 시리즈>(1) 4번째에 해당하는 녀석으로, 참 오랜만에 나온 시리즈 최신작입니다. (일본에서는 한참 앞서서 출간중이지만) 이 녀석이 나온다는 얘기를 제작년부터 들었던 것 같은데 이러다 안 나오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우여곡절 끝인지 예상된 수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권이 더 늘어서 총 3 권으로 나오기에 이르렀죠.

아무튼 일반 추리소설로 보기에는 분량부터 압도적인 녀석인데, 이번에는 내용까지도 압도적입니다.책 관련 의뢰를 받은 교고쿠도 부부를 따라서 하코네로 놀러가게 된 세키구치 부부. 하지만 그곳에서 뜻밖의 인물들을 만나기도 하고, 살해당한 스님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단순한 부부동반 나들이가 하코네 승려 연쇄살인사건과 관련되는 내용으로 바뀝니다. <철서의 우리>는 간단하게 보면 뭐 그런 내용이죠. 다만 이 안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가 불교 - 선과 깨달음 - 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보니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의문을 갖게 합니다. 이거 내가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것인지, 불교 소설을 읽고 있는지 하고 말이죠. 뭐 나중에 나중에 가면 그 모든 것이 결코 허튼소리가 아니게 됩니다만, 결말을 알기 전까지는 모르죠. 물론 독자 중에는 '작은 깨달음'을 얻어서 사건의 진상을 '크게 깨닫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건 개인차가 심해서 뭐라 표현할 수가 없겠네요. 게다가 '말'로 하면 그건 깨달음이 아니라 그냥 '문자'에 불과하니까요. ㅋㅋ


사실 이번작에서 교고쿠도의 파괴력(?)은 좀 약합니다. 그래서 막판 클라이맥스도 한참 뒤에 가서야 나오고, 기존과는 달리 교고쿠도의 장광설도 적습니다. 기괴한 살인도 없고 밀실도 없고 요괴도 없습니다. 게다가 분량은 시리즈 최강(철서의 우리까지에 한해서 볼 적에)인데 교고쿠도 활약은 그에 비해 적은 편이어서 재미가 떨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철서의 우리>를 전 처음에 '원서'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우리말로 다시 읽었는데, 이때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철서의 우리>를 원서로 읽던 당시의 나는 '진짜' 나가 아닌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우리말로 봐도 멍스크 자진사퇴하는 소리인데, 이걸 내가 원서로 읽었다고? 장난하는 거지!!!!!!!? 라는 심정이었습니다. OTL

(1) 작가 스스로는 교고쿠도 시리즈라고 불리우는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교고쿠 나츠히코 스스로는 '그 시리즈'라고 지칭한다고도 한다. 위키피디아 기준으로 '백귀야행 시리즈'로 분류하고 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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