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0일 화요일

아시야가의 전설 - 쓰하라 야스미


(문고판 표지)


(단행본 표지)

(출처 : www.amazon.co.jp )

1999년 슈에이샤
2002년 문고판
2009년 우리말 (비채)

소리 소문 없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쓰하라 야스미의 책이 벌써 세 권이나 된다. <루피너스 탐정단의 당혹>을 시작으로 본서 <아시야가의 전설> 그리고 <루피너스 탐정단의 우수> 이렇게 3권이다. <루피너스 탐정단의 어쩌구 저쩌구>는 미스터리(추리소설) 장르에 속하고, 여기서 소개할 <아시야가의 전설>은 미스터리 보다는 호러 쪽에 가깝다. 아니 호러보다도 '환상' 소설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일단 총 8 개 단편이 수록되었는데, 첫머리를 장식하는 '반곡 터널'이란 녀석은 분량이 매우 짧은데(쇼트쇼트) 이 녀석을 제외한다면 7편 정도가 제대로 실린 단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 단편을 일괄적으로 정리하자면,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루와타리=작중 화자 나와 소설가 백작, 이 두 콤비가 조우한 약간은 괴이하면서 호러스럽기도 한 반면 미스터리어스한 맛도 은은하게 곁들여진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대충 뭉뜽그린 것이다보니 정확하게 맞지 않기도 하겠지만 대충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정 궁금한 분은 직접 읽어 보시길.

사실 이 책의 원제목은 <아이샤 가의 몰락(일본 원서에서는 붕괴)>인데, 우리말로 나오면서 몰락을 전설로 바꾸어 버렸다. 기담집이네 환상틱하네 하면서 그런 분위기를 제목에 드러내놓기 위해 몰락을 전설로 바꾼 건 아닌가 싶은데, 그러면서 표제작이자 두번째 수록된 '아이샤가의 몰락'은 그대로 몰락으로 표기해 두었다. 아무튼 '애드거 앨런 포'의 '어셔가의 몰락'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서, 아이샤 발음만 놓고 봐도 쓰하라 야스미가 따왔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제목만이 아니라 포의 기괴환상스런 분위기도 같이 빌려왔는데, 제법 잘 흉내낸 것이 일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말로는 나온지 얼마 안된 최신 일본 소설이겠지만 실제는 약 10 년전 소설이다. 10년전에 쓰여진 (단행본이 10년전 발간이고 연재나 그런걸 따지면 실제로는 더 오래된 소설이지만) 것 치고는 지금 읽어도 꽤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다. 2006년에 사루와타리와 백작 콤비가 재등장하는 속편이 일본에서 발간되었는데, 그 제목이 <피카르디의 장미>다. 아직 문고판으로는 나오지 않은 듯 한데, 만약 나온다면 우리말로도 속편까지 소개되진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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