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5일 월요일

항설백물어 - 교고쿠 나쓰히코

1999년 가도카아 쇼텐
2002년 중앙공륜신사 C노벨즈
2003년 고단샤 문고판
2009년 우리말 (비채)

<항설백물어>는 에도 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돈을 받고 원한을 해결해주거나 하는 모사꾼(소악당)들의 활약을 그린, 약간은 괴이하면서 미스터리어스한 시리즈 물입니다. 본서는 시리즈 첫 작으로 총 7 개 단편이 수록되었고, 이어서 <속 항설백물어>(2001년), <후 항설백물어>(2003년), <전 항설백물어>(2007년)까지 발간됐습니다. 아, 물론 일본 얘기입죠. 이 중에 시리즈 3번째에 해당하는 <후 항설백물어>는 130회 나오키상 수상작이 됩니다. 나오키상 수상작이다보니 아무래도 우리말로도 최소한 여기까지는 소개되지 않을지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만, 어른들의 사정(?)이란 것도 있다보니 뭐라 확신하기에는 또 애매하네요. 아무튼 이 시리즈는 인기를 끌어서 만화판, 드라마판까지 등장했습니다.

일단 각화는 독립된 내용이고, 마타이치를 비롯한 몇 명의 캐릭터들이 레귤러로 등장합니다. 스토리는 일단 단편의 주연급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괴이한 일을 겪으며 사건이 발생합니다만, 이 모든 것은 '의도된' 내용이라는 것이죠.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런 식인데, 그 안에는 인간의 탐욕과 애증이 교차하면서 처음부터 계산된 플롯으로 진행되는 스토리와 마무리의 합리적인 설명은 미스터리 카테고리에 넣기에도 충분하죠. 이 세상에 괴이한 일은 없는 거죠. 인간이란 존재야말로 괴이의 원초인 겁니다.

단지, 미스터리에만 초점을 두자면 <항설백물어>는 마니아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참 부족합니다. 레귤러 캐릭터들은 뻔하고, 어느 정도 패턴을 학습하게 되면 '예상가능'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마무리가 아니거든요. 뭐 이 점 때문에 <교고쿠도 시리즈> 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얻어도 저는 거기에 반론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초점을 살짝 비틀어서 접근하면 아기자가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여담) <원한해결사>라는 만화와 비슷하다고 하기에는 좀 거부감도 들긴 합니다만, 이 만화를 재밌게(?) 본 분들이라면 <항설백물어>도 조심스레 추천해 봅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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