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3일 화요일

카의 복수~괴도 뤼팽 - 니카이도 레이토



2005년 고단샤 (미스터리 랜드)

<카의 복수~괴도 뤼팽>은 서문에서, 프랑스 고서점에서 찾은 (카의 복수)를 아이들이 읽기 쉽게 편역했다는 작가 '니카이도 레이토'의 말을 '믿고 싶을' 정도로 <괴도 뤼팽 시리즈> 분위기를 제법 잘 살리려고 노력한 미스터리입니다. 물론 작가의 말은 '거짓말'이죠. 이미 어른이 된, 뤼팽 팬이라면 그런 책이 있을 리가 없다는 걸 다들 알겁니다. 이성은 그렇게 판단하지만, 감성은 그런 숨겨진 책이 나온다면 좋겠다! 라고 생각은 하겠지만요.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에이글 성'을 무대로 이집트의 보물과 복수를 획책하는 미이라 남자가 등장하고 여기에 뤼팽이 엮여서 밀실살인의 트릭을 풀고 진범을 밝힌다는 내용입니다. 밀실만 5번이 등장하는데, 이 중에 2개씩은 같은 것이라 한데 묶는 다면 전부 3개가 등장합니다. 여기서 다시 두 개는 같은 방식이니 결론적으로 2개의 밀실 트릭을 다루고 있는데요, 난이도는 어렵지는 않습니다만 어른, 아이 부담없이 받아들이기 괜찮은 트릭입니다. 물론 죽어나가는 사람들 머릿 수가 좀 되는데, 복수가 어떻고 하면서 살인이 나오는 소설을 자식한테 읽히기 싫어하는 부모가 아니라면, 아이들도 꽤 가슴 두근거리면서 읽을 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뤼팽 시리즈> 팬픽이면서 분위기를 잘 살린 점은 분명 플러스 요인이 되겠지만, 미스터리를 즐겨 읽는 독자 입장에서 살펴보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밀실 자체의 착안점은 괜찮은 편이지만, 전체 플롯이 너무 안일하게 그려졌습니다. 총 320페이지 정도의 책인데, 잔뼈가 굵은 독자라면 100페이지 정도 부근이면 대강의 플롯과 진범 구도가 그려질 겁니다. 그 정도로 고전 미스터리의 '정형적 요소'가 많이 등장합니다. 물론 황금기 미스터리의 대표적인 요소를 한 데 묶은 것 자체가, 작가가의 노림수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고전을 살리면서 좀 더 현대적 해석을 곁들였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그럼에도 어릴 적 이런 스타일의 책을 가슴을 졸이면서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데, <카의 복수>는 그점 하나만으로 점수를 받을 가치가 있죠.

배경은 프랑스이고 등장인물 대부분이 프랑스 사람이다보니 우리말로 나온다고 해도 큰 위화감은 없을 듯 합니다.

여담) 처음 '카'의 복수라고 해서 '딕슨 카'를 떠올렸는데, 실제 소설에서의 카는 '이집트' 고대 종교와 관련있는 그 '카'입니다. 하지만 작중에서 쓰인 트릭과 밀실을 보면 작가가 일부러 '카'라는 이름을 채용했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특히 모 트릭이 카의 대표작인 모 소설과 일맥상통하거든요.

여담2) 니카이도 레이토는 이미 <명탐정의 초상>이란 단편집에서 '아르센 뤼팽'을 주인공으로 한 팬픽을 쓴 적이 있습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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