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4일 일요일

미얄의 정장 6 - 오트슨

2009년 시드노벨

원래 이 소설은 <미얄의 추천 시리즈> 6번째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제목은 바뀌었는데 - 추천에서 정장으로- 뒤에 붙은 넘버링은 순서대로 6이 됐더군요. 누가보면 <미얄의 정장>이라는 시리즈의 6번째 이야기인 줄 착각할지도 모릅니다. 편집부 측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만, 아마 그냥 기존 독자들이 알기 쉽도록 6이라고 붙인 걸로 추측 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넘버링은 리셋해서 새롭게 시작하는 편이 더 알기 쉬웠지 않나 싶군요. 아무튼 지엽적인 얘기는 이쯤에서 쳐버리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5권이 발간 된 것이 작년 12월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0개월 후 나온 것이 본서인데, 시간이 꽤 오래걸렸죠. 3권에서 4권은 두 달, 4권에서 5권은 넉 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4권은 조잡하고 어색한 비문 투성이 문장을 보면서 너무 급하게 나왔고, 5권은 플롯을 좀 더 가다듬고 나왔어야 하지 않았나 싶었던 단점들이 이번 6권에서는 크게 찾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군데 군데 비문은 귀엽게(?) 남아있긴 합니다. (전문가들이 찾으면 더 나올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그 동안 불만스러웠던 플롯이 이번에는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 확 와닿을 정도로, 발매 텀이 길어졌지만 작가가 그 동안 결코 놀고 먹은 것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행 방식은 이번에도 1인칭 주인공 시점입니다. 중학교 3학년 생인 '나'에게는 여동생이 있'었'습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1년전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노란 비옷'을 입고 집을 나간 후 그대로 행방불명이 되었기 때문이죠. 오늘은 여동생이 사라진지 딱 1년이 되는 날로, 나는 친한 친구와 함께 여동생을 달래기 위한 제사를 준비합니다. 제사가 끝났을 때, 집 초인종 소리에 현관 문을 열어본 나는 묘령의 소녀와 마주칩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죠. 1년전 사라졌던 여동생과 똑닮은 차람의 노란 비옷을 한 소녀. 나는 묻습니다.

'너는 누구지?'

'누구긴, 네 여동생 미얄이다. 오빠'

아무리 봐도 여동생 행세를 하는 미얄이라는 소녀를 보고 부모님은 여동생이 돌아왔다고 좋아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죠. 결국 나는 미얄이 가짜라는 증거를 찾기 위해 결국 1년전 행방불명된 여동생을 찾으러 조사에 나섭니다. 과연 내가 원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이번 작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거짓의 론도' 정도가 되려나요? 1년전 사라진 여동생의 행방이란 주제 안에서, 여우와 꿈에 관련한 에피소드가 첨가되고 이것 들은 서로를 속고 속이는 장치가 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적당한 복선과 회수 그리고 비틀기를 통해서 미스터리적 재미도 놓지지 않고, 지뢰 묻듯이 잘 묻어 놓았더군요. 이 밖에도 라이트노벨을 즐겨찾는 독자를 위한 마니아성 '코드'도 적절하게 심어놓았습니다. 이번에는 '여동생'을 활용했더군요. 물론 미얄이라는 '시건방진' 여동생이라는 점이 난제라면 난제겠군요.

어쨌든 오랜만에 나온 신간인 만큼 기대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재미를 선사해줬습니다. 앞으로도 이 정도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미얄 시리즈>는 국산 라이트노벨계에서 오래도록 이름을 남기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과연 이런 스타일을 우리나라 라이트노벨 독자들이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보니, 가시적인 판매량이 어떻게 되는지를 모르겠군요. 저는 장르 불문하고 미스터리 양념을 적절하게 넣으면 무조건 '오케이'인 독자거든요. 이번 권을 봐서는 작가도 노선을 어느 정도 잡은 듯 합니다만, 다음 권에 가서 확 '깨는' 전개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 방심은 금물이겠죠?

여담)

이번에는 특이하게 초회한정판이라고 해서 '드라마CD'가 동봉됐습니다. 뭐 시드노벨 콘셉트 자체가 철저하게 일본 라이트노벨을 벤치마킹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정이긴 합니다만, 제목은 <소녀탐정 미얄~살인 드라마CD 사건>이라고 되있더군요. 오호~ 소녀탐정이라니, 역시 구미가 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 장의 드라마CD 안에 한 장의 살인드라마CD가 섞여있는데, 이걸 찾는다는 간단한(?) 내용입니다. 해결책은 총 세 가지가 제시됩니다. 청취자 입 맛에 맞게 적당한 녀석으로 고르면 됩니다. ^^ 내용 자체가 원작과 등장인물 빼고는 상관없다보니 이 부분에서 실망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이런 식의 적당히 유머스런 내용도 괜찮네요. 뭐 나중에는 원작의 외전식으로 오리지널 스토리를 가미한 드라마CD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나온다면 좋겠습니다.) 참, 성우는 박일, 정미숙, 이용순 등이 나오는데, 연기와 캐릭터 매칭등은 처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꽤 맘에 들었네요.

여담2) 드라마 CD는 '공짜'가 아닙니다. 동봉판은 일반판-소설만 있는-보다 3천원 정도 비쌉니다.

평점 7 / 10

댓글 1개:

九十九十九 :

ㅋ 미얄의 정장 재밌죠. (아 저는 이글루스의 문학미청년쨩입니다ㅋㅋ)
평점이 높은 걸 보니 아주 재밌게 보신 것 같네요. ㅎㅎ 저도 잘 봤어요.

그런데 라블루걸님 G메일 계정 쓰시나용? 조만간 메일 하나 보낼 거 같아서요ㅋ 별 건 아니고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서 좀 여쭙고 싶은 게 있어서ㅋㅋ 덧글 같은 걸로 쓰긴 좀 길어질 거 같아서 메일로 보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