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개봉
학교를 배경으로, 체육 시간 동안 빈 교실 안에서, 학생 한 명이 사체로 발견 됩니다. 발견자는 죽은 학생의 앞자리에 앉은 유승호(극중 이름은 기억에 없네요.) 깜짝 놀란 승호 앞에 같은 반 여학생, 일명 커튼 마녀라고 불리는 다정이가 나타나죠. 승호는 자기가 저지른 짓이 아니라 항변하고, 다정이는 물론 믿어줍니다. 그녀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마니아'라는 설정입니다. 그래서 지문도 채취하고, 폴라로이드로 사진도 찍고 하면서 본격적으로 '추리영역'에 들어서려는 듯 보이려는 찰나........
극은 거기서 끝납니다. 아니, 뇌세포 역할은 거기서 역할을 다하고 바통은 근육세포한테 넘어가고 맙니다. 극중 캐릭터들은 쉴 새 없이 뜁니다. 영화 전체 러닝타임은 약 90 분, 그러나 엔딩이나 오프닝 제외하면 실제로는 80분 정도인데, 이 중의 3분의 2가 뛰고 또 뛰는 뜀박질입니다.
초반에 채취한 지문은 온데 간데 없고, 여기까지는 이해 해 줄만합니다. 컴퓨터실 잠입과 핸드폰 전송까지도 그렇다고 치죠. 유승호 연기가 손 발이 오그라 드는 것 까지도 참을 수 있습니다. 원래 '추리'라는 콘셉트만 제대로 살렸다면요.
그러나 극은 진행할 수록 산 너머 산으로 갑니다. 사공이 두 명인데도 산으로 갈 정도이니 이건 한 두 명만 더 있었다면 아주 안드로메다로 갈 기세더군요. 마지막 마무리는 정말 감탄스러웠습니다! 이건 두 고삐리의 청춘 로맨스 물이었냐!! 라는 생각만 남더군요. 포스터 광고문구 '리얼타임 두뇌게임'은 바꿔야 합니다. '리얼타임을 표방한 육상게임 속에서 피는 손 발이 오그라드는 로맨스'로 말이죠.
아마 이 영화는 당초에는 <소년탐정 김전일>을 의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각본가와 마지막 오케이 사인까지 넣은 프로듀서인지 감독인지 전부 제정신으로 만든 영화는 아닐 듯 합니다. 정말 추리의 '추'자라도 알았다면 이런 식으로 끝내지는 않았을테니까요. 최소한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ㅠ.ㅠ 그래도 시도 자체는 좋았습니다. 시도만 좋았다는 게 문제겠죠. 앞으로도 비슷한 장르의 영화가 나온다면, 제발 '벤치마킹' 제대로 해서 만들기를 바랍니다. (차라리 각본의 기본적인 추리 얼개는 <경성탐정록>의 작가 한상진에게 맡겼더라면 이 지경까지는 아니었겠죠. )
여담) 유승호 연기는 발로 했지만 귀엽긴 하더군요. (.......) 그래서 +1점
여담) 포스터 교복이나 영화 개봉 전에 광고성 교복입은 캐릭터 사진에 낚인 분들(저를 포함)에게는 그저 애도의 묵념을.......
평점 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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