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고단샤 파랑새 문고
2008년 고단샤 문고판 (사진)
<명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의 사건노트 시리즈> 4번째 작품입니다. 원래는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의 <파랑새 문고>라는 브랜드로 출판됐던 아동용 미스터리입니다. 그런 원본을 불필요한 히라가나 표현 등을 한자로 바꾸어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바꾸고 일러스트를 일신해서 제작년부터 문고판으로 새롭게 출간중입니다. 1년에 2권밖에 나오질 않아서 출판속도는 느리지만 이쪽이 깔끔하고 보기도 좋아서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말은 그렇지 않지만 일본어 책 읽다보면 한자가 없이 히라가나로 '도배'한 책은 오히려 읽는 속도가 나오질 않습니다.)
아무튼 현재까지 문고판으로 나온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그리고 다섯명이 사라진다>
2. <망령은 밤에 걷는다>
3. <사라진 소세이 섬>
큰 키에 건망증 증세의 '자칭' 명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와 탐정의 '자칭' 보호자 담당 아이, 잔소리 담당 마이, 사육 담당 미이, 쌍둥이 세자매(합쳐서 아이마이미이)가 함께 겪는 '미스터리'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본 테이스트는 '본격'에 가깝습니다. 대신 아동용에 맞게 '잔인한' 장면(스토리) 등은 거의 나오질 않습니다. 하긴 초등학교 1,2학년 애들에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고 소감을 말해보라고 하면 좀 그렇겠죠? (요즘 애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어릴 적 기준으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공포 그자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4번째 <마녀가 숨은 마을>에서는 초판당시 '삭제된' 부분이 있다고 하더군요. 사건이 전부 밝혀지고 단 하나 밝혀지지 않은 사건이 있는데 그에 관한 내용이 초판에는 실리지 않고 작가 홈페이지에 따로 실렸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 부분을 이번 문고판에는 복원해서 전부 수록했다고 합니다. 잘린 부분을 보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집니다.' 전작과는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정XXX+X인+암XX+X인XX+X화+XX로 이어지는 미스터리 팬에게는 '익숙한' 소재겠지만 아무래도 8-9살 되는 아이들에게 이런 소재를 들이대기에는 편집부도 안 좋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건 이것대로 웃긴 것이 같은 출판사의 <소년 매거진>이란 주간만화잡지에서는 당시 한창 인기리에 <소년 탐정 김전일>이 연재되던 시기입니다. 92년부터 연재시작했으니 꽤 됐죠. 그리고 이 <소년 매거진>은 초등학생, 청소년은 물론 어른까지 읽는 그런 잡지입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추측은 '파랑새 문고'라는 브랜드가 갖는 성질상 '그런 요소'는 좀 어울리지 않으니 빼기로 하자! 라는 결론을 내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맞으면 좋고 틀리면 말구요.)
아무튼 <마녀가 숨은 마을>의 기본줄기는 쇠퇴해가는 시골마을의 부흥을 위해 '추리게임'을 선보이기로 하는데, 여기에 잡지사 기자와 명탐정 와트슨 세자매가 참가하고 '마녀'라는 수수께끼 인물과 마을에서 20년전 일어났던 실종사건 그리고 복수가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시리즈 첫작이 예상 밖의 재미로 높은 점수를 줬다가 2,3번째는 약간 기대이하였지만 이번 4번째에서 역시 이 맛에 하야미네 가오루의 책을 읽는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마녀의 정체와 목적, 밀실의 온퍼레이드, 한정된 인원과 공간, '관'의 주인에게 숨겨진 비밀, 과거의 사건 등이 마지막에 하나로 엮여서 진실을 드러내는 구성이 '간결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아동용이라 많이 '순화'해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만, 만약 이걸 일반 버전으로 만들었다면 '겁나게 피 튀기는' 그런 미스터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평점 7 / 10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