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8일 금요일

연꽃 들판에서 - 모리야 아키코

2005년 도쿄소겐샤 (미스터리 프론티어)

모리야 아키코는 '아유카와 데쓰야 X회' 수상으로 데뷔한 작가입니다. 데뷔작이 아마 <겐지 모노가타리>와 관련한 일본 시대극 미스터리였을 겁니다. 아무튼 여기서 소개하는 <연꽃 들판에서>는 현대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게다가 장르는 읽기 쉬운 '일상' 미스터리입니다.

한 지방 소도시, 거기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한적한 도서관을 배경으로 잡았습니다. 도서관에서 근무한지 얼마 안되는 신참 사서 '후미코'라는 젊은 여성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그려집니다. 총 5 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는데, 각 단편에는 입춘, 동지 등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가 들어갔습니다. 약 1년간 도서관에서 벌어진 사소한 미스터리가 등장하죠. 주인공과 상사 2명해서 총 3 명의 사서가 등장합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도서관에 자꾸 숨어드는 이유
상당한 고가의 미술 화보책을 훔쳐간 범인 찾기
도서관 분류코드를 무시한채 장서를 이리저리 뒤섞어 놓은 이유

등의 도서관에서 있음직한 일상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책'을 사랑하는 '이상형' 사서 캐릭터까지 곁들여져서 책 마니아+도서관이란 키워드가 가슴에 꽃힌 독자라면 참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단지, 소설에서 그려진 사서가 너무 이상적으로 그려져있다보니 현실과의 갭 때문에 읽는 동안 좀 곤혹스러웠습니다. 그동안 제가 겪은 사서가 속물스러워서 그 차이가 더 심하게 느껴진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속물 사서가 개인적으로는 납득이 갑니다. 사서도 사람이니까요.)

영문으로 된 원서를 이리저리 섞어 일종의 '암호문'을 만들어 의사소통을 하는 내용이 나오는 내용은 '암호 미스터리'로서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특별한 다편을 제외하면 미스터리 강도는 낮습니다. 일상 미스터리란 장르가 아무래도 '충격적인 면'에서 상당히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죠. 따라서 '공정한' 단서와 논리로 짜임새있게 만들어야 미스터리로서 고평가를 얻을텐데 이 부분이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연꽃 들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순수한 미스터리적 재미로만 본서를 읽는다면 실망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겁니다.

이 책은 책을 사랑하고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특히 '도서관'이란 곳을 자주 찾아본 적이 있는 그런 독자가 읽어야 합니다. 위 조건이 전부 일치했을 때 '즐거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스터리를 주보다는 부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꽤 만족스런 독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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