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쇼콜라
1995년 고단샤 문고판
2006년 창원추리문고 (사진)
유즈키 소헤이 시리즈 2번째 장편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전편 <그녀는 아마도 마법을 사용한다>에서 유즈키 소헤이는 딸래미 가나코와 호주로 여행가자는 약속을 하는데, 호주가 아닌 스키장에 놀러갑니다. 거기서 뜻하지 않게 20년만에 고등학교 동창생이었던 '우즈키 미카코'를 만납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그녀의 미모에 홀린(?) 유즈키는 미카코와 짤막한 잡답을 나누고 헤어집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유즈키는 묘령의 여성의 전화를 받습니다. '하야카와 케이'라고 밝힌 여자는 미카코의 조카였으며, 미카코가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케이는 유즈키에게 찾아와서 뜻밖의 말을 합니다. 그 내용은 미카코가 딸인 리사에게 '자신에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유즈키와 상담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리사는 엄마가 살해당하고 정신이 없다가 그 말을 기억하고 케이랑 얘기를 나누었고, 케이는 결심을 하고 유즈키에게 전화를 건 거죠. 이렇게 해서 20년만에 조우한 첫사랑이었던 미카코를 죽인 범인을 찾아 유즈키는 또 다시 방황을 합니다.
미카코가 리사에게 남긴 말과 정황으로 유즈키는 당시 동창이었던 4명을 의심합니다. 4명의 동창-용의자-를 조사하면서 유명화가의 위작 사건까지 나오고, 겉으로는 친한 그룹이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는 설정까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같은 청춘을 회상하는 유즈키의 내면과 함께 사건은 차분하게 진행됩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첫사랑이여, 작별키스를 하자'가 되었고, 내용과 딱 맞는 제명입니다.
진행은 전형적인 하드 보일드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변함없이 미인은 등장하지만 전편처럼 헤롱헤롱하는 유즈키의 모습이 적은 이유는 아무래도 '첫사랑'이 등장하고, 전편에서는 유즈키가 경찰을 그만 둔 이유가 나오지만, 이번에는 유즈키의 소년 시절 암울했던 과거사가 등장하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변함없이 만나는 미인과 잡담(?)을 나누는 유머와 재미는 전편과 변함없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유즈키는 우연히 힌트를 얻어서 잽싸게 범인의 정체를 밝힙니다만, 이미 독자는 아마 대충(또는 정확히) 알고 있는 사항을 간결하게 보여줍니다. 역시 히구치 유스케 소설에서 의외성을 찾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히구치 소설의 진가는 그런 미스터리적 플롯과 의외성보다는 주인공이 미소녀에게 헤롱헤롱, 미녀를 보고 침을 흘리기도 하다가 어찌저찌 해서 사건을 해결하는 그 과정에 있습니다. 그런 요소를 마음에 안 들어하는 독자라면 시리즈 첫 편만 보고 이미 작가 이름을 머릿속에서 삭제하겠지만요. 우리말로도 나왔던 작가의 데뵈작 <나와 우리의 여름>을 재밌게 본 독자라면 히구치 팬이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도전해보세요!
여담) 창원추리문고로 복간된 시리즈의 새 표지가 마음에 쏙 듭니다.
여담2) 이번에 유즈키 소헤이 시리즈 최신작이 나왔더군요. 단행본이라 그저 손가락만 빨고 있습니다. OTL
[아빠......]
[왜?]
[지금 만난 여자도 숙명이야?]
[그런 건 '별로' 아니지만...]
[아빠도 고생하네]
[뭐 여러가지로 그렇지]
[걱정하지마. 안심해도 좋아. 아빠가 수족관에서 여자랑 만나기로 한 거, 엄마한테는 말 않할게. 여자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초콜릿을 받고 아빠 얼굴이 빨개졌다는 것도 나 절대로 엄마한테는 말하지 않을테니까]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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