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동경창원사
2008년 문고판 (사진)
원제는 <館島>입니다. 그대로 읽으면 관도. 저택섬이란 뜻이죠. <저택 섬>은 요코시마 섬이란 작은 섬에 있는 '육각형 모양의 저택'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육각관의 살인>이란 제목을 '일부러' 사용해도 괜찮다 싶을 정도로십각관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책 제목은 일부러 그렇게 패러디 하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한글제목도 원서 제목을 존중해서 그냥 <저택 섬>이라고 했습니다. (영문제목은 '은색 탑의 섬'입니다.)
작은 섬에서 육각형 모양의 독특한 건축물을 만든 쥬몬지 가즈오미. 하지만 쥬몬지는 그 건물에서 특이한 죽음을 맞이 합니다. 나선계단에서 굴러떨어져서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추락사. 문제는 건물 내외에 추락한 흔적이 없다는 것이죠. 사건 발생 반년이 지나서, 다시 이 육각형 건물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조사1과 형사 '소마 다카유키'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여기에 '고바야카와 사키'라는 쾌활한 여성이 가세하는데, 그녀의 직업은 '탐정'입니다. 19살 미소녀를 두고 3명의 남성이 구혼자로 등장도 하고, 반년전 사건과 같은 인물(최대한)에 같은 방구성입니다. 게다가 태풍도 다가 옵니다. 그리고 '약속'대로 사건은 다시 일어나고 '약속'대로 사람들은 고립됩니다. 예, 뻔하다면 뻔한(이런 표현보다는 본격 미스터리만의 약속같은 규칙이라고 하고 싶습니다만...) 그런 추리소설입니다.
일단 결론부터 가자면 '대단히 재밌게' 읽은 추리소설입니다. 복선의 배분과 힌트 제공도 좋고, 서술트릭이 아닌 '순정품(?) 트릭'을 들고 독자에게 승부를 거는 부분은 점수를 높게 살만한 항목입니다. 최근에 읽은 소설 중에 물리 트릭만으로 승부를 걸었던 작품으로는 '기타야마 다케쿠니'의 <시계성의 살인>이 있었는데, 이번 <저택 섬>은 <클록성 살인>보다 한 수위의 작품입니다. 트릭이면 트릭, 전체 구성과 플롯, 읽는 맛까지 전부 등급이 다른 추리소설입니다.
구체적으로 일단 눈에 띄는 부분은 복선과 유머입니다. 복선을 상황에 따른 유머와 결합해서 독자에게 제공하는데, 독자는 그저 씩 웃고 지나갈지도 모른 그런 상황이 사실은 복선이라는 설정입니다. 무척 어이없게 유머와 복선을 결합하고 있습니다. 낄낄거리다가 막판에 '헉 그게 복선이었어!' 뭐 이렇게 뒷통수를 맞게 됩니다. 단지, 심각한 분위기를 즐기는 독자에게는 '뭐냐 이 유머는!!' 이라는 마이너스 평가를 얻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원래 유머 미스터리로 유명한 사람이더군요.) 이런 유머스런 부분은 사건의 진상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진상도 뭔가 얼빠진 듯하고, 진범인도 얼빵합니다. 물론 주인공 형사도 바보스럽죠. 등장인물들는 뭔가 심각해 보이는데 사실은 그게 웃긴거죠.
그리고 물리트릭. 육각형 건물이란 면에서는 다분히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 오마쥬가 아닌가 싶지만, 그런 선입견 자체가 미스 디렉션의 일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은 십각형이네, 육각형이네 하는 것만 같지 나머지는 전혀 상관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물론 나카무라 세이지와 쥬몬지 가즈오미 라는 천재 건축가 설정은 닮은 꼴이긴 하지만요. 뭐 이것도 세부적으로는 사실은 별 관련이 없다고 봐야겠습니다만 아무튼. 본서는 상당히 재밌는 물리 트릭을 들고 승부를 겁니다. 이러한 트릭인데 이런 부분이 독특했고, 그런 부분이 인상 깊었고 그래서 재밌었다!! 세세하게 설명을 했으면 좋겠지만, 그랬다가는 큰일 나겠죠? 그래서 재밌는에 관한 근거를 자세하게 들 수 없는 사실이 좀 안타깝지만, 아무튼 점수를 7점을 줬을 정도로 유쾌한 트릭입니다.
이 작품 덕분에 작가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밀실 열쇠 빌려드립니다.> <이제 유괴 따위는 하지 않아>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제목만 봐도 뭔가 재밌을 듯한(?) 그런 타이틀입니다. 또한 <저택 섬>의 탐정 사키와 얼빵이 형사 타카유키가 다시 등장하는 속편이 나온다면 반드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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