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전격문고
2009년 우리말
2권의 부제는 '선의의 지침은 악의'입니다.
시리즈 2번째 작입니다. 근데 원래 작가는 이걸 시리즈 물로 할 생각은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작가 후기에도 그렇게 기술했더군요. 그래서 여러모로 고민 끝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미군의 말장난이 소설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재는 필연적으로 전편과 바로 이어지는 내용이다보니 전작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생뚱맞은 내용일 겁니다. 거짓말이지만요.
병원에 입원한 미군과 사랑하는 미군 옆에 있고 싶은 마짱은 스스로 꽃병으로 머리를 내리쳐 자해를 하고 병원에 입원해서 미군과 마짱은 병실에서 러브러브한 닭살 커플로 살았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미군의 옛 여자친구 나가세 토오루라는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병실에 기웃거네요. 우리의 마짱은 질투의 화신이 되어 토오루의 머리통을 때려부시고 구병동으로 끌고가서 몰래 숨깁니다. 그래서 미군은 마짱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한 인물을 진범으로 가정하고, 범인으로 만들기 위해 고분분투 한답니다. 거짓말이지만
위 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미군과 마짱의 과거의 사실도 끼어들어가서 전체적인 소설 플롯은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구조와 캐릭터 간의 밸런스가 어설픈 느낌이 듭니다. 물론 소설의 주제는 그런 곳에 있지는 않지만 주제라는 것은 단순히 주장한다고 되는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미군과 마짱의 캐릭터는 일정 한계선을 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점이 대단히 아쉽네요. 좀 더 '망가진' 마짱을 보고 싶고 좀 더 '거짓말쟁이' 미군을 보고 싶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일단 미군의 옛 여친 나가세 토오루. 신 캐릭터지만 과거와 연결점을 갖고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가 붕뜬 느낌이 듭니다. 또한 주인공과 말장난 삼매경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간호사 언니. 간호사 쪽도 비중있는 캐릭터인데 뭐랄까 말장난에 묻혀버린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그래서 주제, 구조, 캐릭터 이 삼박자가 엇갈립니다. 진짜라니까요.
[난 대체 누군가?] 소설의 주제는 전작과 같습니다. 1권에서 미군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군의 거짓된 언행은 독자에게 들통납니다. 아, 마짱한테는 안 들켰네요, 다행히도. 그래서 2권은 곳곳에 '나'에 대해 고민하는 미군의 모습이 보이고 결국 마짱의 미군으로 남는걸 선택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미군의 행동을 비겁하다고도 할 것이고, 겁쟁이라고도 하겠죠. 하지만 그래서 재밌습니다. 뻥이지만요.
미스터리 요소에 대한 감상. 병원 안에서 벌어진 실종사건과 살인사건을 그리고 있는데, 사건에 비해 캐릭터가 너무 한정적이라 의외성이란 면은 떨어집니다. 아무렇지 않게 집어 넣은 단서는 좋았지만 마지막에 가면 당연히 그런 결말로 나와야지!! 하는 면이 강하게 들더군요. 그래서 좀 아쉬웠네요. 하지만 2편은 일종의 과도기라고 생각합니다. 속편을 만들 생각이 없던 작가가 급하게 집필했는데도 이 정도 레벨이라면 뭐 합격점을 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현재 수준의 미스터리를 지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점 8.5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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