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일 월요일

또 한 명의 나 - 기타가와 아유미



2000년 집영사
2004년 문고판

일단 제목 얘기부터.
총 9 편의 단편이 들어간 단편집인데, 책 타이틀 '또 한 명의 나'라는 단편은 책 안에 없습니다.
그럼 왜 저런 제목이 붙었을까? 궁금해할 사람이 있을텐데요, 미스터리의 고전적 소재 '그것'을 떠올리시면 간단합니다. 단편 속에서 '또 다른 나'는 쌍둥이이기도 하고, 똑닮은 사촌이기도 하고, 몹시 닮은 완전 남이기도 하고, 인터넷 상의 연출된 나이기도 하고..........아무튼 짤막한 9개 단편의 공통 소재가 '또 한 명의 나'이기 때문에 제목을 저렇게 정한 것이죠

-분신(分身)
교통사고로 전신마비된 사촌을 대신해 주인공이 병자 행세를 한다. 하지만.......

-전달받은 살의
어느날 갑자기 '네 진짜 부모는 따로 있어. 사실 너와 나는 간난아기 시절에 바꿔치기 당한거야'라는 말을 들은 고교생 주인공. 소년은 상대방의 협박으로 인해 살인을 강요받는데......

-약혼자
자기를 사칭해서 여자에게 돈을 뜯어낸 사기범을 잡으려는 주인공이, 사기당한 여자의 약혼자 행세를 하려고 하는데...........

-달이 빛나는 밤
고교생 주인공이 인터넷 게시판에서 알게된 여성과 로맨스에 빠진다. 하지만 상대 여성이 직접 만나자는 이메일을 보내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차가운 새벽
죽은 쌍둥이 언니를 살리려고 냉동보존 하려는 남편을 의심하는 동생. 하지만.......

-섬광
어릴 적 천재적인 수학실력을 갖고 있던 주인공. 하지만 최근 한 여성이 자꾸 신경 쓰여서 연구에 매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때마침 그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소한 거짓말
첫경험이 언제냐는 말에 잘못 대답했다가 '동성애자'로 몰린 주인공. 오늘도

-사슬
다단계 판매회사에서 일하는 주인공. 회사 세미나에서 정신교육을 받던 도중 동료 한 명을 집단구타로 사망케 한다. 그러나 사인은 병사. 하지만 죽은 동료의 약혼자가 이의를 제기하고, 죽은 줄 알았던 동료의 모습을 목격한 주인공............

-스페어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과 모텔로 간 주인공. 한 번으로 끝낼 작정이었지만 어째선지 그녀의 아파트에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그곳에는 여자의 시체가. 알리바이 조작을 위해 자기와 똑닮은 한 남성을 대타로 쓰려고 하지만...........

간략하게 줄거리를 소개해봤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꽤 재밌을 단편 내용인 듯 하지만 실제는 '그더 그렇습니다'. 소재는 나쁘지 않지만 - 너무 흔한 소재죠 - 단편마다 쓰인 기본 트릭이 너무 뻔해서 읽고 나서 아무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전에 기타가와 아유미의 장편 미스터리 <투명한 하루>를 읽은 적이 있지만, 소재와 전개는 괜찮지만 트릭과 결말이 평범했던 것과 비슷하더군요. 겨우 장편 1권, 단편집 1권만 읽고서 속단하기에는 이른 감도 있지만, 작가 스타일이 그렇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너무 무난한 전개를 보여주는 미스터리 단편집이라 별달리 할 말도 없군요. 그나마 9개 중에 마음에 들었던 것을 꼽으라면 '약혼자' '사소한 거짓말' 정도가 되겠군요. 본 단편집은 어차피 한 편당 40페이지 정도인데, 버스타고 이동하면서 지루함을 살짝 달래는 용도로 족합니다. 그 '이상'을 바라면 안되고요.

여담) 기타가와 아유미는 95년 <내가 죽인 여자>로 데뷔했습니다.

평점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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