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0일 수요일
선생님과 나 - 사카키 츠카사
2007년 후타바샤
<선생님과 나>는 살인사건이 나오지 않는 일상 미스터리 계열을 꾸준하게 발표하고 있는 사카키 츠카사가 2007년도에 발표한 단편집입니다. 총 5 개 단편이 수록되었는데, 작중 화자이자 와트슨 역인 '이토 후타바' 18살 대학 신입생과, 후타바를 과외교사로 직접 스카웃한 미소년 중학생이자 홈즈 역인 '세가와 하야토' 이렇게 두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이토 후타바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지 못한 소심한 성격의 청년입니다. 미스터리는 어린이용으로 어레인지된 홈즈 정도밖에 읽은 적이 없을 정도로 미스터리를 극단적으로 기피합니다. 이유는 추리소설은 대개 '무서운' 살인사건을 다루기 때문이죠. 그에 반해 세가와 하야토는 나이는 어리지만 주관이 뚜렷하고 미스터리를 무척 좋아하는(마니아) 소년이죠. 게다가 얼굴까지 반반해서 연기도 잘 합니다. 쟈니스(미소년 아이돌) 계열에 속할 정도로 이쁜 얼굴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면모도 보여줍니다.
표제작이자 1화인 '선생님과 나'는 후타바와 하야토의 만남, 그리고 둘이서 서점에 갔다가 조우한 작은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2화는 노래방 실종사건, 3화는 시민 수영장에서 벌어진 'xx'사건으로 일종의 암호물로 볼 수도 있습니다. 4화는 사기에 얽힌 내용이고, 마무리 5화는 애완동물과 도난품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단편 마지막에는 하야토가 후타바에게 추리소설을 한 권씩 추천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과 나>는 작중의 후타바 처럼 추리소설을 거의 읽은 적이 없는 초보자에게 딱 알맞은 내용입니다. 다루고 있는 내용도 간단하고, 캐릭터 조형도 읽기 편하게 만들어놓았습니다. 캐릭터는 뭐 전형적인 사카키 츠카사 스타일이긴 하지만요. 검은 고양이 같은 하야토 군이 참 귀엽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각 단편 분량도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죠. 그러나 마니아 입장에서 보자면 미스터리 완성도는 낮습니다. 작중 하야토의 말대로 현실 속의 미스터리는 '로망'이 없죠. (간혹 소설을 능가하는 현실 속의 미스터리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얼마전에 읽은 <호텔 주시>보다는 이쪽이 미스터리에 더 가깝습니다. 가볍고 산뜻하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참고로 제목인 <선생님과 나>는 이런 두 사람의 관계를 적절하게 나타냅니다. 과외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보자면 제목의 나는 하야토가 되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죽지 않는 미스터리를 권해주는 세가와 군이 미스터리 선생님이고 나는 후타바가 되죠.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 타이틀입니다.
그러고보니 <워킹 홀리데이>만 읽으면 사카키 츠카사가 현재까지 발표한 책은 전부 읽게 되는군요. 딱히 무지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를 찾다가 알게 된 경우인데,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함께 하게 됐습니다. 국내에는 <끊어지지 않는 실> 달랑 한 권만 소개됐는데, 개인적으로는 데뷔작인 <은둔형 외톨이 탐정 시리즈> 3권이 먼저 소개되길 바랐습니다만......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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