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2008년 우리말
텐더니스 = Tenderness
부드러움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단어가 어째서 타이틀을 장식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부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 에릭 풀레는 부드러움에 대한 집착으로 연쇄 살인까지 저지른 10대 살인마입니다. 어릴적에 고양이 털을 만지면서 느낀 부드러움 때문에 고양이를 죽입니다. 이윽고 고양이 살해는 소녀 살해로 발전합니다. 자신이 죽인 소녀의 시체를 만지면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에 심취한 에릭은 15살 나이에 어머니와 양부를 죽이고 소년원에 수감됩니다. 물론 에릭은 담뱃불로 자기 팔뚝을 스스로 지지고, 팔을 부러뜨리는 등, 아동학대 증거를 '스스로' 남긴 후에 경찰에 잡힙니다. 그리고 매스컴 앞에서 슬픈 눈과 아동학대 증거를 보이는 것만으로 이 '사회'는 에릭을 피해자로 여기죠. 심지어 10대 소녀는 에릭에게 사랑한다고 외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3년후. 청소년법으로 인해 18살이 되는 해 에릭은 소년원에서 풀려납니다. 하지만 프록터 경위는 에릭이 부모를 살해한 같은 시기에 죽은 소녀 2명 사건의 범인도 에릭이라고 의심하고, 에릭이 풀려난 후에도 감시의 고삐를 늦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에릭 앞에 15살 가출소녀 로리 (로렐라이) 크랜스턴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에릭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과거 에릭은 3명째 소녀를 죽였을 당시, 기찻길에서 만났던 한 소녀가 있었는데, 그 소녀가 로리였던 겁니다. 결국 에릭은 로리를 죽여서 입막음을 해야하지만 이 역시 에릭의 뜻대로 되질 않죠. 그리고.........
일단 주인공은 에릭과 로리 두 명입니다. 소설 진행도 주로 에릭과 로리 두 명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에릭은 3인칭, 로리는 1인칭으로 나오죠. 또한 두 사람 다 '부드러움'에 집착을 하는 캐릭터입니다. 소년은 그래서 살인마가 되고, 소녀는 그래서 가출을 하게 되죠. 살인마와 가출소녀라는 점을 빼면 전형적인 Boy Meets Girl 계열 스토리에 속합니다. 여기에 노형사(프록터 경위)가 추가됩니다. 살인마와 가출소녀 그리고 형사라는 삼각형 구도가 되는 것이죠. 노형사 시점의 진행도 들어가서 간간히 들어가서 극의 긴장을 유지합니다.
사실 <텐더니스>를 미스터리로만 보면 별로 재미는 없습니다. 일종의 스릴러 계열로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손에 땀을 쥐는 내용이 아닙니다. 그러면 소년과 소녀의 러브 스토리냐? 라고 한다면 이 또한 적당하지 않습니다. 분명 '사랑'이 나오기는 하지만 로맨스 계열로 넣기도 애매합니다. 뭐 굳이 분류하자면 청춘 미스터리 계열로 넣을 수 있겠네요. 10대 소년, 소녀의 일탈과 방황 그리고 살짝 미스터리 양념을 곁들인 청춘소설 정도로 인식하고 읽는다면 적당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당히 짧은 분량의 소설인데, 읽고 나서 뭔가 묵직한 것이 가슴 한 켠을 지긋이 누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소설 첫머리에 나오는 '지나친 부드러움은 오히려 고통이 된다'라는 말을 되새겨보니 의미심장하더군요. 또한 책 표지를 보고 나니 '깃털과 핏방울'의 묘한 대비가 그런 느낌을 부추겼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라이트노벨로 분류하고 싶습니다.
여담) 영화 버전도 있다는 군요. 나중에 봐야겠습니다.
평점 7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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