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006년 우리말
<음흉....덱스터>는 제프 린제이의 데뷔작입니다. 아마 국내에는 원작 소설보다는 TV 드라마로 더 유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일부 미국 드라마 마니아들 사이에서나 말이죠. 이 작품이 유명해진 이유는 아무래도 주인공 캐릭터가 큰 요인 중 하나일 겁니다. 주인공 '덱스터 모건'은 사이코 패스입니다. 지금은 우리도 '사이코 패스'라는 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양의 탈을 쓴 늑대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겁니다. 덱스터도 마찬가집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있지만, 살인 충동을 함께 갖고 있는 사람(?)이죠. 어릴적 트라우마로 인해 생겨난 그런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던 덱스터는 양아버지 해리의 조언(?)을 좇아 '죽어 마땅한' 살인범을 찾아서 '살인'을 저지르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주인공 덱스터의 직업은 일개 샐러리맨이 아니라 혈흔 분석가라는 설정을 갖게 됐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레 경찰 업무에 개입할 수 있는 덱스터. 그 앞에 마이애미에서 벌어지는 연쇄엽기토막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처음에는 그냥 연쇄살인사건인 듯 보이지만, 사건 하나 하나는 덱스터에게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거디가 덱스터는 정체성 혼란도 겪습니다. 혹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연쇄토막살인을 벌인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죠.
시점은 덱스터의 1인칭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독자는 자연스레 덱스터의 시선으로 덱스터의 입장에 서서 사건에 개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덱스터의 설정이죠. 독자의 대부분은 '사이코 패스'가 아니기 때문에 덱스터의 고민에 공감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소설은 그런 문제를 '유머'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시종일관 덱스터의 독백과 행동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부분이 꽤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흉....덱스터>는 잔혹한 토막난 시체들이 나뒹구는 내용이 계속 등장하는데도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장르는 미스터리는 미스터린데, 스릴러로 봐야 더 정확합니다. 또한 반전을 곁들인 스릴러라기보다는 주인공의 궤적을 따라가는 일종의 도서추리 형식으로 접근해서 봐야 즐거운 독서가 될 겁니다. 그래서 뒤집기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덱스터>는 그리 만족스런 독서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독특한 설정과 유머를 즐기고픈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짧은 호흡의 문장과 빠른 사건 전개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거든요. 페이지도 대략 350 정도로 그리 딱 적당합니다.
토막난 시체는 등장하지만 피(?)는 나오지 않는 - 나오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만 - 소설입니다.
평점 6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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