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겐토샤
2009년 우리말
마키베 마나부는 <가모가와 호르모>라는 작품으로 '제 4회 보일드 에그즈 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한 작가입니다. 같은 상 수상작으로 히나타 마사키치의 <본격추리위원회>라는 소설을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에그 보일즈 상은 '팔릴 만한' 소설에 상을 수여합니다. (딱히 미스터리 터치의 소설에 상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장르는 기본적으로 판타지물에 속하겠네요. 대학원에서 실험을 하던 주인공이 간사이 지방, 정확히는 '나라'에 가서 임시교사를 맡아서 일하는 와중에 점점 사슴 얼굴이 되어갑니다. 사슴의 심부름꾼이 되버린 주인공은 처음에는 자신의 '망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현실'을 받아들이고 신의 사자가 되어 동분서주한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일본 고대사의 단골이라면 단골인 '야마타이 국'과 '히미코' 소재가 기본 베이스로 깔리고, 맛깔스런 진행을 내기 위해서 '여학교'를 배경으로 한 학원물 내용까지 담고 있습니다. 나라, 교토, 오사카 세 솟에 위치한 자매 여학교 간의 운동회가 그것인데요, 검도 시합 내용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죠. 세부적으로 장르를 규정하자면 역사 학원 판타지 정도가 되겠네요. 여기에 여우와 쥐의 심부름꾼 정체와 눈의 행방을 둘러싼 가벼운 미스터리적 접근법도 생각해봄직 합니다. 미스터리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렴풋이 그런 향내가 나기도 하니까요.
여기에 '홋타 이토'라는 귀여운 헤로인(여고생)이 등장해서 소설은 더 재밌어집니다. 처음에는 주인공에게 훼방을 놓는 소악마 같은 캐릭터가 점점 주인공을 도와주는 과정이 재밌게 그려지죠. 이렇게 <사슴 남자>는 데뷔작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재밌는 상상력과 소설적 재미를 잃지 않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입니다. 단, 기본 구성은 데뷔작이나 이번 작이나 큰 차이는 없다는 점이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읽고 나서 뭔가 남는 것 보다는 그냥 즐겁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소설이죠. 책 두께만큼 묵직한 내용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성에 차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즐거운' 독서를 원하는 분에게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여담) 어딜 가나 쥐가 문제군요. 쥐가 문제에요.
평점 6 / 10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