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4일 목요일
시작은 푸른 달 - 신조 세츠미
1990년 고단샤 푸른새문고
2004년 창원추리문고
블루네아 왕국의 국보 '칼리만타인의 푸른 달'이라는 블루 다이아몬드를 도난당한 왕자의 의뢰로 25년이나 쉬고 있던 가업(....)을 재개한 할머니. 할머니는 25년전까지 '붉은박쥐'라는 예명(....)으로 의적활동을 하던 분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이자 할머니의 손녀 '아토 아이리'는 현재 고교 2년생으로 25년만의 가업 재개로 붉은박쥐 2세 - 유치한 예명이라 '스칼렛 파라솔'이란 이름으로 바꾼 다음, 할머니를 대신해서 블루 다이아몬드를 훔쳐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리 앞에는 할머니의 숙적인 명탐정 다케치 다이고로의 손자 다케치 롯페이가 등장해서 아이리의 가업을 방해하죠. 자 과연 첫 가업(?)을 성공할지 실패할지, 두근두근 미소녀 괴도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시작은 푸른 달>은 '스칼렛 파라솔 시리즈' 1권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원래는 할머니의 조수로 참가하려다가 할머니가 조깅 중에 발목을 삐끗하는 바람에 졸지에 혼자서 가업을 이어야 하는 아이리. 원래는 탐정인 할아버지의 조수로 참가해서 괴도를 잡아야하지만 할아버지가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졸지에 혼자서 괴도를 사로잡아야 하는 롯페이. 두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셜록 홈즈와 뤼팽으로 대변되는 명탐정+괴도라는 전형적인 조합의 소설입니다. 여기에 '푸른새 문고'라는 아동대상용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읽기 편한 내용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상당히 재밌을 법 하지만, 실제 소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소설은 창원추리문고판 기준으로 240페이지 정도인데, 실제 아이리가 저택에 잠입해서 블루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내용은 160페이지 정도에 등장합니다. 그전까지는 전부 아이리와 롯페이가 어떻게 할머니 할아버지에에 이끌려서 일을 맡게 되는지에 관한 설명입니다. 도입이 너무 길어요. 그래서 실제로 사건이 벌어지는 부분은 너무 짧아졌고 두근거리는 요소가 대폭 죽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절정 부분 역시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괴도 VS 탐정이란 공식을 활용한 엎치락 뒤치락 하는 전개가 아니라 너무나 평면적인 내용을 보여줍니다. 스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숨겨진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괴도가 도둑질 하러 갔다가 탐정과 눈이 맞았어~~ 하면서 끝입니다. 말이 시리즈 첫 번째 내용이지 사실은 그저 괴도와 탐정이란 캐릭터 소개에 불과한 내용입니다. 그래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시리즈 두 번째 <성야(노엘)은 검은 드레스>는 본서보다는 내용이 충실하다고는 하는데, 이래서는 다음 작을 읽고 싶은 마음이 별로 생기지 않을 겁니다. 어째서 이 소설이 창원추리문고로 나왔는지 그게 최대의 '미스터리' 입니다.
여담) 신조 세츠미의 대표작은 '스칼렛 파라솔 시리즈'가 아니라 데뷔작인 <여름방학에만 탐정단 시리즈>와 <명탐정 치비 시리즈>라고 하네요. 하야미네 가오루와 함께 아동 미스터리 작가이면서 어른 아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평점 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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