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3일 수요일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 다카노 가즈아키

2007년
2009년 우리말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총 5개 단편이 수록되었는데, 서로 연결점을 공유하는 연작 단편들입니다. 공유 포인트는 '야마하 케이시'라는 한 청년인데, 그는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표제작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에서 케이시는 미오라는 여성을 보고 제목 그대로 예지를 합니다. 그리고 그는 미오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둘이서 열심히 이리저리 뛰어 다닙니다. 표제작과 대극에 위치한 것이 '3시간 후 너는 죽는다'인데 마무리 단편입니다. 여기서는 케이시가 3시간 후에 죽는다는 예지가 등장합니다. 미오는 케이시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하게 되죠. 이 두 단편이 그나마 미스터리성이 가장 농후한(다른 단편에 비해서) 내용입니다.

처음부터 독자를 확 잡아끄는 매력 있는 소설입니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첫 단편은 재밌고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용은 전부 야마하 케이시가 등장해서 미래를 예지하고 거기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내용의 간략한 미스터리가 아닙니다. 처음과 마지막 단편 사이에 들어간 3개 단편은 일종의 외전격입니다. 공통으로 야마하 케이시가 조연으로 나오고는 있지만 미스터리로 보기는 좀 애매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다카노 가즈아키의 습성(?)을 떠올리면 이런 구성이 오히려 작가가 노린 것입니다.

다카노 가즈아키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지향하면서 항상 그 안에 일정한 주제의식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사형제도의 모순을 대변하는 '사회파' 메시지가 담긴 미스터리였던 <13계단>을 시작으로 <그레이브 디거>는 장기이식을 소재로한 속도감 있는 스릴러였고, <유령인명구조대>는 자살을 소재로한 판타지한 엔터테인먼트 소설이었습니다. 이어서 국내에 4번째로 소개된 <6기간 후 너는 죽는다>는 '운명과 미래'를 소재로한 소설입니다.

미래와 예지를 소재로하면서 독자들에게도 의문을 던집니다. 과연 정해진 운명이란 존재할까? 그런 운명에서 벗어난 미래를 스스로 개척할 수 있을까? 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소설은 '낙관적'인 하나의 결말을 제시합니다. 이런 주제를 부각하기 위해서 첫머리와 말머리를 야마하 케이시와 하라다 미오 남녀를 주인공으로 삼았고, 그 사이에 주제를 돋보이기 하기 위한 장식격인 3편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아우르는 마무리가 에필로그 '미래의 일기장'이 되는 것이죠.

인간은 착각하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내일은 분명 좋은 일이 있을거야'라고
긍정적 착각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분명 좋은 일이 일어날 겁니다.

여담) <13계단>만 읽은 독자라면 <6시간 후.....>에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여담2) 다카노 가즈아키는 점점 미스터리에서 벗어나서 일반문학을 지향하는 듯 합니다.

평점 5 / 10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