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6일 수요일

전파적 그녀~어리석은 자의 선택 - 카타야마 켄타로



2005년 집영사 수퍼 대시 문고
2007년 학산문화사 (우리말)

시리즈 2권입니다. 전편에서 우여곡절(?) 끝에 같이 하게 된 머리를 금발로 물들인 불량 청소년 '쥬자와 쥬우'와 전파계 망상(?) 소녀 '오치바나 아메'. 쥬우는 고장난 비디오 플레이어를 새로 사기 위해 아메와 함께 아키하바라에 갑니다. 어딘가 수상쩍은 가게에서 아메가 판매원과 물건 가격을 흥정하는 동안, 거리에서 기다리고 있던 쥬우는 부모를 잃은 미아를 구합니다. 소녀의 이름은 카가미 사쿠라. 수상한 남자가 사쿠라에게 찝적대던걸 쥬우가 도와준거죠. 그래서 친해진 두 사람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헤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얼마후. 연속영아유괴 안구 탈취사건의 새로운 피해자가 나타납니다. 생명에는 지장없지만 두 눈을 뽑힌채 발견된 피해소녀의 이름을 본 순간, 쥬우는 아키하바라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사쿠라를 떠올립니다. 그 때 내가 경찰서까지 데려다 줬더라면......가슴저린 후회를 하는 쥬우는 결국 안구수집광이라고 명명된 범죄를 멈추게 하기 위해 나섭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우연찮게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 주인공입니다. 머리가 안 따라줘서 몸으로라도 떼워야 하는데, 경찰도 뜬 구름 잡고 있는 사건을 일개 고삐리가 해결할 수 있을리 만무하죠. 그래서 쥬우는 결국 도움을 청합니다. 전편에서는 오치바나 아메가 그 도움의 손길이었다면 이번에는 아메의 친구가 조력자로 등장합니다. 아메의 친구 유키히메와 한 조가 되어 피해 어린이들이 사라졌던 곳을 방문해 보지만 별다른 뾰족한 수는 보이질 않죠. 도서관에 가서 미스터리 소설도 읽어봅니다만, 그런다고 '범인은 이 안에 있다!!'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도 않습니다. 독자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류의 범죄는 사회파라면 범인의 의외성은 일단 거의 물건너 간다고 봐야겠고, 다른 곳에서 뒷통수를 치려고 노리는 것이 하나의 패턴입니다. 사실 범인은 주변에 있었다!라는 패턴이라고 한다면 이 구성은 또 식상합니다. 역자후기에도 있습니다만, 안구수집광이라고 해서 저 역시 '포르말린 병'에 넣은 눈깔사탕을 연상했습니다만, 그런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오츠 이치의 <리스트컷 사건>과도 다릅니다. 결말이 나오고 어째 그런 일이! 말도 안돼!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혹시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현실은 소설보다 더 잔혹합니다. (호호)

새로 등장하는 두 명의 캐릭터 유키히메와 마도카는 사실 <쿠레나이 시리즈>(카타야마 켄타로가 쓴 다른 시리즈. 단, <전파적 그녀>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와 더 연관이 많습니다. <쿠레나이>에서도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그쪽 계열 캐릭터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그래서 두 소녀가 2권에서 보여주는 황당무계한 듯한 장면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할 요소입니다. 유키히메와 마도카를 그냥 도검 마니아에 공수도 소녀라고 인식해도 상관은 없겠지만요. 망상 소녀 아메와 딱 삼인조가 되어, 그야말로 유유상종일지도 모르죠.

"쥬우, 왜 그러는거야?"
"쥬우는 기도드리고 있는 거랍니다"
"기도?"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있는거에요. 빨리 아침이 오게 해달라고....."

여담) 번역은 <문학소녀 시리즈>와 <인사이트 밀>을 맡았던 최고은인데, <전파적 그녀>의 번역은 군데군데 아니다 싶은 곳이 있더군요. 원래 내가 한, 이상한 번역은 못찾으면서 다른 이가 해놓은 번역은 유달리 눈에 잘 띄더군요. 그래도 '절대'란 말을 너무 남용하더군요. '반드시' '꼭' 정도로 바꿔서 해야하는 곳이 있었는데, 편집부는 대체 뭐하는 건지....에휴.......

평점 5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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