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2일 화요일
念力密室! - 니시자와 야스히코
1999년 고단샤 노블즈
2004년 문고판 (사진)
발간 순서로는 시리즈 3번째에 해당하지만, 발표 순서로는 표제작 '염력밀실!'이 시리즈 처음에 해당합니다. 총 6개 단편중 5개는 염력밀실1~5 같이 번호가 붙어있는데, <환혹밀실> <실황중사> 사이 사이에 해당하는 내용의 연작 성격을 띠고 있죠. 물론 단편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 들은 독립적이기 때문에 단편과 장편 관련성은 어디까지나 시리즈 팬을 위한 장치입니다.
32살 이지만 백발의, 만년초판 미스터리 작가 호시나 마사오(남)
타이트한 미니스커트가 잘 어울리는 육감적인 몸매의 미녀 형사 노케 마사오
중학생으로 보일 정도로 어려보이는, 후리소데가 잘 어울리는 특급 미소녀 간오미 츠기코.
캐릭터 설정만 보면 만화같은 내용이라고 짐작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문고판 표지 일러스트를 보고나면 그런 선입견이 더 강해집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전혀 딴판이죠. 아, 초능력이 등장하잖아? 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군요. 예 맞습니다. 초능력은 당연히(?) 등장합니다. 하지만 <초능력 시리즈> 안에 들어있는 본질은 본격에 가깝기때문에 안심하고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입니다.
'염력밀실1~5'는 공통사항이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사이코키네시스'와 다른 하나는 '밀실'입니다. 결론부터 가자면 사건(보통 살인)이 발생하지만 밀실안에서 벌어졌고, 그 밀실을 만드는 방법으로 '염동력'을 사용하고 있죠.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자면 '초능력'이 나오는 미스터리라고 해서 벌써부터 설레발 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이 시리즈는 초능력을 인정(긍정)한 상태에서 그걸 바탕으로 논리를 펴나가는 미스터리입니다. 따라서 이번 단편집의 초점은 'WHY' 밀실을 만들어야 했는가?에 있습니다. 'HOW' 밀실이 아닙니다. WHY를 기준으로 하나의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이 무너지고 다시 가설이 서고 하면서 진실에 한발작 한발작 접근하는 내용의 추리소설입니다. 비록 초능력이 등장하지만 '논리적'인 미스터리입니다. 따라서 캐릭터 설정, 일러스트만 보고 지레짐작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염력밀실!>에 수록된 단편중 가장 특이한 내용은 제일 마지막에 수록된 '염력밀실F'입니다. 간단하게나마 사건성은 있긴 합니다만 그보다는 시리즈 전체적인 '복선'을 다루고 있습니다. 호시나 마사오(男), 노케 마사오(女), 간오미 츠기코, 치즈카 사토코 중에 사토코(호시나의 전처)가 화자로 나와서 그와 그녀 사이의 '딸'을 대신 키우는 '다크'한 내용의 짤막한 단편인데, 대체 이 시리즈 결말을 어떻게 끌어갈지 무척 궁금해지게 만드는 단편이기도 합니다. 이런 당혹스런 단편은 시리즈 4번째 작품이자 3번째 장편인 <몽환순례>로 이어집니다만, 이쪽은 '번외편'이더군요. 아무튼 현재(2009) 시점에서 완결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리즈 최신작도 그냥 연재분 모아놓은 단편집만 계속 나오고 있고, 본작 장편은 <실황중사> 이후 끊겨버렸습니다. (<몽환순례>는 번외편이다보니 아무래도 느낌이 많이 다르죠.) 이 시리즈는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발랄하고 재밌긴 합니다만, 그래도 듬성듬성이라도, 구색맞추기라도 장편도 좀 넣었으면 싶군요. 아무리 재밌는 단편도 계속 읽으면 물리는 법이거든요.
평점 7 / 10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